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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심상보 교수
케이팝과 케이패션 그리고 하위문화
케이팝과 케이패션 그리고 하위문화
기사입력: 2014/11/19 [14:50]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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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 뉴스

2015 S/S 서울패션위크가 끝났다. 항상 그렇듯이 며칠 지나면 조금 소란스러운 분위기도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이다.


이번 패션쇼에도 많은 스타들이 나타났다. 패션쇼 옷을 입고 무대에 직접 오르기도 하고, 객석 맨 앞에 앉아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기도 한다.


기사화된 서울패션위크의 평가에는 많은 바이어가 찾아왔고, 몇몇 디자이너는 관심을 받아 좋은 결과가 예측되고, 서울컬랙션이 언젠가는 세계 메인컬랙션 중에 하나가 될 것이라는 ‘오래된 기대’들이 있다.


분명 ‘케이팝’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으니 ‘케이패션’도 언젠가는 ‘케이팝’처럼 세계인들이 알아주는 날이 올 것도 같다. 그런데 왜 그렇지 않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까?


케이팝은 한국의 전통음악이 아니다. 현재 케이팝의 주를 이루고 있는 댄스음악은 대부분 서양음악의 다양한 요소가 혼재되어 있다.


‘케이팝’이라는 문화 컨텐츠는 1990년대 말 중국에서 만들어 졌고, ‘보아’의 활약으로 2000년대 초기, 일본에 케이팝시장이 형성되었다. 세계적인 음악차트 빌보드에 케이팝차트가 생긴 것은 팝의 본고장에서 성공하겠다는 박진영의 굳은 의지와 ‘원더걸스’의 역할이 컷을 것 같다.

그런데 이정도 굳은 의지를 갖은 한국 패션인은 그 동안 많이 있었다. 패션의 본고장 파리에서 한국디자이너들이 정기적인 쇼를 한 것도 30년이 지났다. 그러나 한국패션의 위상은 아는 것과 같다.


세계 음악시장과는 너무나 큰 수준차이를 보이던 한국 대중음악이 단기간에 세계시장에서 인정을 받은 것에 비하면 한국패션의 위상은 30년전이나 지금이나 그다지 변한 것이 없다.

서울시의 지원으로 정기적으로 서울컬랙션을 한지도 15년이 지났고, 그 동안 해외진출을 위하여 무진 애를 썼지만 결과는 미미하다.

케이팝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음악성보다 시각성이나 케이팝 스타들의 스타일이 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케이팝은 한국의 오리지널리티보다는 다양한 장르의 대중문화를 이시대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섞어 놓은 패드다.


대중적인 욕망과 경험, 사고방식을 드러내는 케이팝은 사회전체의 문화를 이끌어가는 주류라고 보기는 어렵다. 케이팝의 인기가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세계 젊은이들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어떤 이미지로 인식되었고,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생각해 보았나?


청소년 문화를 하위문화(subculture)라고도 한다. 주류문화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대중음악에 많은 영향을 주며, 패션계에서는 오랫동안 중요한 테마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하위문화의 패션아이콘으로는 ‘마돈나’나 ‘레이디가가’ 등이 있다.


이들의 패션은 그들의 음악만큼이나 충격적 이었고, 실제로 패션계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렇다면 전세계 젊은이들이 즐기는 우리나라의 ‘케이팝’은 하위문화에 속할까? 그럼 ‘케이팝’ 스타들과 해외로 나가길 바라는 ‘케이패션’은 하위문화를 표현하고 있을까?


하위문화(subculture)는 주류문화(main culture)가 있어야 거기에 대비해서 문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재대로 된 주류문화가 있는가? 주류문화가 재대로 없이 하위문화가 존재할 수 있는가? 아니면 하위문화가 주류가 되기를 바라는가? 혹시 이것저것은 섞어놓은 지금의 한류가 세계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문화는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패션은 문화를 대변한다. 문화수준이 패션의 수준을 만든다. 세계적인 브랜드 중에 후진국 출신의 브랜드가 있단 말인가? 대중음악은 순간을 즐기는 컨텐츠다. 굳이 수준이 높지 않아도 흥겨우면 충분하다.


특히 요즘 같이 불특정한 개인간의 대량 소통이 가능한 시대에는 컨텐츠의 수준과 관계없이 흥미가 인기를 만들어 낸다. 유럽에 케이팝이 전파된 이유가 유튜브인 것은 이것을 증명한다.


하지만 포멀, 인포멀이 존재하는 패션은 흥미만으로 인기를 얻기 힘들다.


소비자들은 문화적인 수준이 바탕이 되어 만들어진 패션스타일로, 수준 있는 생활을 하고 싶어한다. 옷은 이어폰을 통해서 입을 수 없고, 자신과 공감하는 사람에게만 보여줄 수도 없다.

한국의 패션이 세계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한국의 문화수준이 세계적이 되어야만 가능하다. ‘한국의 경제수준은 선진국인데 삶의 질은 중진국 수준!’이라는 오늘 인터넷 뉴스가 왜 한국패션계의 미래가 어둡다는 얘기처럼 들릴까?

 

심상보
피리엔콤마 대표
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겸임교수

이새FnC 크리에이티브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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