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 52시간제 개편 검토

고용노동부,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 발표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제도 활성화 방안 마련
연장 근로시간 노사 합의로 ‘주’에서 ‘월’ 단위 관리
임금체계 개편 ‘한국형 직무별 임금정보시스템’ 구축

TIN뉴스 | 기사입력 2022/06/23 [15:09]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공약 중 하나였던 주 52시간 근로제도를 포함해 대대적인 노동시장 개혁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23일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 브리핑을 통해 실체를 공개했다. 

 

이번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은 주 52시간제 운영 방법과 이행수단을 현실에 맞게 손질하고 장년 근로자가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근로시간 유연화와 임금체계 개편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번 추진방향에서 최대 관심사는 바로 ‘주 52시간 근로제’다. 

주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주 최대 52시간제’는 2018년 여·야 합의로 도입해 2021년 7월 1일부터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되면서 전면 시행됐다. 시행 이후 근로시간이 급격히 줄었지만 기본적인 제도 방식을 그대로 유지해 현장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같은 지적을 보완코자 지난해 4월부터 시행 중인 ‘유연 근로제’는 절차와 요건이 복잡해 활용율이 10%에도 못 미쳤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은 1,928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의 1,500시간대보다 여전히 많다. 반면 산업 현장에서는 근로자들이 주 52시간이 넘게 일할 수 있는 ‘특별연장근로’를 불가피하게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브리핑에서 “고용노동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개혁을 추진해 지속가능하고 미래지향적인 노동시장을 구축해 나가겠다”며 “‘주 최대 52시간제’의 기본 틀 속에서 운영 방법과 이행 수단을 현실에 맞게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근로시간과 관련해서도 “실근로시간 단축과 근로자 휴식권 강화 등을 위한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적립 근로시간의 상·하한, 적립 및 사용 방법, 정산 기간 등 세부적인 쟁점 사항을 면밀히 살펴 제도를 설계하고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 기간을 확대하는 등 제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정부가 가장 먼저 칼을 댈 부분이 바로 ‘주 52시간 근로제’의 초과 근로 관리 방식(단위)이다. 현행 주 단위(12시간)에서 노사가 합의할 경우 ‘월 단위’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정식 장관은 “주 단위 초과 근로 관리 방식은 주요 선진국에서도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해외 주요국은 기본적으로 노사 합의에 따라 선택권을 존중하고 있다”면서 “현재 ‘주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 근로시간을 노사 합의로 ‘월 단위’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등 합리적인 총량 관리 단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근로시간제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 40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주 단위)을 더해 주 최대 52시간이다. 하지만 월 단위로 연장 근로시간을 변경할 경우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최대 52시간을 넘기지 않으면 어떤 주에는 주 44시간(연장근로 4시간)만 일하고, 어떤 주에는 주 60시간 근무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선택적 근로시간제’도 비슷한 방식으로 전환돼 정산 기간이 현행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근로자가 자유롭게 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정산 기간이 3개월로 바뀌면 3개월 평균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을 넘기지 않는다면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배분하고 활용할 수 있다.

 

◆ 새롭게 도입하게 될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는 업무량이 많을 때 초과 근무를 하고, 초과 근로시간을 저축한 뒤 업무량이 적을 때 휴가 등으로 소진하는 제도다. 즉 일감이 많을 때 업무를 연장하고, 일감이 없을 때는 쉴 수 있도록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 정부는 연공형 임금체계도 개편한다. 해만 바뀌면 자동으로 임금이 오르는 연공급, 호봉제 등의 나이 중심의 임금 체계를 역할과 직무, 성과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고성장 시기 장기근속을 유도하는데 적합했지만, 과도한 연공성은 저성장 시기, 노동시장에서 이직이 잦아지는 시대에는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켜 고령 근로자의 고용불안을 초래하고, 성과와 연계되지 않은 보상시스템은 공정성을 둘러싼 기업 구성원 간의 갈등을 일으킬 우려가 높다는 지적에서다.

 

이정식 장관은 “인구구조, 근무환경, 세대특성 등 시대적 변화를 반영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임금체계를 준비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임금체계는 연공(여러 해 근무한 공로)성이 강해 근속 30년 이상 근로자의 임금은 근속 1년 미만 근로자의 2.87배에 달한다”며 “불과 3년 뒤인 202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5%로 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이 예상되는 만큼 장년 근로자가 더 오래 일하기 위해서는 임금체계의 과도한 연공성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고령사회 대비…미래 노동시장 연구회, 

4달간 운영 입법·정책과제 마련

 

고용노동부는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청년, 여성, 고령자 등이 상생할 수 있는 임금체계 개편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국형 직무별 임금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개별 기업에 대한 임금체계 컨설팅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다음 달 중 전문가로 구성된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를 만들어 4개월간 운영하면서 구체적인 입법·정책과제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고령자의 계속 고용을 보장하기 위한 임금피크제와 재고용 제도와 관련해 고용연장 시행 시점이나 재고용 대상 선정과 근로조건 조정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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