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섬유협회(회장 전해상·이하 ‘화섬협회’)는 2025년 새해를 맞아 1월 17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2025 화섬업계 신년 인사회’를 마련해 업계 동향 논의와 화섬업계 간 교류 및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신년인사회에는 산업부 첨단산업정책관 윤성혁 국장을 비롯해 전해상 한국화학섬유협회 회장(도레이첨단소재 부회장), 태광산업㈜, 효성티앤씨㈜, HS효성첨단소재㈜, 대한화섬㈜, ㈜휴비스 등 6개 회원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날 화섬협회는 2024년 주요 사업성과 등 화섬업종의 동향을 공유하고 회원사들의 애로 현안을 산업부와 협의했다. 먼저 ‘2024년 주요 사업 성과’로 화섬협회는 국가전략기술(기재부) 및 국가첨단전략기술(산업부/과기부) 지정 신청, 군/경 등 공공조달 분야의 국산 소재 활용 확대 방안 모색 등 첨단소재 산업 육성을 지원했다.
또 설비투자, 수출 등 실적에서도 범용소재와 달리 후발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탄소섬유 및 아라미드 섬유와 같은 고기능/고부가 첨단소재 사업과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에 부응한 친환경 투자를 확대했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아시아 화섬 생산 9개국의 협회 및 기업 대표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시아 국가별 화섬 산업 현황 및 화섬 산업의 지속가능성 및 친환경 이슈를 공유하는 ‘제14차 아시아화섬산업연맹 회의(ACFIF Conference)’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외에도 세계적 공급 과잉, 과당 경쟁, 덤핑 수입 증가 등으로 인한 생산 중단 확대 및 국내외 화섬 경쟁력 분석 및 화섬산업 구조 개선 지원 요청 등 국내 화섬 산업 경영 애로 및 사업 중단에 따른 섬유소재 공급망 안정화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했다.
이날 애로사항으로는 ▲화섬사 공공조달 시장의 국산화 제품 적용 및 인센티브 확대 ▲저가 덤핑 수입사에 대한 무역구제 조치 필요 ▲국산 아라미드 사용 의무 제도화 및 투자 지원 ▲국내 리사이클 섬유 생태계 기반 구축을 위한 정부 지원 강화 ▲다배출 화섬산업의 탄소중립 대응 지원 ▲전력요금 인상에 따른 원가 경쟁력 약화 대비 지원 ▲물류비 안정화와 수출 거래대금 이자율 인하 ▲환경안전법규 관련 규제 개선 등을 정부 측에 건의했다.
리사이클 섬유 원료가격 경쟁력 갖추지 않는 한 국내 리사이클 시장 해외 내주는 것 시간문제 화섬협회는 “화섬업계가 침체기를 넘어 위기에 봉착해 있는 상황에서 중국, 베트남 등 저가 덤핑 화섬사 수입 증가로 인해 통상부문의 경우 국내 산업의 피해 확대 및 폐업의 가속화, 그리고 국내 소재 공급망 붕괴 시 수급 및 가격 결정권 상실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아울러 수출국의 반덤핑/세이프가드 규제 확대 대응 정부지원 확대 및 반덤핑 대응 경제적 지원 강화를 통한 수입 저가 제품의 무분별한 유입 제한 필요성을 요청했다.
친환경과 관련해서는 국내외에서 폐PET병 리사이클 소재의 수요가 많은 반면, 투명 PET병 분리배출 의무화 조치 시행 이후에도 수거단계에서 혼합 처리로 인해 고순도 PET 원료 확보가 어려워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섬유 생산 효율성이 저하되는 점을 지적했다.
또 생수병과 같이 투명한 PET와 달리 유색 PET의 경우 다른 재질의 제품과 함께 배출될 경우 광학선별기를 자체 구비하지 않은 업체에서는 선별이 어렵고, 이를 그대로 소각 처리될 경우 리사이클 섬유 원료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화섬협회 관계자는 “기술의 발전으로 수거집하 단계에서의 오염도 문제는 일정 수준 해소됐지만 중국처럼 정부 보조금 등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는 수입산 대비 가격과 품질 경쟁력 이슈가 여전해 국내 리사이클 섬유 생태계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리사이클 섬유 원료가격이 경쟁력을 갖추지 않는 한 국내 리사이클 시장을 해외에 내주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이어 “리사이클 섬유의 국내 생태계 구축과 활성화를 위해 플레이크(Flake) 및 칩(Chip) 생산 기업에 대한 한시적 지원을 통한 원료가격 및 공급 측면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며 “국가 순환 경제 시책에 부응하기 위해 양질의 고순도 리사이클 원료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자체 수급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규제 완화 및 생산 기반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긴요하다”고 촉구했다.
탄소섬유, 아라미드 국산화에 많은 투자 해외 판로 발판 마련 위해 군복 등 국산제품 활용 의무화 제도 필요 화섬업계는 탄소섬유나 아라미드 등 고부가가치 산업용 소재를 국산화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 개발과 많은 투자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막상 국내에서는 국산 제품을 사용하지 않아 큰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나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 입는 군복이나 경찰 제복 등을 구입할 때 우선적으로 국산제품 활용을 의무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기반과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 하지만 화섬소재에 대한 국산화 부분 활성화가 실무적으로 접근할 시 진척이 잘 안되고 굉장히 더딘 부분도 많아 오랜 기간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아울러 현행 방위사업법에는 국내 생산 군수품 구매 의무화 및 원자재에 대한 규제가 없고 최근 후발 주자인 중국의 경우 정부 주도의 공격적인 증설 및 기술 투자와 낮은 원가에 따른 저판가 공급에 나서 중국 등 해외 경쟁사와의 내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기업의 시장 영향력이 급속도로 약화되어 입찰 시 원자재부터 완제품까지 국산 아라미드 사용 의무제도 마련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화섬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미국산 구매를 의무화한 베리수정법(Berry Amendment) 규정에 따라 미군용 군수품 납품 입찰시 원재료 단계에서부터 미국산 자재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는 반면 국내는 군용 방탄 경량화 정부 과제를 비롯해 현재 국산 아라미드 소재로 활용하고 있는 제품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섬유(UHMWPE)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만큼 국내 제조업 활성화와 자주 국방 측면에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섬업계가 전례 없는 혹독한 겨울을 견디고 있기 때문에 각 기업들의 사활을 건 연구개발과 기술 투자, 그리고 업계 간 협력과 연대가 우선되어야겠지만, 산업부도 화섬을 포함한 섬유업계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함께해 주고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고, 이에 산업부도 적극 화답했다.
이날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산업부 첨단산업정책관 윤성혁 국장은 산업정책실 산업공급망정책관, 미주협력과장, TPP 대책단 등을 역임해 통상과 공급망 부문에서 전문가로 알려져 있어 이번 신년인사회가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화섬업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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