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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칼럼
든든한 패션 소비자와 넘치는 패션 지망생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공공 정책 ③
기사입력: 2014/08/06 [15:19]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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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 뉴스

3. 든든한 패션 소비자와 넘치는 패션 지망생

 

칼럼의 첫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대중이 사랑하는 문화 장르가 비약적 발전을 이루곤 한다. 대중은 문화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되고, 열혈 소비자는 아티스트가 되어 한 산업을 쌍끌이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 인프라의 영향도 간과하면 안되겠지만 열정적인 소비자의 존재는 한 산업의 발전에 필수적이어서, 공공 정책 기획 시에 보통은 ‘수용 능력 향상 및 향유 기회 확대’라는 정책 과제가 수반되곤 하는데, 이런 노력이 필요 없을 만큼 열성적인 대중을 이미 확보한 장르는 성공을 향해 벌써 몇 발은 디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문화 산업을 돌아봐도, 전 국민이 열정적으로 봐왔던 드라마와 K-pop이 세계인의 이목을 끌만큼 성장했고, 모두 한 번쯤은 탐닉했던 게임 산업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영화 산업은 조금 달라서 외화에 먼저 입맛이 길들여진 대중이 상대적으로 조악했던 국산 영화를 외면해 국내 영화 산업은 한동안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지속적인 규제 정책과 지원 정책으로 결국은 지금의 발전을 이뤄냈다. 실제 한국의 스크린 쿼터제 및 영화 산업 진흥 정책은 국제 사회에서도 성공 사례로 꼽히며 종종 벤치마킹 되고 있다. 이 경우 또한 외화건 국산영화건 영화를 사랑했던 대중과 영화를 사랑해서 배고픈 영화인이 되기를 꺼리지 않았던 수많은 영화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 다음 산업은 무엇일까? 온 국민이 걱정스러울 정도로 집착하고 있는 ‘외모’ 관련된 산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외국인들이 서울 거리의 여성들을 보며 모두 연예인이냐고 묻는 일이 놀랍지 않게 들릴 정도로 우리에게는 미와 패션에 열정적인 대중이 있다. 그 덕에 한국의 화장품 산업과 성형 산업은 이미 나라 경제에 막대한 공을 세우고 있고, 패션 피플이 넘쳐나는 한국 패션도 이미 중국과 아시안 마켓에서 명품 대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을 대표할 탑 디자이너의 등장을 기대해 보는 것이 무리는 아닐 것이다. 아무리 SPA와 해외 유명 브랜드 사이에서 설 자리가 줄어도 대중의 사랑이 멈추지 않는 한 한국 패션의 기회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다행인 점은 최근 젊은 소비자들이 이전 세대와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는 대중의 유행에 휩싸이거나 브랜드에 연연하기 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옷을 선택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모두가 입는 대세의 룩보다 자신만의 색을 표현하고자 하는 이들을 우리는 에고 소비, 또는 개성 소비라고 부르지만 본질은 간단하다. 유명 브랜드에 의존하는 대신 내가 좋아하는,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거리낌 없이 사서 입는 것이다.

 

H&M이나 Forever21과 같은 저가 SPA 브랜드들이 이들에게 패션 트레이닝을 제대로 시키고 있다는 인상도 받았다. 방대한 상품으로 가득 찬 넓은 패스트패션 매장 안에서 젊은이들은 눈치를 보거나 이런 저런 고민과 고려를 하는 대신, 본인이 좋아하고 어울릴만한 옷을 마음껏 시도해 보며 패션을 이전보다 더 즐기게 되었다. 이런 훈련을 마친 젊은 소비자 층은 이름 모를 한국 디자이너에게도 문을 열고 인터넷과 가로수길을 누비며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색깔’ 있는 옷을 찾고 있다.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솔드아웃 같은 케이블TV 프로그램도 최근의 디자이너 브랜드 붐을 일으키는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컴피티션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은 쉽게 루키 디자이너를 만나고 디자인 컨셉 뿐 아니라 그들의 인간미와 일상까지 속속들이 들여다 보며 점차 그들의 팬이 되어 가고 있다. ‘이름 모를 디자이너 브랜드’ 대신, ‘팬심 가득한 브랜드’를 향해 소비자가 보여줄 행동은 ‘Buying’일 것이다.

 

 

▲ 디자이너 컴피티션 프로그램과 서울패션위크를 즐기는 관람객들     © TIN 뉴스


 

이런 패션 관련 프로그램은 소비자뿐 아니라 디자이너 층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아직 어린 팬들에게는 팬에 머무르는 대신 스타 디자이너를 꿈꾸게 하고 있고, 가깝게 디자이너로 발을 내디디려 하는 인재들에게는 ‘내 브랜드 창업’이라는 가능성 있는 옵션을 보여주고 있다.

 

패션 관련 전문 교육 과정을 마치는 신규 인력은 매해 만 명이 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이 중 많은 인재들이 창의 디자이너를 꿈꾸며 뉴욕으로 런던으로 유학을 떠나고 있다. 국내 패션 시장의 수요 대비 과잉으로 넘쳐나는 디자이너 지망생들을 향해 우려의 시각도 일부 있었지만, 이들은 제각각 자기만의 길을 찾아 가고 있다.

 

돌파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국내외 유명 브랜드에 취업하여 시장 환경을 배우며 미래를 도모하거나, 일찌감치 자기만의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이다. 해외파 디자이너들은 해외 브랜드로 직행해 글로벌 패션하우스의 유능한 스탭과 디렉터 중 한국인이 상당하다는 뉴스가 들려오고 있고, 국내에서는 이미 많은 젊은이들이 동대문과 인터넷이라는 인프라를 통해 일찌감치 창업을 선택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까운 미래의 스타 디자이너가 있을 것이다.

 

세대는 바뀌고 트렌드도 바뀐다. 디자이너도 변했고 이들의 성장에 꼭 필요한 카운터파트 젊은 소비자도 변하며 서로 닮아가고 있으니 참 다행이다. 개성 강한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와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 이들의 아름다운 매치에서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기대해 본다.

 

윤소정 서울대 의류학과 박사과정

 

 

▲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박사과정 윤소정 ©TIN 뉴스

윤소정 씨는 서울대 의류학과 학사와 석사(한국복식사 전공)를 거쳐 영국 워릭대학교 문화정책 석사를 마치고 현재 서울대 의류학과 박사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경력으로는 충북대 패션정보학과 '패션과 인터넷비즈니스' 강의, (주)우리기술 인터넷서점 모닝365 기획팀장, (주)에이다임 인터넷 쇼핑몰 패션플러스 기획/마케팅 팀장, (주)이엠씨비티엘 마케팅 &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에이전시 컨설턴트, 국회 조윤선 의원실 (문방위) 문화정책 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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