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업체, 패션산업 지속가능성장 견인

심파텍스·리젠·에코에버 등 환경 위한 자원재순환 모델 제시

TIN뉴스 | 기사입력 2024/11/29 [12:12]

 

최근 패션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로 친환경·재생 소재가 주목 받고 있다. 섬유패션 산업은 매년 의류 폐기물만 4천만 톤에 달할 정도로 지구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중 화학섬유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 받아 왔다. 

 

아시아화섬산업연맹 (Asian Chemical Fiber Industries Federation, ACFIF)에 의하면 전 세계 섬유소재의 70% 이상이 화학섬유이며, 코튼, 울 등 천연소재는 기후변화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생산량에 한계를 보이고 있어, 향후 패션산업은 화섬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화섬업체가 친환경·재생소재를 잇따라 출시하며, 섬유소재의 자원재순환을 위한 다양한 모델을 제안하고 있다. 

 

환경규제가 한층 강화되고 있는 유럽에서 ‘심파텍스’는 2030년까지 부자재부터 완제품까지 모든 제품에 100% 리사이클이 가능한 ‘재순환 사이클(closing the loop)’을 달성하겠다는 ‘지속가능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미 지난 2020년부터 재활용 섬유 소재로 만든 원단을 모든 사업 분야에 제공해 온 ‘심파텍스’는 2025년에는 기능성 라미네이트 원자재의 50%를 재순환된 재료로 사용하고, 오는 2030년에는 100% 리사이클된 원자재로 생산된 제품만 공급하겠다는 지속가능한 ‘폐기물 재순환’ 의지를 밝혔다. 

 

심파텍스 관계자는 “버려지는 페트병으로 섬유의 재순환을 추진하면서 32개의 페트병(500ml)으로 기능성 재킷 한 벌을 만들 수 있다”고 밝히고, “재킷은 100% 재활용 라미네이트, 100% 폴리에테르-에스테르 멤브레인, GRS(Global Recycled Standard) 또는 블루사인(bluesign) 인증 폴리에스터로 100% 재활용 겉감 및 안감 원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퍼와 단추조차 폴리에스터 기반으로 구성, 재킷 수명주기가 끝나도 완전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효성티앤씨 ‘리젠(regen)’

 

 

효성은 국내 화섬업체 중 가장 활발히 친환경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나일론·폴리에스터·스판덱스 등 3대 화섬소재를 자원순환을 통한 친환경 섬유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7년, 세계 최초로 리사이클 나일론 ‘리젠오션 나일론’을 개발했다. 이 소재는 바다에 버려진 폐어망을 재활용해 만든 나일론으로 . LCA(국제 표준 환경영향평가기법) 측정 결과 ‘리젠오션 나일론’은 기존 나일론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 73%, 화석연료 사용량 75.7%, 물 소비 98.6%를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에는 친환경 폴리에스터 리사이클 소재 ‘리젠(regen)’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리젠’은 폐페트병을 사용해 의류용 원사를 생산하며, 이를 통해 폴리에스터 원사를 생산할 때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40~50% 정도 줄일 수 있다. 스판덱스 부분에서도 2019년 산업부산물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스판덱스 ‘크레오라 리젠’을 상용화했으며,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가공해 만든 바이오 스판덱스 ‘크레오라 바이오베이스드’도 출시했다.

 

이처럼 효성은 재활용 플라스틱, 생분해 섬유, 바이오 섬유 등 친환경 섬유 3개 축에 대한 R&D투자를 확대해 친환경 소재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휴비스, ‘에코레버(ecoever)’

 

 

㈜휴비스는 2021년 기존 폴리에스터 섬유 제품보다 최대 250배 빠르게 생분해되는 ‘에코엔(ecoen)’ 개발에 이어 올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원료로 만든 LMF(Low Melting Fiber) 소재 ‘에코에버 LM’을 상용화 한다. 

 

LMF 소재는 녹는점이 110~120°C로 일반 폴리에스터보다 150°C 이상 낮은 친환경 폴리에스터로 이를 통해 원유 사용량을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절반 정도 줄이 수 있다. 특히 ‘에코에버 LM’은 재활용을 반복해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PET  고분자를 화학적으로 분해해 저분자 상태에서 재중합하기 때문에 재활용을 반복해도 품질이 유지된다.

 

아울러 패션산업 뿐만 아니라 자동차 내장재, 인테리어 소재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이 가능해 화학적 재활용을 통한 자원선순환의 인식을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최근 국내에서도 버려지는 의류에 대한 재순환 관리가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에 버려진 섬유폐기물은 37만 664톤으로, 그중 재활용된 양은 2만1,433톤, 단 6%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이제 패션산업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해 친환경·재생 소재의 사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김성준 기자 tr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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