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조공예인 태피스트리를 현대미술 영역으로 끌어올린 선구자로 평가받는 성옥희 전 이화여자대학교 섬유예술학과 교수가 15일 오전 6시 15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0세.
1935년 4월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여자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일본 도쿄여자미술대학에서 1년간 연수하며 염색과 직조를 연구했다.
건국대·중앙대·서울대·한양대 등에서 강의한 뒤 1984년부터 2000년까지 이화여대 섬유예술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 섬유예술 교육과 연구 발전에 기여했다.
고인은 1992년 대한민국공예대전 운영위원을 맡았고, 1993년부터 1997년까지 현대 태피스트리전 추진위원장을 역임하며 국내 섬유예술의 저변 확대에도 힘썼다.
1974년 제23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섬유예술가로는 처음으로 문화공보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 수상을 계기로 미술전람회 공예분과의 ‘염색’ 부문 명칭이 ‘염직’으로 변경될 정도로 그의 업적은 한국 직조예술의 위상을 높인 계기가 됐다.
고인은 공예용 실이 아닌 산업용 면사를 활용해 작품을 제작하는 독창적 방식을 선보였다. 실을 직접 염색하고 여러 가닥을 꼬아 색과 굵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독특한 질감을 구현했다. 1981년 작품 ‘까치 M’을 비롯해 새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 다수 남아 있다.
1979년부터 1993년까지는 미국의 세계적 태피스트리 전문 화랑인 자크 바루 화랑에서 아시아 작가로는 두 번째로 전속 작가로 활동하며 국제적으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00년 교수직에서 은퇴한 이후에는 성당 제대 장식포 등 가톨릭 전례용 섬유 작품 제작에 전념했다. 작품은 왜관수도원과 명동성당 등에 설치돼 있다.
유족으로는 1남 1녀 김미전 씨와 김성식(분당 코앤코 이비인후과 원장) 씨가 있으며, 며느리 김선희 씨와 사위 김지태(드림퀘스트 테크놀로지 대표) 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7호실(16일부터 14호실)이며, 발인은 17일 오전 6시 30분이다.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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