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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칼럼
글로벌 마켓을 품고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공공 정책 ⑤
기사입력: 2014/08/06 [15:24]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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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 뉴스

5. 글로벌 마켓을 품고

 

지세인트, 바스통, 웨스티지, 인스탄톨로지, 드링크비어세이브워터, 카이, 제이쿠, 노케제이, 코이노니아, 카알 이석태, 누이, 수우, 포스트디셈버, 고은조, 라이, 제이슨 꾸띄르, 타이거인더레인.

 

신기했다. 보통은 국내에서 기반을 다진 후에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여겼었는데, 시작부터 해외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 제법 새롭게 느껴졌다. 혹시 해외에서 나고 자랐거나 아니면 알고 지내는 해외 바이어가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며 디자이너들을 만났다. 물론 유학 경험이 있는 경우 해외 패션쇼나 트레이드쇼 참가를 훨씬 수월하게 여기곤 했지만 해외 경험이 전혀 없는 디자이너들이 오히려 더 많았다. 하지만 이들에게서 해외 진출을 두려워하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해외 트레이드쇼 참가를 지원하는 공공 기관 관계자의 도움을 받으며, 동료 디자이너들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며 이곳 저곳 유명 트레이드쇼를 발로 뛰어 경험하고 있는걸 보며 새로운 세대가 탄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캐주얼 브랜드는 뉴욕의 코트리와 캡슐에서 브랜드를 어필하고 있었고, 남성복 브랜드는 이태리 피티워모, 독일의 브레드앤버터, 프리미엄을 누비고 있었다. 여성복 디자이너는 디자인 컨셉에 따라 파리의 후즈넥스트, 트라노이, 런던의 퓨어런던을 저울질하고 있고, 몇몇 디자이너는 일찌감치 중국과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중국의 쉬크차이나, 모드상하이, 홍콩 패션위크, 싱가폴의 블루프린트로 향하고 있었다. 이들은 미국, 유럽, 아시아까지 글로벌 트레이드쇼를 누비며 어필할 수 있는 시장을 찾고 있다.

 

 

▲ 해외 유명 글로벌 트레이드 쇼     © TIN 뉴스


 

이들은 왜 국내 시장을 건너 뛰고 해외로 먼저 향하고 있는 걸까? 그들을 해외로 보내고 있는 국내 환경과 글로벌 환경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먼저 국내 환경은 이들을 해외로 내모는 Push 환경과 이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Support 환경 두가지 측면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보통 디자이너 브랜드라는 분야가 태생적으로 소수의 패션 피플에게 어필하는 니치 마켓의 성격을 갖고 있긴 하지만, 그 나마의 작은 시장도 대부분 해외 브랜드에게 내주고 있어 설 자리가 너무 좁게 느껴졌다. 이들의 마켓 포지션은 해외 유명 브랜드와 내셔널 브랜드, 글로벌 SPA 브랜드 사이의 아주 좁은 공간에 끼어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었는데, 포화된 국내 패션 시장의 상황이 이들의 입지를 매우 좁게 한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고가의 명품과 저가의 SPA를 함께 즐기는 양극화된 소비로 가격의 중간지대는 줄고 있고, 하이엔드와 저가 시장 모두를 해외 브랜드에 내주고 있으니 한국 패션 시장이 디자이너에게 결코 쉬운 곳은 아닐 것이다. 디자이너들은 백화점의 위탁 판매 방식 때문에 재고 관리가 부담스러워 국내 유통이 꺼려진다고 하지만, 구입하는 소비자가 적으니 재고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껴지고 있을 것이다.

 

한편, 최근 시작된 아시아 지역으로부터의 패션 한류를 감지한 공공 기관이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 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기 시작해, 이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데에 큰 힘을 보태고 있었다. 뉴욕에서 한국 디자이너의 패션쇼를 홍보하는 컨셉코리아 뿐 아니라, 각종 해외진출지원사업, 신진디자이너 해외판로개척지원 사업들이 경험 부족한 어린 디자이너 브랜드를 뒤에서 든든히 후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해외 환경은 어떨까? 아시아 지역은 그렇다치고 패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 우리가 끼어들 공간이 과연 있는 걸까? 답은 몇 가지 측면에서 참 다행이었는데, 첫째로는 세계적인 패션 트렌드가 점점 더 캐주얼화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패션 트렌드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어 지역 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신흥 시장의 바잉 파워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 디자이너 브랜드의 디자인과 제조 품질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높아지기도 했지만, 글로벌 트렌드가 전체적으로 캐주얼해지며 진입 장벽이 다소 낮아져 트레이드 쇼에서 수주를 받기에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Catwalk 패션쇼 대신 실질적인 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트레이드쇼에 참가하며 해외 바이어와 쇼룸의 주문을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었다.

 

글로벌 트렌드의 차이가 줄고 신흥 시장의 바잉 파워가 커지고 있는 것 또한 매우 고무적인 환경이었다. 전 세계 트레이드 쇼를 모두 찾아 다닐 필요 없이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 트레이드쇼에 참가하면 해당 지역뿐 아니라 중국, 중동, 러시아 등 전 세계 바이어들이 관심을 갖고 문의를 한다고 한다.

 

지역별 차이라고는 소재나 사이즈 문제 정도라고 하니 지역별 커스터마이징 여력이 부족한 작은 규모의 브랜드에게는 아주 다행인 일이다. 또 신흥국 바이어에게 한국이라는 브랜드는 핸디캡 대신 신흥 패션 강국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후문도 들려 앞으로의 가능성에 희망을 더해 주기도 했다.

 

이렇게 차근차근 해외에서 경력을 쌓아가다 보면 국내 시장에서도 브랜드 가치를 차차 인정받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다음 시즌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에게 마음 속 깊은 응원을 보낸다.

윤소정 서울대 의류학과 박사과정

 

 

▲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박사과정 윤소정 ©TIN 뉴스

윤소정 씨는 서울대 의류학과 학사와 석사(한국복식사 전공)를 거쳐 영국 워릭대학교 문화정책 석사를 마치고 현재 서울대 의류학과 박사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경력으로는 충북대 패션정보학과 '패션과 인터넷비즈니스' 강의, (주)우리기술 인터넷서점 모닝365 기획팀장, (주)에이다임 인터넷 쇼핑몰 패션플러스 기획/마케팅 팀장, (주)이엠씨비티엘 마케팅 &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에이전시 컨설턴트, 국회 조윤선 의원실 (문방위) 문화정책 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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