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비즈니스는 환경보호 위한 도구”

파타고니아, ‘1% for the Planet’(매출의 1% 지구보호에 사용)

TIN뉴스 | 기사입력 2021/04/01 [09:33]

파타고니아 코리아,

작년 국내 환경 NGO 28곳에 1억8,000만원 지원

 

 

환경보호 기업의 대명사 ‘파타고니아(Patogonia Inc.)’. 

파타고니아의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의 저서이자 파타고니아 직원들의 필독서이기도 한 <파타고니아-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책 표지에는 “지구가 목적, 사업은 수단”이라는 글귀가 분명한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함축하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총 420여 페이지 분량 중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다룬 챕터에서 맨 처음은 제품 디자인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뒤를 이어 생산, 유통, 마케팅, 재무, 인사, 경영 그리고 환경 철학 순이다. 핵심 가치 역시 ▲품질(Quality) ▲진실(Inte grity) ▲혁신(Not Bound Conventio n) ▲환경보호(Environmentalism)이다.

 

환경 철학이 최우선순위일 것 같지만 의외다. 바꾸어 말하면 환경 철학이 앞선 모든 철학의 근간이자 기본이라는 의미이고 동시에 앞서 모든 철학이 제대로 지켜져야만이 환경 철학을 지속적으로 안정적으로 추구할 수 있다는 창업자와 임직원들의 공감대 때문이다.

 

이는 “모든 비즈니스는 환경보호를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파타고니아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파타고니아의 철학에 대해 직원들도 공감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굉장한 자긍심과 회사의 방침을 신뢰하고 진정성을 느끼고 있었다.

 

㈜파타고니아 코리아(대표 존패트릭콜린스) 입사 후 현재 환경팀을 2년째 이끌고 있는 김광현 팀장의 입을 통해 궁금증을 풀어봤다.

의류기업인 파타고니아의 핵심 코어는 생산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우선 2025년까지 합성소재를 100% 리사이클 소재로 전환하고, 천연섬유를 사용하되 리사이클 면이나 소재로, 새로운 소재의 섬유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폴리에스터 재성섬유 비중을 늘리고, 현재 전 제품 라인에서의 70~80%인 재생섬유 비중을 2025년까지 10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순환형 생태계 구축이다. 의류산업은 기업이 옷을 만들고 이를 소비자가 구입해 입고 버리는 선형 구조. 하지만 파타고니아는 기본적으로 재생섬유를 옷을 만들면 소비자가 구매해 입고 버리면 이를 다시 회수해 재생의류로 재탄생시키는 순환형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파타고니아의 서플라이어들도 ▲품질(파타고니아가 요구하는 기준) ▲사회적 책임(공급업체 노동자 및 제조여건) ▲환경적 책임(공급업체 공장 환경 영향) 등의 방침을 준수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미국 본사가 모든 생산과 공급망을 관리·감독한다. 공장들이 방침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만약 미흡하다면 보완·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에 대해 김광현 팀장은 “생산 및 협력사(공장)에 대해 본사를 제외한 해외 지사들은 절대 관여할 수 없다. 지사까지 생산에 관여할 경우 협력사들에게 압박과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본사로 일원화하고 있다. 그 때문에 국내 협력사들 사이에서는 ‘젠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협력사들과 함께 오랜 시간 파트너십을 이어나가며 상생한다는 파타고니아의 경영 철학이기도 하다. 때문에 파타고니아와는 파트너가 되기도 어렵지만 한 번 맺은 파트너십은 깨기도 어렵다.

한편 파타고니아의 운영 방식은 직영점과 홀 세일이다. 미국, 일본, 호주 등 대부분이 두 가지 방식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파타고니아 코리아는 예외다. 총 국내 매장 47곳 중 직영점 내지 대리점은 4~5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백화점에 입점해 있다. 사입 대신 판매 공간을 대여해주며, 대기업이 유통망을 갖고 있는  독특한 한국의 유통구조 때문인데. 

 

이는 해외 지사 운영의 목적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각 지역별·국가별 상황에 맞는 비즈니스와 직면한 환경 이슈 등을 감안해 기본 방침을 따르되 이러한 유통 구조 등 상황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물론 매장 하나를 오픈 하더라도 본사와 긴밀하게 논의하고 인테리어 등 모두 본사 지침을 따른다. 이는 파타고니아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대리점 점주나 판매 직원 역시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살필 후 채용하고, 채용 후에도 환경 관련한 교육은 물론 지사가 추진 중인 각 종 환경보호 활동에도 동참시키고 있다.

 

환경팀, 여타 기업에선‘천덕꾸러기’

파타고니아에선 매출만큼 귀한 존재

 

 

여느 기업에선 단순한 이벤트성 업무, 돈만 쓰는 존재로 치부될 수 있는 환경팀이 파타고니아에선 매출만큼 귀한 존재다. 때문에 단순히 매출만 잘 낸다고 해서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없다. 반드시 환경적인 성과가 함께 따라주어야 한다. 때문에 환경 성과에 대한 평가는 냉혹하고 구체적인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야만 한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에서 환경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댐 철거를 촉구하는 환경단체에 우리가 지원했다면 결과적으로 댐 철거로 이어졌느냐가 성과를 가늠하는 척도다.

 

파타고니아 코리아는 본사의 ‘1% for the Planet(글로벌 매출의 1% 지구보호에 사용)’ 방침에 따라 지난해 국내 28개 환경 NGO에 1억8,000만원을 지원했다. 특히 지원한 환경 단체 대부분이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소위 과격한 강성 단체들이다. 일반 기업들로서는 지원(의류 지원 및 후원 등)이 꺼려지는 곳들이다. 반대로 파타고니아에겐 1순위 지원 대상이다.

 

김광현 팀장은 “환경단체 설립 목적 자체가 기업과 정부의 견제다. 하지만 일반 기업들은 이런 성향의 단체들을 지원을 망설이게 된다. 혹여 정부와의 사업이나 교감에서 자칫 불이익이나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이러한 성향의 단체들을 지원함으로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환경 문제 해결과 환경보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직원들의 환경 시위 참여 적극 권장

 

그렇다면 파타고니아의 신입사원 채용은 특별하지 않을까?

이에 대해 김광현 팀장은 “교육을 통해 사람의 성향을 쉽게 바꿀 수 없다. 때문에 채용 시 환경보호 관련을 경험이 있는지, 이 사람이 브랜드와 매칭 되는지, 일에 대한 커리어 등을 면밀하게 살핀다”고 말했다.

 

또한 “재무, 고객상담, 상품관리 등 팀마다 업무는 다르지만 자신들이 매일 하고 있는 업무가 궁극적으로 환경보호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공감하며 임직원 모두가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원들의 환경 운동 참여는 업무 중 하나로 인정된다. 휴가를 낼 필요 없이 출장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김광현 팀장은 “이런 것들이 가능한 건 결국 내부적인 문화와 공감대 때문이다. 일반 기업들은 열심히 해봐야 이벤트, 어차피 가짜라고 생각한다. 단순 마케팅. 우리는 이렇게 하지 않는 걸 직원들이 잘 알기 때문이다. 결국 진정성의 문제다. 우리는 직원 모두가 환경보호가 최우선이고 실제 그렇게 하고 있다는 신뢰와 믿음 그리고 우리의 모든 업무 하나하나가 이러한 환경보호에 직접 이바지하고 있다는 자긍심에서 출발한다”고 말해다.

실제 제품 디자인과 기획 시 소재 및 디자이너는 내년도 환경 이슈가 무엇이고, 여기에 맞추어 소재와 컬러를 선택한다. 결국 환경과 연관지어진다.

 

“돈 벌러 왔으면 물건만 

잘 팔면 되지. 환경 운동은 왜?”

 

파타고니아 코리아는 이러한 비난과 질문을 자주 듣는다.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니다. 한국에서 들어와 제품만 잘 팔고 매출만 내면 된다.

 

지사가 굳이 모험할 필요가 없다.

사실 2013년 처음 파타고니아 코리아가 설립될 당시만 해도 요즘처럼 환경보호에 대한 활동이 활발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파타고니아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게 파타고니아 코리아에게 그 같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조심스럽다.

 

100% 미국 본사의 자회사이지만 정부를 의식하지 않을 순 없다. 

김광현 팀장은 “우리는 환경 이슈를 선택함에 있어 조심스럽고 단계적으로 접근한다. 기본적으로 환경 문제는 정치적일 수밖에 없고 찬반이 갈린다. 그래서 공감대가 많은 부분을 선택하되 불가피하게 한 쪽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환경보호 쪽에 선다. 사실 미국 본사 역시 이 같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환경 관련해 반대편인 공화당은 돈이나 벌지 왜 이런 걸 하느냐고 비판을 한다. 반대로 환경보호에 찬성하고 관심 있는 젊은 진보세력은 우리를 지지한다. 그만큼 브랜드의 로열티가 강하다”고 말했다.

 

결국 파타고니아는 이런 길을 계속 가다보면 매출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실제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매장은 6개월 이상 문을 닫아 매출이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의 매출은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매출 성장률이 높다. 

실제 2013년 국내 설립 이후 2015년 22억7,559만원이던 매출은 2016년 124억1,619만원으로 약 6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후 꾸준히 성장해 2020년에는 427억7,761만원으로 5년 새 매출이 20배(약 1,779.8%)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이러한 급격한 매출 성장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대신 자연스럽게 지속적인 비즈니스를 우선시한다. 사실 여타 브랜드처럼 핫한 아이템을 잔뜩 생산하고 마케팅으로 브랜드를 띄운 후 전국의 매장 수를 늘렸다면 지금보다 매출은 더 많이 늘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파타고니아의 선택지에는 없다.

김광현 팀장은 “우리는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중요하다. 이제 한국에서 창업한지 7년 정도다. 미국 본사에 비해 아직 미숙하지만 하나하나씩 단계적으로 쌓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품질이 못 받쳐주면 

가치 소비는 일회성으로 그친다”

 

“환경 문제는 당장 내 스스로가 불편함을 느껴야 만이 관심을 갖게 된다. 우리의 경우 미세먼지, 황사는 직접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전 국민들의 중요한 환경문제로 인식된다. 하지만 기후위기에 대해서는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은 현재 기후위기를 직접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와는 인식이 다르다. 다행히 고객과 국민들의 환경 이슈에 대한 호응도가 5년 전보다는 매우 높아졌다.”

김광현 팀장은 “앞으로 기업이 환경 이슈에 대해 얼마만큼 잘 대응해 나가는지를 고객들이 지켜볼 것이며, 많은 우리 기업들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환경보호에 앞서 가장 중요한 건 품질, 즉 ‘최고의 제품(Build the best products)’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최고의 제품은 기능이 뛰어나야 하고, 수선이 용이해야 하며, 무엇보다 내구성이 월등해야 한다.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몇 세대에 걸쳐 입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 또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곧 지구를 되살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너무나 기본이기에 품질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는다는 파타고니아.

김광현 팀장은 “제품 품질과 디자인이 안 좋으면 고객은 언제든지 떠나간다. 사람들의 가치 소비는 지속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고객은 제품가격의 50%를 좋은 일에 사용된다고 하면 일종의 기부로 생각해 한두 번 정도 기꺼이 가치 소비를 한다. 하지만 제품이 별로면 다시는 구매하지 않는다는 것.

 

김광현 팀장은 “우리 역시 환경보호를 우선순위로 하고 있지만 우선적으로는 제품이 월등해야 한다. 품질 관리와 소재개발, 디자인에 대해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우리 역시 부족한 점은 있다. 100점은 아니다. 대신 계속 품질관리를 위한 내부 기준을 높이고 품질과 디자인 등의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다행히 미국 본사를 비롯해 모든 지사에는 훌륭한 디자이너, 원단 전문가 등의 인재들이 일하고 있고,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도 궁극적으로 국내 환경단체의 든든한 지원처가 되는 것이 목표다. 동시에 우리의 모든 전략과 방침 등 모델이 다른 기업들에게 조금씩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러한 배경에서 브랜드 고객 충성도는 매우 탄탄하고 높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충성고객들을 더욱 늘려나가면서 매출이 안정적으로 갈 수 있는 것이 우리의 또 다른 숙제”라고 덧붙였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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