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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심상보 교수
코로나사태 이후 우리나라 패션산업
[칼럼] 심상보 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겸임교수
기사입력: 2020/04/27 [17:53]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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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코로나 사태로 동대문 패션상가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뜸해졌다.  © TIN뉴스

 

코로나사태로 우리나라 패션산업은 과거의 예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

생산 공장은 가동이 중단되고, OEM업체들은 납기가 다가온 해외주문이 취소되고, IMF시절에 있었던 대량해고 사태가 다시 일어나는 등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나는 코로나 사태 이후 세상에서 우리나라 패션산업의 희망을 느낀다.


패션산업은 브랜드 산업이 섬유와 제조업을 끌고 간다. 우리나라 패션산업은 초기에 봉제산업이 주도했고, 이후에는 섬유제조업, 최근에는 완제품 제조업인 OEM업체들이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2000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섬유제조업 주도권은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과 중국에 넘어가고 있다.


이미 선진국 문턱에 선 우리나라가 과거 수익구조 형태의 섬유제조업을 다시 가져올 수는 없다.


섬유제조기업은 브랜드가 주문한 제품을 생산한다. 그리고 모든 패션브랜드는 선진국의 브랜드다. 브랜드를 갖은 나라가 전 세계 섬유제조업을 쥐고 흔든다.


이번 코로나사태로 유럽의 국가들과 미국이 우리나라를 자기네 나라와 비교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다.


상대가 되지 않으면 비교하지 않는다. 우리가 스스로 자존심을 세우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이미지는 그렇게 좋지 않았다. 그냥 졸부 정도의 느낌이랄까.


문화적으로 좀 떨어지지만 제품을 잘 만드는 기술이 있는 나라 정도의 이미지다. 그러나 코로나사태는 새로운 코리아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것은 신뢰다!


코로나사태에 대응하는 우리나라의 방식은 전 세계, 특히 유럽과 미국이 ‘의심’에서 ‘찬사’로 이제는 ‘부러움의 대상’으로 이미지를 바꿨다.


신속한 대응과 투명한 확진자 관리, 민주적인 사태처리방식 등 우리나라의 코로나사태 대처에 관한 세계 기사들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코리아가 선진국이 되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줬다.


아베 총리가 말한 것처럼 ‘코로나가 3차세계대전’이라면 우리는 ‘승전국’이 되기 직전이다. 이제 전 세계가 우리나라를 보는 시선은 민주주의 나라, 신뢰의 나라, 생명존중의 나라로 바뀔 것이다.


패션브랜드는 수준 높은 문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또한 패션브랜드의 출신 국가 이미지는 매우 중요하다.


패션브랜드를 갖고 있다는 것은 문화 선진국이라는 증거다. 우리나라에서 패션브랜드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지금까지 선진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가능할 것 같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패션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개개인과 정부가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좋은 결과가 없었다.


이것은 국내 패션인의 무능과 정부 정책의 실패, 그리고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가 패션브랜드가 탄생하기에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제 그 이미지가 생긴 것이다.


코로나사태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크게 바꿀 것이다. 직접 만나서 업무를 처리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대부분의 주요 업무가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 사람들이 강제 체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자기 집에서 편안한 복장으로 모바일이나 노트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직장인에게 비즈니스를 위한 복장은 필요 없다.


자다 일어나서 잠옷 차림으로 실시간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는 캠퍼스룩도 의미 없다. 패션 스타일은 특별한 사람들과 만남이나 또는 자신의 건강한 여가 생활을 위해 목적으로 변할 것이다.


특별한 만남을 위한 패션은 개인의 가치를 드러내야 하므로 브랜드의 역사와 전문성이 중요하다.


건강한 여가를 위한 패션은 쾌적한 활동을 위한 기능성이 중요하다. 이제 가치 없는 카피 제품이나, 기능성 떨어지는 싸구려 제품은 더욱 더 소비자에게서 멀어질 것이다.


아울러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패션 제품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이런 제품을 만들기위한 가장 강력한 이미지는 신뢰다.


코로나사태가 우리나라에게 ‘신뢰’라는 선진국 이미지를 만들어주더라도 그것에 걸 맞는 문화 수준을 가지고 있는지는 스스로 생각해 봐야한다.


지금까지 돈벌이에 급급해서 카피한 제품으로 어수룩한 국내소비자를 상대로 장사해 온 것이 사실이지 않는가?


이제는 ‘신뢰’의 대한민국에 맞는 수준의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기술은 세계적이다.


전 세계 유명 브랜드 제품의 많은 물량을 우리나라 기업이 만든다. 이들의 기술력을 이용하면 세계가 인정하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 기업들을 지금의 수준으로 만든 선진국의 오더를 뛰어넘어 새로운 대한민국 이미지에 맞는 제품을 만들 때만 가능하다.


친환경 규제 탓을 하는 기업이 세계 최고의 생명존중 이미지에 걸 맞는 제품을 만들 수는 없다.


그동안 우리를 잣대질 한 선진국의 기준을 넘어 뛰어난 기능성 제품과 훌륭한 지속가능성 제품을 만들어 알린다면 세계가 우리를 믿을 것이다. 신뢰가 생겼으니까!


이제 우리나라의 패션브랜드가 세계 최고가 된다고 해도 이상하게 생각할 사람은 없다.


우리나라가 역사상 처음으로 승전국이 되는 것처럼 코로나사태는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는 역사상 처음의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돈벌이에 급급해서 엉터리 제품으로 천재일우의 기회를 날려 먹는 사람은 매국노다.


제대로 된 브랜드만 만든다면 우리나라의 패션산업은 다시 살아날 것이다.


이전과 전혀 다른 완전히 새로운 미래 패션산업으로 백 년을 누릴 것이다. 지금 하늘이 준 기회가 찾아왔다. 진짜 브랜드를 만들자!

 

▲ 심상보 건국대 교수  ©TIN뉴스

 

 

 

 

 

 심상보

피리엔콤마 대표

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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