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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심상보 교수
[심상보 칼럼] 사람이 이성적이라면!
심상보 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겸임교수
기사입력: 2020/10/05 [09:34]  최종편집: TIN 뉴스 이 기사 후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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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중대형 자동차가 보통 300마력 정도니까 현대인은 300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다니는 것과 비슷하다. 현대인은 마트 갈 때 관우가 300번 전장에 나갈 만큼의 에너지를 쓰고 있다. © TIN뉴스

 

 

많은 현대인은 이동 수단으로 자동차를 사용한다. 자동차의 성능을 표현하는 단위 중에 ‘마력’이 있다. 1마력은 말 한 마리가 1초 동안 75kg의 중량을 1m 움직일 수 있는 일의 크기로, 짐마차를 끄는 말이 1분에 하는 일을 실측하여 단위로 사용한 데서 유래했다.

 

중대형 자동차가 보통 300마력 정도니까 현대인은 300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다니는 것과 비슷하다. 최고의 무장 관우도 전장에 나설 때 적토마 한 마리만 타고 다녔는데, 현대인은 마트 갈 때 관우가 300번 전장에 나갈 만큼의 에너지를 쓰고 있다.

 

한 사람을 옮기는데 말 한 마리면 충분한 시절에 에너지 과소비는 없었다. 사람들은 좀 더 편리한 생활을 위해서 점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그래서 자연이 스스로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자원을 뽑아 썼고 자연 생태계에 균열이 생겼다.

 

고기를 많이 먹기 위해 동물을 가축화했고 좀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고기를 얻기 위해 유전자를 변형하고 밀집 사육했다. 밀집 사육은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퍼트려 수많은 동물을 살처분하게 했다. 인플루엔자, 홍역, 페스트 등 전염성 인간 질병 대부분은 가축화로 발생한다. 또한 그 가축들의 사료를 재배하기 위하여 세계 곳곳에 정글을 불태우고 있다.

 

100년 전만 해도 일부 지배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몇 벌의 의류만으로 살았다. 불과 2~30년 전만 해도 좋은 옷은 대를 물려서 입었다. 하지만 지금은 옷이 넘쳐난다. 패션회사들은 매년 엄청난 옷을 만들고 사람들은 쉽게 사고 쉽게 버린다.

 

 면직물을 만드는 목화를 재배하기 위해 세계에서 4번째로 큰 면적의 호수 ‘아랄해’가 사라졌다. 티셔츠 한 벌을 만들기 위해 소비되는 물의 양이 한 사람이 한 달 동안 사용하는 물의 양과 비슷하다.© TIN뉴스

 

면직물을 만드는 목화를 재배하기 위해 세계에서 4번째로 큰 면적을 가지고 있던 호수 ‘아랄해’가 사라졌다는 사실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티셔츠 한 벌을 만들기 위해 소비되는 물의 양이 한 사람이 한 달 동안 사용하는 물의 양과 비슷하다는 것도 믿기 싫은 사실이다.

 

사람들이 배출하는 탄소로 기후가 변하여 빙하가 녹고 북극곰은 살 곳을 잃어가고, 플라스틱 빨대가 콧구멍에 박혀 있는 바다거북이 발견되었다고 해도 우리나라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반도 면적의 85% 크기의 숲이 타버린 호주의 산불과, 수많은 철새들이 때 죽음을 당한 미서부의 대형 산불이 탄소 배출에 의한 기후변화가 만든 고온 건조 현상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기후변화에 의한 재앙은 전 세계 어디서든,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탄소배출량 증가량은 OECD 1위다.

 

▲ 코알라는 산불을 피하기에 너무 느리다. 호주 산불로 10억 마리의 야생동물이 죽었다.  © TIN뉴스

 

사람은 자연을 보호할 수 없다. 자연은 희생정신을 갖고 있거나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 계획이 없다. 사람이 자연에 가하는 위해가 도를 넘으면 자연은 분노할 것이다. 기상이변은 자연이 분노를 일으킬 전조다. 환경과 친해야 한다는 친환경이란 말은 자연 입장에서 어이가 없을 것이다. 자연은 한계가 오면 사람의 생존과 상관없이 차분히 반응할 것이다.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서!

 

섬유패션산업은 대표적인 탄소배출 산업이다. 섬유패션산업이 쏟아내는 탄소량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10%에 이르며 계속 증가 추세로 전 세계 국제선 비행기와 선박이 뿜는 탄소를 합한 것보다 많다.

 

특히 버려지는 의류 폐기물은 패스트패션 소비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으며 그중 75%는 자연 분해되지 않는 화학 섬유 제품이다. 재활용되지 못한 의류 폐기물은 소각될 때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배출하고, 매립되면 토양과 해양을 오염시킨다. 의류 폐기물을 재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의류 재활용률은 1%도 되지 않는다.

 

며칠 전 기사에서 모든 매장과 사무실에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애플의 발표를 봤다. 나이키, 스타벅스, BMW 등 글로벌 기업들이 동참한다고 한다.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선진국 기업들이 지속가능성과 재생에너지 등 환경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행동이 혹여 마케팅일지라도 이들의 주장은 분명히 맞다.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섬유산업을 위한 글로벌 섬유패션기업들의 노력을 그냥 상술로만 볼 수는 없다.

 

우리나라 섬유패션산업 관계자들 중에는 해외 지속가능성 관련 인증제도와 이러한 인증을 요구하는 구매 기업들이 그들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로 지속가능성, 재생에너지, 윤리경영의 기준을 요구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모두의 미래를 결코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우리도 선진국들과 함께 기후변화에 대한 제도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제도 이전에 환경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섬유패션산업은 매우 어렵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환경에 대한 문제는 산업을 더욱 어렵게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우리나라 섬유패션산업은 50여 년간 잘해왔다. 그런데 그 기간은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 시절이었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우리나라의 섬유패션산업이 엉망이 된 이유는 기존에 산업을 영위한 사람들이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 시절에 연구개발과 인력에 투자하여 원천기술이나 오리지널 제품을 만들었다면 우리나라 섬유패션산업은 지금도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 이익을 위하여 싸고 효율적인 생산 방법만 연구하느라 선진국을 상대할 진짜를 만들지 못했다. 지속가능성 문제도 원천기술이나 오리지널처럼 미래를 위한 준비다. 원천기술과 오리지널은 내 마진 깎아서 해결할 수도 있지만, 지속가능성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기본적인 문제다.

 

요 며칠 창밖으로 맑은 가을 하늘에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는 항공기와 자동차 때문인 것 같다. 자연은 참 솔직하다.

 

사람이 이성적이라면 자연을 아끼고 보전해서 후세들이 잘 살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전기 제품 스위치 잘 끄고, 음식 남기지 말고, 물 아끼고, 쓰레기는 잘 버려야 하지 않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거 초등학교 때 들었던 말 같다.

 

 

▲ 심상보 건국대 교수  ©TIN뉴스

 

 

 

 

 

 

 심상보

피리엔콤마 대표

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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