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는 영패션을 입는다

기성 브랜드 재편, 영패션으로 세대교체 시작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앞세운 영패션 시장 흐름 주도
부진했던 백화점에서 매출 포지션 높여…젊은 소비층 유입

TIN뉴스 | 기사입력 2023/10/27 [09:33]

▲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팝업스토어 오픈 당시 여러 차례 오픈 런을 기록하며, MZ세대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마뗑킴.  © TIN뉴스

 

그간 가장 부진한 백화점 카테고리 중 하나였던 영패션이 부상하고 있다.

최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앞세운 영패션이 백화점의 주요 매출 포지션을 높여가고 있다. 언론 역시 영패션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영패션의 인기에 대해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기성 브랜드들에 대한 식상함과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새로운 스타일과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영패션이 MZ세대들의 소비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영패션은 합리적인 가격대에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가격 대비 효용이 좋은 점이 특징이다. 경기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군에게 가성비로 소구되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패션시장을 주도해 나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영패션의 성공 전략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온라인화다. 온라인은 모든 오프라인 채널과 카테고리에 침투했지만 그 중에서도 중저가 의류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온라인 채널 입장에서 가격경쟁을 하기 용이하고 유행에 빠르게 대응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온라인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2010년부터 백화점 영패션은 대체로 역신장 흐름이었으며, 백화점 매출에서 영패션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대 15% 수준에서 현재 5% 내외로 크게 축소됐다. 이탈한 백화점 영패션 수요는 온라인 쇼핑몰, 영패션 플랫폼, SNS 마켓 등으로 흡수됐다.

 

백화점 의류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온라인에 대해 방어가 가능한 캐릭터 라인의 여성복, 남성복이 시장을 유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채널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MD도 다소 노후화되어 있었는데 온라인화 이전, 영패션이 백화점 주력 카테고리였던 시절의 영패션 브랜드들이 여전히 입점해 있다. 보통 2~30년 이상 된 기성 브랜드들이기 때문에 영패션 조닝에 위치해 있어도 실제 타겟층은 영하지 않았던 상황이다.

 

최근 영패션 강세는 노후화된 MD를 개편해 영패션의 원래 타겟인 젊은 소비층을 새롭게 유입시킨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백화점 영패션 MD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편 움직임이 있었고 올해를 기점으로 3사 모두 전략적으로 집중하는 중이다. 

 

기성 영패션 브랜드는 영업 면적이나 브랜드 수를 줄이고, 10~30대가 주로 온라인에서 소비해온 브랜드들로 재편하면서 젊은 연령대의 신규 구매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반응이 좋은 MD 중 블로그 마켓으로 시작한 브랜드 ‘마뗑킴’은 지난 7월 더현대서울 매장에서만 월 매출 12억 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영패션 단일 매장 매출을 기록했다.

 

보통 백화점 매출 최상위 의류 브랜드의 점당 월 매출이 2~3억 원 선임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수요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시에’와 ‘이미스’도 각각 더현대서울에서 최고 월 매출 7억 원, 신세계센텀에서 최고 월 매출 5억 원을 기록하는 등 지금까지 기성 영패션에서 보기 힘든 실적을 시현하고 있다.

 

젊은 연령대의 영패션 유입은 단순히 새로운 수요층 이상의 의의가 있다.

소비 둔화시기에 가성비형 소비는 일반적으로도 유효하지만 특히 젊은 연령대에서 이러한 트렌드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0~30대, MZ세대의 최근 소비 지향점은 여전히 돈을 쓰고 싶지만 절대적인 지출 규모는 줄이는 방향이다. 이들의 소비지출 의향은 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소득도 늘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출 규모는 축소되고 있다. 

 

영패션 조닝 자체가 갖는 가성비 경쟁력이 이러한 소비 트렌드와 부합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다른 경기 소비재인 화장품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저가 인디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사한 수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이해 측면에서도 신규 MD 영패션의 백화점 진출은 소비자, 브랜드, 백화점 모두에게 긍정적이다. 소비자의 경우는 당연히 선호하는 브랜드의 매장이 생기면 좋다. 의류는 입어보고 사는 수요가 일정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구매할 수도 있고 구매하지 않더라도 브랜드에 대한 오프라인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더불어 외형 성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초기 의류 브랜드가 연간 매출 200억 원 수준을 달성하면 어느 정도 브랜드가 안착했다고 판단하다. 이 이후부터는 천억 원대 매출을 노리고 본격적인 외형 확장을 도모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오프라인 확장을 포함한 채널전략은 필수적이다. 현재 높은 매장 효율을 보이는 영패션 브랜드들은 백화점 매장 1개에서만 많게는 100억 원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매장을 몇 개만 열어도 폭발적인 회형 성장이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백화점에 신규 입점하는 영패션 브랜드들은 비슷한 실적 규모를 시현하고 있으며, 출점 이후 성장세가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외형 확장 효과는 오프라인 진출 초기에 가장 큰 데 신규 채널이 추가되는 효과와 함께 매장 개수 자체가 초기에는 적기 때문에 매장 효율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백화점 입장에서는 집객력과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

효율이 좋은 브랜드 매장은 자연스럽게 집객으로 이어진다. 가성 영패션 브랜드는 웬만한 백화점 점포에 다 입점해 있기 때문에 차별점이 없지만 세대 교체된 영패션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그 브랜드를 사기 위해 매장이 있는 백화점 점포를 찾아가야 한다.

 

백화점에게는 집객 자체도 수익성에 긍정적이지만 의류 매출 비중이 확대될수록 얻는 믹스 개선 효과도 크다. 백화점 의류매장은 대부분 특정매입 형태로 운영되는데 판매수수료 계약 형태에 재고 부담도 브랜드에서 지기 때문에 가장 수익 구조가 좋다. 백화점 업체들이 의류 성수기인 4분기에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이유와 상통한다.

 

반대로 명품은 상대적으로 수익구조가 불리하기 때문에(임대율, 낮은 수수료율) 명품 고신장 구간에 백화점 매출은 좋았지만 수익성은 부진했던 경우도 있다.

 

MD만이 살 길

 

영패션은 핵심 소비층의 구매 트렌드에 부합할 뿐 아니라 백화점 입장에서 오래도록 부진했던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반등 여력까지 감안하면 당분간 시장 성장을 상회하는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백화점은 물론 기성 의류 브랜드들까지 모두 경쟁적으로 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핵심 경쟁력은 MD다. 내수 소비가 저성장 구간에 접어든 이후로 강한 MD는 업태를 불문하고 소비자에 대한 가장 큰 유인책이 되어왔다. 이는 곧 점유율 확대로 이어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까지 연결될 수 있는 모멘텀이다.

 

MD의 중요성은 본원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새로운 관점은 아니지만 유행이 빠르고 트렌드를 잘 타야 하는 영패션 특성상 그 역할이 더욱 커졌다. 소수의 브랜드로 구성되어 있는 명품이나 교체 사이클에 따라 움직이는 가전 등의 카테고리와는 MD의 성격이 다소 다를 수 있다. 식상하지 않으면서 집객할 수 있는 브랜드를 빠른 호흡으로 발굴하고 육성하는 능력에 따라 업체별 성과가 차별화될 것이다.

[자료출처] 미래에셋증권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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