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재입성하는 도널드 드럼프(Donald Trump)가 내년 1월 20일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재임한 이후 패션·리테일업계에 미칠 파장은 무엇일까? 특히 수입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의류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또는 미국 가정 지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트럼프의 선거 운동 기간 중 핵심 정책 중 하나는 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다. 트럼프는 모든 국가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10% 또는 20%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고, 기존 관세에 더해 중국산 수입제품에 60% 또는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로 인해 해외에서 수입되는 섬유·패션제품이 미국산 제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제안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더욱 우려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는 미국 제조업체의 수입 원자재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 소비자의 외국 제품 구매비용이 증가할 수 있는데, 골드만삭스는 이 요인이 유연한 환율로 상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AFA의 스티브 라마 회장은 이 관세 정책이 “실제로 도전이 될 것이며 선거 운동 제안이 완전히 제정된다면 새로운 인플레이션 주기를 촉발해 미국인들이 매일 옷을 입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고 인정했다. 또 “관세는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내는 세금이지 중국이나 다른 공급국에 대한 세금이 아니다. 이러한 관세는 낮은 가격의 제품과 여성 의류 및 신발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해 저소득층 미국 소비자와 여성 소비자에게 불균형하게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전미소매연맹(National Retail Federation)과 Trade Partnership Worldwide의 공동연구보고서(제안된 관세가 수입품에 미치는 영향 추정·Estimated Impacts of Proposed Tariffs on Imports)에 따르면, 제안된 관세는 시행 후 매년 미국 소비자의 구매력을 460억 달러에서 780억 달러까지 더 줄일 수 있다.
특히 “관세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광범위한 소비자 제품의 비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미국 소매업체가 흡수하기에는 너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소비자가 지불해야 할 가격이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보고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의류 가격 인상은 연간 최대 240억 달러의 구매력을 감소시켜, 고소득 가구보다 의류에 소득의 3배나 많은 돈을 쓰는 저소득 가구에겐 부담을 주게 된다.
트럼프는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이미 높은 관세가 부관된 데 더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현재 이러한 의류 품목 거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수입될 때 301조 관세에 따라 더 높은 관세를 부과 받고 있다.
현재 미국 의류 관세는 FTA에 따른 무역과 중국 수입품에 대한 301조 관세를 적용해 평균 ‘14.7%’다. 그러나 이 평균 세율이 37.5%(시나리오 A)에서 56.0%(시나리오 B)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의류 가격은 12.5~20.6%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은 22~33% 의류 지출을 줄일 것이다. 의류를 계속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구매력을 잃을 것이며, 이는 의류 품목을 사는 데 더 많은 돈이 필요하면서 다른 품목이나 서비스에 쓸 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추가비용이 미국 가정에 미치는 영향은 연간 140억 달러에서 240억 달러에 이를 것이다.
이러한 높은 가격과 구매력 상실은 저소득 가정에 특히 큰 타격을 준다. 저소득 가정은 세후 소득의 3배나 많은 금액을 의류에 지출한다.
현재 ▲15달러인 유아용 잠옷 가격은 17~18달러 ▲50달러 여성용 면 스웨터는 56~60달러 ▲80달러 남성용 청바지는 80~96.8% ▲100달러 코트는 112~121달러로 각각 인상될 것이다. 달러 기준으로 보면 인상 폭이 미미해 보이나 이미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저소득 가정에는 부담이 크다.
주목할 점은 최근 여론 조사에서 미국인의 62%가 국내 청바지 산업의 생산과 고용을 늘리기 위한 수입 청바지 관세에 찬성하지만, 관세로 인해 청바지 가격이 10~25달러 상승하면 이러한 지지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 역시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특히 신발의 경우 소비자 비용이 약 107억 달러, 의류의 경우 240억 달러가 증가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지출이 22~33% 감소할 수 있다.
결국 미국 의류 제조업체는 관세로 혜택을 볼 수 있지만, 가정에서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 수입은 감소할 것이고, 특히 중국에서의 수입이 감소할 것이며, 미국 생산은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 의류 제조업체 매출은 약 7억1,200만 달러 증가한 12억 달러에 이른다. 반면 소비자는 미국 의류 생산자가 추가로 벌어들인 1달러당 2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국내 제조업 이익과 새로운 관세 수입을 고려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는 160억~180억 달러의 순손실을 입게 되며, 그 부담은 미국 소비자가 지게 된다.
‘미국산’ 인센티브
이러한 관세 인상의 상쇄는 이미 트럼프가 주창해온 ‘미국산’ 사고방식의 변화다. 그는 국내 생산의 활성화를 약속했다. 미국 경제가 수입에 덜 의존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이는 이전 임기 동안 새로운 미국 투자에 대한 20% 세액 공제를 포함한 여러 인센티브를 도입한 것에서 이미 확인됐다. 이러한 인센티브는 그의 두 번째 임기 동안 연장될 것으로 예상되며, 다른 요인들 중에서도 미국 제조업에 대한 투자 수익에 대한 세금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볼 수 있다.
분석가의 관점에서 볼 때, 외국 관세에 대한 이러한 추진은 미국과 무역 파트너 간의 긴장을 높일 수 있다. GlobalData의 수석 의류 분석가인 Louise Deglise-Favre는 “트럼프는 중국과의 긴장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글로벌 통합 패션 기업의 공급망 혼란과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전반적인 자유주의는 미국 내 무역 장벽을 무너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지역 업체에 이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AAFA 스티브 라마 회장은 대신 새 행정부가 만료되거나 만료되는 프로그램을 갱신해 국제 문제를 지원해주길 바라고 있다. 여기에는 특정 아프리카 국가에 미국 시장에 대한 무관세 접근을 제공하는 ‘아프리카 성장 및 기회법(the African Growth and Opportunity Act)’과 같은 프로그램이 포함된다.
스티브 라마 회장은 “이러한 조치의 즉각적이고 장기적인 갱신과 부활한 무역협정 프로그램을 결합하면 우리 산업이 다각화하고 투자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생겨 미국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미국 가정에 저렴하고 지속가능한 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소 허용 기준 또는 미소 기준(de minimis)’의 개혁은 이미 조 바이든 행정부의 시야에 있었으나 트럼프는 쉬인(Shein)과 같이 세금을 회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시스템의 허점을 해결했다고 약속했다. 현재 동 규칙은 600달러 미만 제품은 면세로 미국에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더 많은 제한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인세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와 마찬가지로 기업과 개인에 대한 1조7,000억 달러(약 2,356조2,000억 원) 규모의 감세를 영구적으로 연장하는 것을 포함해 더 많은 법인세 감세를 시행할 계획이다. 아직 요건이 결정되지 않은 일부 적격 기업의 세율도 15%로 낮아질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이는 미국 주식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소규모 주식과 순환적 산업이 성과가 좋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감세는 고소득자, 대기업 및 투자자에게 가장 큰 혜택을 줄 가능성이 높다.
지속 가능성
트럼프의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입장 중 하나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그의 견해다. 그의 관점은 본질적으로 9월 뉴욕에서 한 연설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더욱 격파하기 위해, 내가 ‘그린 뉴 스캠(Green New Scam)’이라고 부르는 그린 뉴딜(Green New Deal,)’을 종식시킬 것이며, 아마도 역사상 가장 큰 사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에 도입된 그린 뉴딜은 2030년까지 100% 깨끗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달성하는 동시에 이 사명에 전념하는 인프라 개발을 통해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공급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트럼프가 1일차에 수행할 계획인 다른 명령 중에는 해상 풍력 에너지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동시에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이라는 자신의 대선 슬로건을 실천하겠다는 자신감이다. 이는 경제 성장을 위해 석유와 가스에 의존하려는 그의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참고로 ‘드릴, 베이비, 드릴’은 트럼프의 주요 선거 구호로 사용한 슬로건이다. 2008년 공화당 전국대회에서 처음 사용된 구호로 미국의 국내 석유와 가스 생산을 늘려 에너지 독립을 이루겠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이 구호는 당시 부통령 후보이자 알래스카 주지사였던 사라 페일린(Sarah Palin)이 처음 사용하면서 대중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한편 패션의 경우 트럼프의 입장은 제품에 대한 규제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소재를 기업 프로세스에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걸 의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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