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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심상보 교수
환상속에 사람들
<칼럼> 환상속에 사람들
심상보 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겸임교수
기사입력: 2019/10/11 [11:49]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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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상대방이 문자를 보낸 지 하루가 지난 후에 문자를 봤다면 그 문자를 보낸 사람은 어제 그 사람이다. 만약 1년 전에 보낸 문자라면 1년전에 살았던 사람의 문자를 보고 있는 것이다.  © TIN뉴스

 

 

문자를 보내면 상대방은 원할 때 문자를 본다. 그리고 원할 때 답장을 한다.


현재 일어나는 일처럼 보이지만 문자를 보내고, 문자를 보고, 답장을 보내는 시간은 행위를 하는 사람의 시간에 맞춰져 있다. 상대방이 문자를 보낸 지 하루가 지난 후에 문자를 봤다면 그 문자를 보낸 사람은 어제 그 사람이다. 만약 1년 전에 보낸 문자라면 1년전에 살았던 사람의 문자를 보고 있는 것이다.


문자는 언어를 표기하는 기호다. 문자가 없는 아주 먼 옛날에는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거리의 공간에서 언어만을 이용하여 의사를 전달했다. 당연히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시간대가 같아야만 서로 소통할 수 있었다.


19세기 후반, 전화가 발명되고 난 후에야 사람들은 소리가 전달되지 않는 먼 거리에서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감각적으로 공간을 공유하지 않아도 의사전달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래도 상대방과 동일한 시간에 수화기를 들고 있어야 서로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으므로 시간은 공유하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문자와 사진을 개인 모바일로 전송할 수 있게 되면서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지 않고도 소통이 가능해졌다.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지 않는 것은 누군가와 현재를 ‘함께’ 살아가지 않는 것과 같다.


인스타그램의 사진은 실제와 다르다. 실제 보다 화려하고 풍요로우며 멋지고 행복해 보인다. 이것은 사진을 올린 사람이 사진속의 시간과 공간을 사진을 보는 사람과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


보이고 싶지 않은 부분은 감추고 드러내고 싶은 부분은 강조한 인스타그램의 사진은 인스타그램 안에서만 온전히 존재한다.


사진은 장면을 기록할 수 있는 카메라의 발명으로 나타났다. 카메라가 없었을 시절에 장면을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림이었다. 대상을 똑같이 재현하는 것은 고도로 훈련된 화가들만 가능했다.


평범한 사람들은 할 수 없었고, 화가들의 그림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특별히 뛰어난 화가들은 사물의 단점을 보완하여 실제보다 이상적인 재현을 할 수 있었다.


이런 특별한 기술은 특히 초상화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현재 SNS에 인물 사진들도 유사한 효과를 사용한다.


카메라가 발명되고도 한참동안은 평범한 사람이 직접 사진을 찍는 일은 어려웠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카메라와 조명을 다루는 복합한 기술과 인화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동영상은 사진보다 훨씬 더 어려운 기술과 많은 비용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사진을 찍고 편집할 수 있다.


사람들의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은 몸짓과 말이다. 몸짓과 말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공유하면서 행동과 말을 해야 상대방이 나의 의사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모바일은 나의 몸짓과 말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에게 나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사람들은 서로 마주보지 않고도 정보를 전달하면서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부각시키길 원했다.


기술자들은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전문가 수준의 사진편집 기술과 동영상 편집기능을 쉽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편집해서 온라인에 올린다.


현재 모바일을 통해서 전달되는 문자, 사진, 동영상 정보는 정보 전달자의 의도에 따라 왜곡되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많은 정보는 나의 모바일을 오픈하는 순간 수많은 곳으로부터 쏟아져 들어온다.


우리는 항상 온라인에 연결되어 있지만 시공간은 뒤엉켜 있고, 왜곡의 정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정보들로 현실을 판단한다. 차근차근 글을 읽는 것은 힘들고, 간신히 읽은 헤드라인도 클릭을 위해 왜곡되어 있기 쉽다. 순간에 보고 지나가는 시각 이미지로 신뢰를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미지도 믿을 수 없다. 결국 현대인들은 환상속에서 살고 있다. 

 

▲ 심상보 건국대 교수  ©TIN뉴스

 

 

 

 

 심상보

피리엔콤마 대표

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겸임교수

(주)청향엔에프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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