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갈길 먼 ‘중국산 FDY 반덤핑 조치’

화섬협회, 산자부 무역위에 반덤핑 정식 제소 신청

TIN뉴스 | 기사입력 2020/10/25 [20:25]

국내 대비 20% 마진 감안

…최소 30%이상 돼야 수입억제 효과 기대할 수 있어

 

 

국내 화섬업계가 국내 폴리에스터 원사 시장 붕괴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는 중국산 폴리에스터 완전 연신사(이하 ‘FDY’, HS Code: 5402.47.0000)에 대해 반덤핑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국화학섬유협회(회장 김국진, 이하 ‘화섬협회’)와 해당 화섬업체, 회계법인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에 중국산 폴리에스터사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신청했다.

 

과거 개별 화섬업체들이 제소해 대응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화섬협회가 직접 나섰다.

또 과거 중국·대만·말레이시아산 POY(폴리에스터 장섬유 부분 연신사)와 DTY(폴리에스터 연신 가공사)에 대해 반덤핑 제소 또는 관세를 부과한 적이 있지만 FDY는 처음이다. 특히 2007년 무역위원회의 POY에 대한 반덤핑 조사 착수 후 2008년 2.97~6.26% 덤핑방지관세를 5년간 부과하기로 최종 결정, 다시 2012년 2년간 연장됐다. 

 

다시 재연장을 추진했으나 덤핑관세가 부과된 중국산 원사를 수입해 POY를 생산하는 국내 연신가공사협회가 원가상승을 우려해 반대에 부딪혀 재연장은 무산됐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POY를 생산하는 업체가 많지 않은데다 중국산 대비 경쟁력이 떨어져 중국산 POY가 대량 유입되고 있다.

 

폴리에스터 장섬유는 ▲폴리에스터 재봉사 ▲폴리에스터 강력사 ▲폴리에스터 DTY ▲폴리에스터 POY ▲폴리에스터 FDY ▲기타 폴리에스터 ▲폴리에스터 복합사 또는 케이블사 등 총 7개 품목으로 분류된다. 이 중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인 폴리에스터 FDY는 80~90% 정도가 의류용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산 FDY 량이 폭증하면서 국내 화섬산업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

 

화학섬유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FDY 수입량은 지난해 5만7,750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약 90% 이상을 차지하며, 국내 화섬사 시장에서 60%를 점유하고 있다. 가격 역시 전년대비 20% 이하로 떨어져 국내 수요처들은 국내산 대신 중국산 선호도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빌고 올해 상반기 중국산 FDA 수입량이 전년동기대비 4%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전체 수입량의 90%를 상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수요와 공급망 붕괴로 인한 수요 감소일 뿐 중국산 수입 비중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특히 올 상반기 베트남산 FDY가 전년동기대비 302%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중국산이 감소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반덤핑 제소 앞두고 중국 눈치 보는 정부

무역위, 반덤핑 부과했다 

타 품목 역풍 맞을까 ‘노심초사’…4~5%선 제안

 

 

그러나 이번 반덤핑 제소가 그리 순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반덤핑 부과 여부 결정의 키를 쥐고 있는 무역위원회가 통상 마찰을 의식해 중국의 눈치를 살피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우리 정부가 중국산 마늘에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취했다가 중국 정부가 한국산 휴대폰과 폴리에틸렌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는 보복 조치를 내리면서 역풍을 맞은 바 있다. 더구나 당시 한중 FTA 제11차 협상이 마무리되고 연내 협상 타결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반덤핑 제소를 위한 조사를 진행하기에 민감한 시기이기도 했다. 

 

무역위원회로서는 중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혹여 폴리에스터 FDY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또 다시 다른 품목으로 불똥이 튀는 것 아닌지 역풍을 우려한 무역위원회가 통상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화섬업계의 손을 들어줄지도 미지수다.

 

만약 무역위원회가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더라도 중국 정부가 막강한 경제력과 파워를 앞세워 협의를 제안해올 것이 뻔하다. 바로 ‘프라이스 언더테이킹(Price Undertaking)이다. 경제 덤핑 혐의를 받고 있는 수출업체가 덤핑으로 인한 피해를 없앨 만큼의 가격 조정을 약속하는 행위를 말한다. 

 

중국 정부가 WTO 등을 앞세워 “우리와 상의해서 적정한 가격에 수출하겠으니 덤핑까지는 가지 말자”라는 식의 협의를 제안하며 우리 정부를 압박할 것이다. 만약 우리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역으로 다른 품목에 똑같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역공하면 타 산업에 미치는 파장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연유로 그동안 무역위원회는 화섬업계의 요구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오히려 화섬업계에 4~5% 정도의 관세율의 절충안을 제안하며 “중국산에 대한 반덤핑 부과 요구는 해당 품목의 경우 경쟁력이 없고 오히려 국가적 손실이 더 크다”면서 “업계의 어려움을 알지만 다른 파장이 예상되니 자제해달라”는 입장을 내왔다. 

 

이에 대해 화섬협회와 업계는 “덤핑 마진율 20%에 4~5%는 사실 흉내만 내는 수준이다. 단순히 부과했을 때와 안 했을 때 차이가 없다. 중국산이 우리보다 싸고 4~5% 부과해도 여전히 11% 정도 가격이 싼데 수입 억제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

 

즉 덤핑 마진율 20%에 기본 관세 8%, 덤핑 마진 고율관세를 포함해 30% 수준의 고마진 관세를 부과해야 중국산 수입 억제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무역위원회가 과연 업계의 요구대로 반영할지 아니면 중국과의 통상 마찰을 우려해 또 다시 절충안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덤핑관세 부과가 확정되기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린다.

최종 결정까지 통상 최소 1년이 걸리고 6개월 연장까지 가능하다. 일단 무역위원회에 제소 신청이 접수되면 무역위원회는 세계무역기구(WTO) 반덤핑 협정 및 관세법령에 따라 국내생산자, 수입·수요자, 공급자에 대해 서면조사, 이해관계인 회의, 공청회, 국내 현지실사 등 반덤핑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무역위원회는 국내 산업 시장점유율 하락, 수익 감소 등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판정하면 최종 판결 결과를 기획재정부장관에게 통보하고 기획재정부장관은 조사 개시일부터 12개월 이내(6개월 연장 가능)에 덤핑방지관세 부과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올해 내에 조사 결과와 최종 판결이 난다 해도 적어도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에나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가 결론지어진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섬유패션산업 발전과 함께하는 경제전문 언론 TIN뉴스 구독신청 >

이 기사를 후원하고 싶습니다.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후원금은 인터넷 신문사 'TIN뉴스' 발전에 쓰여집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포토뉴스
H&M, ‘버려진 폐기물의 재탄생’
1/5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