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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3D printing technology + fash
[기고] ‘3D Printing technology + Fashion’의 가능성은?
전재훈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의류학과 교수 / 생활과학연구소 겸무연구원
기사입력: 2018/09/14 [14:24]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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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디지털 기술이 패션에 접목되는 일은 매우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10여 년 동안 관련 기술들이 많이 발전하면서 패션 분야에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3차원’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들의 경우, ‘3차원’인 인체를 위한 의복의 제작에 다양한 방식으로의 적용이 시도되고 있으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3D 프린팅 기술이다. 물론 3D 프린팅 기술은 패션 이외의 다양한 분야 – 의료, 건축, 음식, 예술, 자동차, 제품 디자인 등 – 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이 되고 있다.

 

예를 들면, 사람의 인공 장기를 만들거나, 단 며칠 만에 새로운 집을 짓거나, 맛있는 피자나 스낵을 만드는 등 마치 도깨비 방망이처럼 3D 프린터로 제작 가능한 물건들의 종류나 수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  Iris van Herpen 2018 S/S collection (출처: https://www.irisvanherpen.com/haute-couture/ludi-naturae)    © TIN뉴스

 

패션 분야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하여 이를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아이리스 반 헤르펜(Iris van Herpen)은 2000년대 중반에 패션계에 데뷔한 이래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2018 S/S 컬렉션 ‘Ludi Naturae’에서는 0.8mm의 얇은 잎 모양의 패턴을 3D 프린터로 인쇄하여 이를 직물에 직접 부착하였는데, 기존의 딱딱한 느낌의 3D 프린팅 드레스 대신 부드러운 느낌의 작품들을 보여 주었다.

 

3D 프린터 회사로부터의 전폭적인 지원과 전문적인 기술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일을 창출해 내고 있는 그녀의 작품 세계는 과연 어디까지 발전해 나갈 수 있을까? 

  

▲ 이스라엘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 다니트 펠레그(Danit Peleg) 3D 프린팅 작품  © TIN뉴스

 

헤르펜과는 조금 다른 방식의 3D 프린팅 작품으로 유명해진 패션 디자이너가 있다. 이스라엘 출신의 다니트 펠레그(Danit Peleg)가 그 주인공이다.

 

2014년 대학 졸업 패션쇼에서 처음으로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한 작품들을 선보였는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산업용 대형 프린터가 아닌, 보급형 소형 3D 프린터 여러 대를 사용하여 집에서 의복을 제작했다는 사실이다.

 

필자 또한 보급형 소형 3D 프린터로 의복을 직접 제작해본 경험이 있기에, 펠레그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을지 짐작이 가는 바이다. 그녀의 작품은 예술성보다는 실용성을 살린 디자인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필라플렉스(FilaFlex)라는 소재의 기능 때문이다.

 

이 소재는 부드럽지만 강하기 때문에 인체를 유연하게 감싸야 하는 의복 소재로서의 활용 가치가 충분하다. 졸업쇼에서 선보인 5벌의 의상은 펠레그를 전 세계적인 유명인사로 만들었다.

 

 

각종 패션 매체에서 펠레그의 작품들이 기사화되었고, 미국의 유명 TV쇼나 TED 강연에 초청받아 자신의 의상들을 직접 소개하였으며, 2016년 리오 페럴림픽(Rio Paralympics) 오프닝 행사에서 두 다리를 잃은 장애를 가진 에이미 퍼디(Amy Purdy)가 입을 의상을 제작한 바도 있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자들이 직접 컬러와 사이즈의 선택이 가능한 재킷을 제작하여 $1,500에 한정 판매하고 있다.

 

▲  Danit Peleg의 홈페이지에서 판매중인 ‘bomber jacket’ (출처: https://danitpeleg.com/product/create-your-own-3d-printed-jacket/)   © TIN뉴스

 

이와 같이 3D 프린팅 패션을 선도하고 있는 몇몇의 디자이너들을 보면서, 필자는 “3D 프린팅 기술에 대해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도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의복을 제작할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2년 전부터 직접 보급형 3D 프린터(FDM 방식)를 이용하는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인데, 현재까지의 실험을 통해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3D 프린터와 패션은 궁합이 잘 맞는다.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구상해내야 하는 패션의 특성상, 기존의 절삭 방식이 아닌 적층 방식으로 형태를 만들어내는 3D 프린팅 기술은 기존의 평면 기반적인 디자인으로는 흉내 낼 수 없는 다양한 형태들의 구현을 가능하게 하므로, 창의적인 디자인의 영감을 위한 좋은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둘째, 작업 속도 면에서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사람들은 3D 프린터로 무엇이든지 뚝딱하고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적으로는 작업 시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필자가 사용하는 3D 프린터의 예를 들면, 출력 가능한 최대 사이즈가 240×190×200mm(가로×세로×높이)이고, 사용되는 필라멘트 직경은 1.75mm, 노즐 직경은 0.40mm이다.

 

▲ 현재 많은 스타트업 기업과 대기업에서 3D 프린터의 제작 기술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TIN뉴스

 

따라서 1벌의 옷을 제대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반복하여 출력하고 이를 연결하는 작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어야만 한다. 하지만 현재 많은 스타트업 기업과 대기업에서 앞다투어 3D 프린터의 제작 기술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속도 문제는 앞으로 급속도로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셋째,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소재의 개발이다. 물론 지금도 신축성을 지닌 flexible 필라멘트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출력하여 인체의 굴곡에 맞게 의복으로 구현은 가능하지만, 자연스러운 실루엣의 구현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 FilaFlex 3D Filament를 활용한 패션 디자이너 다니트 펠레그(Danit Peleg) 3D 프린팅 작품 © TIN뉴스

 

촉감 문제도 개선이 필요한데, 현재 개발되어 있는 flexible 필라멘트가 피부에 직접 닿는 느낌은 실리콘 재질로 된 핸드폰 케이스를 손에 쥐었을 때의 감촉에 가깝다. 앞으로 일반적인 섬유의 재질처럼 부드럽고 유연한 필라멘트가 개발이 된다면 3D 프린팅 의복은 일반인들이 직접 제작하여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결론을 종합해보면 ‘3D printing technology + fashion’의 가능성은 앞으로 무궁무진하다고 하겠다. 3D 프린터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이를 활용한 연구들이 지속된다면 ‘그날 입을 옷을 그날 출력해서 입는 것’은 불가능할지라도 머지않아 ‘주말에 입고 싶은 옷을 주중에 디자인하고 출력해서 만들어 입는 것’은 가능해지지 않을까라고 예측하는 바이다. 앞으로 더욱 새로워질 3D 프린팅 패션을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 전재훈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의류학과 교수 / 생활과학연구소 겸무연구원     © TIN뉴스

 

 

 

 

 

전재훈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의류학과 교수

생활과학연구소 겸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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