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발 상호관세 발효로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최대 5분의 1로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는 동남아 국가 가운데 가장 큰 손실 규모다. 베트남은 미국의 주요 수출국 중 하나로 상호관세율은 20%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2024년 베트남의 대미 수출액은 1,365억 달러(190조2,537억 원)로 세계 6위 수출국에 올랐다. 수출 상품의 상당수는 미국과 다국적 기업, 그 협력업체들이 생산한 것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 필립 셀렉켄스 UN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관세가 장기적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최악의 경우 베트남의 대미 수출은 250억 달러(34조8,450억 원) 이상 줄어들 수 있으며, 이는 연간 수출의 약 20%”라고 경고했다.
수출 감소는 현실화할 조짐이다. 미국이 8월 7일 상호관세 발효 이후 처음 발표된 베트남 관세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8월 대미 수출은 전월 대비 2% 감소했다. 특히 세계 2위 공급국인 신발 부문에서 5.5% 줄었다. 이는 관세 발효 직전 많은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수출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세계은행은 미국 관세 발효 이후 베트남의 올해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은 베트남 공급망 의존도가 높음에도 이번 사안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UNDP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로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최대 19.2%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동남아 평균 예상치(9.7% 감소)의 2배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태국(-12.7%), 말레이시아(-10.4%), 인도네시아(-6.4%)다.
셀렉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동남아에서 미국 관세에 가장 크게 노출된 국가는 베트남이며, 동아시아 전체로 보면 중국이 달러 기준으로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UNDP 보고서는 대미 수출 감소가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을 약 5% 줄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관세 충격은 수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일부 비용은 수출업체들이 부담하거나 수출 다변화, 내수 확대를 통해 완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베트남을 경유해 재수출되는 상품에 대한 40% 환적 관세 가능성은 이번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 만약 적용될 경우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수출 구조상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셀렌컨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체 대미 수출의 약 28%를 차지하는 가전제품은 현재 관세 면제 품목에 포함되어 있으나, 면제가 유지되더라도 베트남의 대미 수출은 최대 180억 달러(25조884억 원)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웅순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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