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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원단 전투복 이제 그만”
국방섬유 국산 원단 사용 의무 법제화 추진
기사입력: 2020/07/20 [09:53]  최종편집: TIN 뉴스 이 기사 후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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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홍석준 의원 방위사업법 개정안 대표발의

섬산련 주도 국방섬유 국산화 추진위원회 발족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주도로 ‘국방섬유 국산화 추진위원회’가 발족되며 국산 원단 사용 의무 법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1년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주도로 국방섬유의 국산화 원단 사용 법제화를 추진했으나 불발한 이후 9년 만이다.

 

청와대 국민 청원 글로 촉발된 ‘국방섬유 국산화’ 추진은 이에 공감하는 주요 면방, 화섬업계가 나서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25일 미래통합당 홍석준 의원(대구 달서갑)은 국내 국방소재 산업 보호와 육성을 위한 ‘방위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방위사업법 제19조에서 방위사업청장으로 하여금 국내에서 생산된 군수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방위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국내 방위산업을 보호·육성하자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현행법은 국내에서 생산된 군수품의 소재에 대한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외국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국내에서 최종 생산되면 우선 구매되고 있다. 그 결과 저가의 수입산 소재가 군수품에 사용되면서 국방소재시장을 수입산이 장악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홍 의원이 대표발의 한 방위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무기체계를 제외한 군복과 같은 군수품의 경우 국산 소재를 사용하여 국내에서 생산된 물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가 간 무역이 활발한 섬유업종의 경우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진 상태에서 국내 산업 공동화 방지 정책이 시급하며 대한민국 경제 활성화와 국방 소재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법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현행 방위사업법은 국내에서 생산된 군수품 우선 구매를 명시했지만 소재에 대한 규정이 없다. 여기에 방사청의 최저가 입찰 제도까지 더해지며 중국 등 해외에서 값싼 생지를 들여와 염색 및 봉제 등 후공정만 국내에서 이뤄지는 실정이다.

 

홍 의원은 “유사 시 군수품 생산에 필요한 소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최종 생산품 뿐 아니라 국방 소재 생산과 관련한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것도 국방전력 유지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2014년 중국산 원단이 주로 사용되던 성조기에 자국산 섬유 사용을 의무화한 데 이어 2017년부터는 군수품 원부자재 구매 시 미국산 구매를 우선하고 예외적용을 제한하는 ‘미국산 우선구매법’ 적용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일본 역시 제복의 경우 조달시장에서 외국산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국방섬유 국산화 추진위원회는 21대 국회 국방위원들을 집중 설득해 방위사업법의 관련규정 개정에 힘쓸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경찰복, 소방복, 공공기관 유니폼에까지 국산 소재 사용을 촉구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피복류 조달규모가 연간 6,000억원에 달하는 국방 분야는 물론, 경찰·소방·우정청 등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시장을 합치면 1조원 규모의 시장이 열린다고 내다보고 있다.

 

추진위원회는 지난 9일 세종호텔에서 첫 회의를 열고 군 피복류 원자재 국산화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효성티앤씨㈜,  ㈜휴비스, 태광산업㈜, 티에이케이텍스타일㈜, 삼일방직㈜, 대한방직㈜, 일신방직㈜, 전방㈜ 등 8개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방위사업법 개정과 국방섬유 발전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국회와 관계부처를 직접 접촉해 국방섬유 관련 연구개발, 조달절차 개선, 군 피복류나 장구류에 대한 예산확보를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특히 군 전투복에 국한해 생지를 수입해 국내에서 염색 및 봉제공정을 제한하고 있을 뿐 전투복이 아닌 군복은 이러한 규정도 적용되지 않아 군복 원단이 중국산에 의존하는 위험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우선 현행 방위사업법을 개정해 입법화하는 방안에 최우선적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해 나기기로 했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방위원회 위원들을 상대로 현행 방위사업법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여기에 미국의 군복 등의 전략물자 정책을 국내에 도입하는 안도 논의됐다. 

 

전략물자, 최저입찰제 도입 후

군납 가격 하락 및 출혈 경쟁 촉발 

 


이날 추천위원회에서도 조달청 입찰 시 내정가의 50% 밑으로 응찰하는 과당 경쟁을 지양함으로써 정상 가격에 군복을 공급할 것을 결의했다. 이는 최저입찰제 도입으로 인해 전투복 원단 및 부자재, 최종 전투복 봉제까지 기존 수의계약과 달리 납품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전투복 등 전략물자의 품질 및 군납 업체들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나름 기술력과 제조능력을 가진 섬유업체들은 군납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군납은 납품과 동시에 대금이 즉시 입금되는 소위 ‘캐시 카우(Cash cow)’다. 3~6개월짜리 어음결제에 익숙한 섬유업체들로서는 납품 즉시 입금되는 군납은 매력적이다. 여기에 매년 군 계획에 맞춰 미리 내년도 수요물량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도 메리트다.

 

그러나 군납 선정 방식이 기존 수의계약에서 최저입찰제로 바뀌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국방부는 군 전투복 등 피복류 등의 전략물자의 납품 계약방식을 기존 90% 품질, 10% 가격 선정 방식에서 조달청으로 업무를 이관하면서 ‘최저 낙찰제’로 변경했다.

 

군납 비리 근절과 국방부의 품질 개선 요구를 수용해 군납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지원체계 업무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2017년 7월부로 전략체계물자의 80% 이상의 구매 및 조달 업무를 주무부처인 방위사업청에서 조달청으로 이관하면서 ‘최적 낙찰제’를 도입했다.

 

조달청은 계약전문성을 발휘해 국방상용물자 구매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제품의 다양화를 통해 군 장병의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특히 수의계약 비중이 높은 품목에 대해 단계적으로 일반경쟁을 확대하고, 다수공급자계약 제도를 활용해 물품별 다수업체 선정을 통해 물품을 다양화시키겠다는 계획도 내걸었다. 물론 수의계약 시절 주로 보훈단체가 독점하던 군납의 비중이 줄어들고 민간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최저 입찰제는 오히려 군납업체 간 출혈경쟁만 부축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육군 보급용 전투복은 4만4,000원인 데 반해 미군은 8만8,000원으로 2배다. 특수부대용 전투복은 국군이 6만6,000원이지만 미군은 60만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최저 입찰제 도입이 결정된 직후 군 관계자들은 “가격 때문에 품질을 포기했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국내 아웃도어 업체인 T사의 경우 최저입찰제 도입 이전 일반 군납 업체보다 1만원 이상 높은 입찰가를 제시했음에도 우수한 품질로 선택을 받게 됐고, 이후 특수 부대에 보급되는 특수전투화를 독점 공급하게 됐다. 그러나 이후 최저 낙찰제 도입 이후 기존 납품가격보다 약 3만원 정도 줄면서 고민에 빠졌다. 

 

지난 6월 18일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2020년 하계용 전투복’ 개찰이 진행됐다. 최종 16개 군납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했다. 발주 품목은 육군 사계용 상·하의전투복과 여군 임부복으로 각각 5만478원, 3만2,890원이었다. 

 

개찰 결과, 16개사 중 가장 적은 금액(11억4,589만원으로)을 써낸 ‘HL사’가 최종 낙찰됐다. 이는 방위사업청이 공고에서 밝힌 예정가격(12억9,610만2,095원)보다 1억5,021만2,095원 적은 금액이다. 적격심사제 즉 최저가 입찰자 순으로 심사했다. 결국 가장 적은 금액을 써낸 군납업체가 선택을 받았다.

 

이와 함께 ‘2020년 하계용 디지털 전투복지(원단)’ 입찰에서도 총 5개사가 참여해 이 중 B사가 투찰단가로 3,112원, 투찰 수량으로 80만MR을 써내 낙찰됐으며,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가격(3,289원)을 제시한 K사가 투찰수량으로 제시한 170만MR 중 최종 167만8,032MR이 낙찰됐다. B사가 투찰 수량을 적게 내면서 K사가 함께 수량을 분담하게 된 셈.

방위사업청이 공고에서 밝힌 예정단가는 3,576원이며, 수량은 247만8,032MR이었다.

 

본지는 하계용 전투복지(원단) 기준으로 2018~2020년까지 전투복 원단과 해병 및 해병대원단의 낙찰가격을 비교해봤다. 

▲2018년 하계용 전투복 원단(낙찰가격 3,660원) / 하계용 전투복 해병 원단(낙찰가격 3,421원) ▲2019년 하계용 전투복 원단(낙찰가격 3,476원) / 하계용 전투복 해병대용 원단(낙찰가격 3,484원) ▲2020년 하계용 전투복 원단(낙찰가격 2,627원) / 하계용 전투복 해병대용 원단(낙찰가격 3,350원)으로 집계됐다.

 

하계용 전투복 원단의 경우 2018년 3,660원에서 2020년 2,627원으로 1,033원이 내려갔다. 하계용 해병대 원단은 2019년 3,484원에서 2020년 3,350원으로 134원이 내려갔다.

 

앞서 언급했듯 사실상 출혈 경쟁이다.

여기에 군납업체로 등록되면 군납 수주 금액에 따라 ‘최소기술인력’을 유지해야 한다. 군납 가격은 내려가고 대신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만 올라가는 상황.

1억원 미만 수주 금액의 경우 직접 생산 최저기술인력은 최소 7명이다. 7명에 대한 인건비를 포함해 원단과 부자재 그리고 염색, 봉제까지 하청을 맡기면 정작 군납업체 손에 쥐는 마진은 얼마나 될까? 결국 현실적인 선택지는 중국산 등 저가 원단이나 원부자재 사용이다.

 

이와 관련해 前 국방부 물자관리담당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산화 원단 사용 의무화를 법제화할 경우 현행 최저낙찰제 입찰 방식에서 어느 정도 생산능력과 인력을 갖춘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아니면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자칫 몇몇 국산 원단 생산업체로 군납 시장 진입이 제한적일 수 있어 여타 중소기업들이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와 반발을 중재할 수 있는 대안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과거에도 국산 원단 사용에 있어 과연 어디까지를 국산으로 인정할 것이냐 그리고 이를 국산인지를 어떻게 입증하고 확인할 것이냐의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대안도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군이 요구하는 스펙은 늘어나는데 정작 제작 가격은 반대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마진을 포기하면서까지 국산 원단 사용을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국산 원단 사용 의무과 함께 현행 최저낙찰제 방식의 개선 그리고 당초 군납업체 간 품질 경쟁을 통한 전투복 등의 품질 향상을 위한 대안도 함께 뒷받침해주어야 할 것이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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