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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심상보 교수
경제는 말고 창조에 대해서만!
경제는 말고 창조에 대해서만!
기사입력: 2014/03/04 [11:55]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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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 뉴스
요즘은 어딜 가던지 ‘창조’ 얘기를 많이 듣는다. 특히 정부와 관련된 회의에는 '창조경제를 실현해야죠!' 이 말을 여러 번 듣게 된다.

내가 참여하는 회의 대부분이 패션과 관련된 일이다 보니 장난처럼 ‘창조’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창조경제’라는 단어를 꺼낸 사람도 그다지 ‘창조경제’에 대하여 잘 모르는 것 같다.

사실 방송이나 인터넷에서도 뭐가 ‘창조경제’인지 모르겠다는 내용을 많이 봤다. 난 경제는 잘 모른다. 하지만 창조는 좀 안다. 디자인을 하고, 디자인을 가르치다 보니 ‘크리에이티브’나 ‘오리지널’ 같은 창조와 관련된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창의적인 것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하여 생각도 많이 한다. 그래서 ‘창조’에 대해서 얘기해보려 한다. 과연 ‘창조’는 무엇일까?

‘창조’는 신이 하는 것이다. 그리고 신이 만든 작품 중에서 처음 만든 것이 ‘오리지널’이다. 그래서 사람은 창조를 할 수 있는 주체가 아니다. 그러니 창조하는 방법을 모를 수 밖에 없다. 그럼 창조하지 않고 어떻게 창조를 하는가? 한가지 벽돌로 여러 가지 새로운 형태의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이런 원리로 기존에 있는 것을 여러 개 모아 새로운 모습을 만들거나, 다른 방법으로 재조립하면 새로운 것을 창조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냥 새롭기만 하다고 창조는 아니다. 완성된 모습이 괜찮아야 한다. 그래서 기획이 중요하다. 그리고 기획은 디자이너가 한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청년창업’이라고 정부에서 말한다. ‘창조’를 말하자니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뭔가 완전히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젊은이들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그냥 어려운 숙제를 젊은이들에게 떠넘기려는 것 같다.

만약 청년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닭집을 창업하면 창조고 진보며, 그 동안 시장에서 장사하던 닭집은 퇴보인가? 우리는 새로 뭘 하자고 하면 항상 과거를 부정하려고 한다. 물론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하지만 진보했거나 진보를 준비 한다고 해서 과거가 퇴보는 아니다. 진보를 위해 지금까지 있었던 대부분의 것들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 진정한 새로운 것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온 것의 긍정적인 부분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기획을 세우고 새롭게 다시 만드는 것이 ‘창조’다.

템스강 주변에는 ‘테이트 모던’이라는 미술관이 있다. 예전에 발전소였던 건물을 리뉴얼해서 예술작품이나 설치미술을 전시하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건축물 중에 하나다. 발전소 굴뚝을 비롯한 발전소의 벽돌건물 모습은 그대로 두고 내부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가득 채웠다.

이렇게 쓸모없는 건축물을 새로운 용도로 개조한 경우는 많다. 철길도 있고 공장도 있고…… 테이트 모던을 비롯해서 템스강 주변은 예쁜 건축물도 많다. 아파트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한강과 비교하면 화가 날 정도다. 도대체 왜! 예쁘지도 않은 건물을 그렇게 지어 대는지 모르겠다. 한강 주변에 사람들이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좀 멋진 건물을 많이 지으면 좋을 텐데, 자기만 좋은 경치 보겠다고 높고 못생긴 아파트를 지어서 결국 경치도 망친 형국이다.

만약 동대문에 우주선을 착륙시키지 않고 동대문 운동장을 살렸으면 어땠을까? 창조적인 패션의 중심지를 만들기 위해 과거의 동대문운동장은 사라져야 했다. 그리고 3월 개관과 함께 우주선 모양의 DDP에서 동대문은 새로운 패션을 시작 할 것이다.

그런데 진짜 새로운 패션이 시작될까? 겉만 새롭고 내용은 똑같지 않을까? 동대문운동장의 겉모습은 그냥 두고, 내부를 새로운 모습과 새로운 작품들로 채웠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이미 선진국에 근접한 기술적인 진보를 이뤘다. 또다시 IT같은 첨단을 얘기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미래산업의 네비게이터 역할을 할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유가 필요하다. 뛰어난 예술품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후원자가 필요하듯이, 창조를 위해서는 벌만큼 번 사람들의 계산 없는 후원이 필요하다.

창조경제를 빌미로 실업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젊은이들을 창업의 길로 내몰지는 말자. 만약 우리 젊은이들이 진정 새로운 시도를 하기 원한다면, ‘의지’를 제외하고는 결과를 예측할 그 어떠한 자료도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시도에 정보가 있을리 만무하니까! 그리고 특정 산업과 기업에 맞춰진 정책은 안 된다.

결국 취업의 수단이 될 테니까! 마지막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올 90%를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청년창업이 청년패가망신이 되면 안되니까!

패션은 창조에 아주 걸맞은 아이템이다. 패션산업 자체가 미래 산업이기도 하다. 아직도 패션이 사치품이라고 생각하는 80년대의 생각으로는 창조적인 패션 산업을 일으키기 힘들다.

패션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로 발전방법을 모색하면 그게 바로 창조경제가 될 것 이다.


심상보
피리엔콤마 대표
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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