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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호생 이사장, 섬유 고급화가 살 길
인력수급, 미래먹을거리 문제 해결해야
기사입력: 2013/05/30 [13:21]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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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 뉴스
박호생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하 섬개연) 이사장은 2011년 4월 취임해 지난 2년간 섬개연을 이끌어 왔다.
계성고, 영남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현재 (주)성안 부회장직이기도 한 박 이사장은 지난 12년간 섬개연의 감사직을 맡았던 경험 덕에 그 누구보다도 섬개연의 내부 실정을 잘 파악하고 있는 내부 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이사장은 현재 비상근직인 이사장으로 매주 월요일에 출근한다. 대부분의 업체 대표들이 출근하는 월요일에 맞춰 업체나 조합사들을 방문해 섬개연의 정책을 알리고 섬개연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지난 27일 섬개연 이사장실에서 섬유업계의 미래 비전에 대한 그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박호생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사장     © TIN 뉴스
-대구경북의 섬유산업 현황

“한마디로 대외환경에 너무 취약하다. 원인을 큰 틀에서 보자면 의류용 섬유 비중이 너무 높다. 우리와 경쟁하는 개발도상국들의 생산설비가 계속 늘고 있는데 반면 우리는 줄어들고 있다. 즉 글로벌 경쟁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섬유사업을 다 철수한 데는 일반 관리비를 줄 수 없을 정도로 약화됐기 때문이다. 또 세계 수요시장을 보면 제일 좋은 걸사든지 아니면 제일 싼 걸 산다. 둘로 양분되다보니 우리에게 맞는 시장이 없다. 즉 소비자들이 명품을 비싸게 사든지 아니면 유니클로, 자라, 망고 같은 SPA브랜드 등의 저렴한 옷을 구매하는 것이다.”
 
-개발도상국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개발도상국들이 섬유산업을 통해 산업부흥을 꿈꾸고 있다. 기술이전이 용이하고 노동집약형 산업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벤치마킹했던 일본은 벌써 기능성섬유로 돌아선 반면 중국, 인도네시아의 경우 우리의 예전 기술을 굉장히 빨리 받아들이고 있다. 작년 중국산 취폰이 들어와 국내시장을 초토화시켰다. 옛날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즉 기술격차가 많이 좁혀졌고 원가경쟁력이 악화된 것이다. 또 터키와 FTA가 지난 5월 1일부터 발효되었는데도 많이 못 들어가고 있다. 긴급관세 20%가 붙고 난 이후 인도네시아 산이 거의 장악한 것이다. 들어갈려니 10~15% 가격을 깎아달라는데 그러면 마이너스가 된다. 이것이 의류용 섬유산업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중국 등이 빠르게 따라온 이유
“현재 우리의 섬유산업의 어려움은 기업이 투자를 많이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섬유 쪽은 장치산업인데 중국이 빠르게 기술접근을 해왔다면 그건 하드웨어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의류용 직물의 경우 장비로 웬만한 거는 다 소화한다. 중국 원사메이커가 대한민국이 뽑는 걸 못 뽑아내는 게 없을 정도고 어떤 경우 더 잘 뽑는다. 따라서 우리가 투자를 하지 않고서 더 나아가기는 힘들다.”
 
-산업용 섬유는 
“우리가 2010년부터 슈퍼섬유산업을 시작했는데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고부가가치로 섬유산업을 끌고 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다. 미래에는 달라지겠지만 현재는 우리가 만드는 산업용섬유의 소재 기술은 중국도 다 가지고 있다. 즉 우리가 만들면 중국도 만든다는 것이다. 대형병원에 쓰이는 주사바늘, 거즈 등이 다 메이드 인 차이나다. 즉 가격경쟁력이 안돼서 중국산이 점령한 것이다.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당장 먹고 살 만큼의 성과는 아니지만 이 고비를 잘 넘기면 여러 측면에서 회수가 될 걸로 생각한다.”
 
-투자에 어려움은
“제일 결정적인 것은 환율이다. 10%씩 깎자고 하는데 환율마저 떨어져 버리면 버텨낼 수가 없다. 또 인력문제다. 설비투자를 하고 싶어도 현재 장비를 운영할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가적인 문제인데 내국인 인력이 부족해서 외국인을 쓰고 있지만 고임금, 고비용 구조이다. 지금 섬유회사 말단 현장직 근로자의 임금은 최저임금수준인데 외국인도 최저임금 수준으로 지급받고 있다. 기술력 차이를 봤을 때 같은 최저임금을 준다면 2배를 주는 셈이다. 이러니깐 경쟁력이 떨어지고 원가는 자꾸 올라간다.
동시에 내국인의 경우 3개월의 수습기간이 있고 임금도 90%를 주는데 외국인의 경우 수습기간도 없다. 그걸 떠나서 3개월 동안 취업현장에서 교육을 시켜 기업에 보낼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되면 고임금의 낭비를 막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또 전력난, 복지정책 등으로 세금 등이 올라가는 것도 부담이다. 또 어느 세력이 집권하는지에 따라 산업정책이 뒤바뀌는 것도 큰 문제다. 기업의 발전은 외형을 키우는 데부터 출발하는데 아직 환경이 많이 안 좋은 상황이다.”
 
-비의류용섬유에 긍정적인 면
“정부가 비의류용섬유에 투자한지 4년차인데  빠른 시간 내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 가운데 부산신발과 대구섬유가 광역연계사업으로 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자동차, 선박이 섬유와 결합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과거에는 디자인이 중시됐지만 지금은 연비 경쟁이다. 연비에서 연료, 분사기술 다음으로 소재가 중요한데 어떻게 구성해 중량을 떨어뜨리느냐가 관건이다. 비행기동체도 탄소섬유로 만드는데 자동차라고 못 할 이유가 없다. 즉 섬유산업이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과정에서 부품소재산업으로 발전해 가고 있는 중이다. 2010년 이후 대구․경북지역에 산업용섬유 업체가 50개정도 늘어났는데 그 부분이 다 산업에 적응한 업체라고 볼 수 있는 것도 기대되는 점이다.
우리가 중국을 앞서고 있는 점은 마케팅, 기획능력이다. 과거 70~80년대는 제조가 마케팅을 끌고 갔지만 지금은 마케팅이 생산현장을 이끌고 있다. 그런 기법에서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강하다.”
 
-이사장으로서 아쉬운 점
“섬유산업이 외형적으로 너무 빈약하다. 수출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에서 1.6% 밖에 안 된다. 국가입장에서 1.6% 차지하는 산업에 비중이 얼마나 실리겠는가. 산자부 예산 4조원을 가지고 (섬유산업에) 돌아올 수 있는 돈은 제약이 있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섬개연이 연구개발만 하는 게 아니라 지역기업을 지원하는 역할도 한다. 기업지원이 7이라면 연구개발이 3이다. 이렇듯 연구개발에 들어갈 수 있는 돈이 적을 뿐더러 R&D과제 수탁에 의지하게 된다. 그래야 섬개연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 R&D 또한  단기과제에 치중되어 있다. 길어야 3년이고 그것도 응용기술로 빨리 만들어 팔기 바쁘다. 다시 말해 미래 먹을거리가 없다. 독일의 경우 ‘2050프로젝트’를 통해 30년 뒤의 먹을거리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2050까지는 아니더라도 2030까지는 고려해야하지 않나 생각하고 막연히 정부에게 정책을 세워달라고 할 건 아니고 우리 산업 쪽에서 먼저 적극적으로 정부를 설득하고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섬유산업 어떻게 나아가야 하나
“임금만 올려줄 수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 그러나 노동집약산업인 섬유 쪽에 아직은 많은 임금을 줄 수 있는 수익구조는 아니다. 예전처럼 박리다매(薄利多賣)를 할 수는 없다. 우리는 고급화로 가야 한다. 고급화로 갈려면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렵다. 5년 전 독일 봉제회사를 방문했는데 1200명 규모의 회사 인력의 90%가 자국민이었다. 비싼 임금을 주고 자국민으로 돌아갈 정도로 고가품을 만들고 있다는 말이다. 즉 고급화로 가기위해서는 R&D, 설비투자를 강화하고 불필요한 행정비용을 줄여 인력수급을 원활하게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미래 먹을거리를 다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이는 원천기술의 확보로 이어져 있다. 현재까지 원천기술에 대한 지원은 이뤄진 적이 없다. 다만 대구에는 3대 섬유연구기관이 있어서 원천기술을 가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연구소의 통합이야기도 나오는 등 무엇이든 논의를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정부에서는 산업정책 측면에서 프레임을 마련하고 그것을 채워가는데 연구소, 기업들이 좋은 방안을 마련해 설득하는 게 필요하다.”

대구=장민호 기자 jmhg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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