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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의 호언장담 “뜻대로 안 되네”
美 제조기업, 무역정책 장기화될수록 해외 이탈 가속화
기사입력: 2020/02/24 [11:03]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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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중 무역전쟁으로 제조기업의 리쇼어링 늘어난다”

美 제조기업, 중국 대신 불확실성이 적은 타 국가로 생산거점 이전

 

 

“미·중 무역 전쟁이 미국 제조업의 본국 회귀(Reshoring)로 이어질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수를 꽂는 한 편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홍콩중문대학교 경영대학원 의사결정과학 및 관리경제학과 우징 조교수와 박사과정 한먀오저, 싱가포르국립대학교 경영대학원 금융학과 벤 샤로엔웡 조교수가 공동으로 발표한 ‘돌아오지 않는 제조업: 불확실한 무역 및 경제 정책이 미국 공급 체인 네트워크에 미치는 영향(Not Coming Home: Trade and Economic Policy Uncertainty in American Supply Chain Networks)’ 보고서다.

 

보고서는 현 미국 행정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과 일자리를 다시 미국으로 되찾아 오겠다는 공약을 이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자신의 경제성장 계획에 따라 투자 유치 및 제조업의 국내 회귀가 가능할 것으로 자신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대로 되지는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분기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해 현재의 미중 무역전쟁을 시작했고, 양국 간 분쟁은 이후로 심화됐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1월 양국이 1단계 합의에 서명하며 일단 가라앉은 상태다. 

 

보고서 작성자인 우 교수는 “무역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협상에 대해 강경과 온건 사이에서 태도를 바꿔 가며 복합적인 메시지를 무수히 보낸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기존의 학술 연구와 정책 토론은 관세가 글로벌 가치 체인에 미치는 영향에 중점을 두었을 뿐, 무역과 다른 경제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생산 결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적 연구는 드물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불확실성이 존재할 때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기업들이 대체 공급자와 고객을 찾는 등 다각화를 통해 불확실성을 낮추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한편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불확실성 때문에 해외 투자에 대한 의욕이 꺾인 기업이 생산 네트워크를 더 익숙한 환경인 자국으로 옮길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을 여러 유형으로 나누어 이 불확실성과 기업의 글로벌 가치체인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정부 보조금, 관세, 수입세, 수입규제 등의 도입에 따른 미국 무역정책의 불확실성 ▲세법과 통화 및 재정정책의 변화에 따른 무역과 무관한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해외 특정 국가(중국)를 타깃으로 한 조치 때문에 발생한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등 총 3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무역의 불확실성은 기업이 실제로 생산 네트워크를 자국으로 옮기는 데 기여했는지를 알아보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우 교수는 “자국이 더 안전하기 때문에 생산 네트워크를 자국으로 다시 옮길 것이라는 가설과는 반대로 미국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미국 기업의 생산 공정이 해외로 쏠리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공급자의 비중이 해외 공급자에 비해 감소했다. 이는 주로 해외 공급자 관계의 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 교수는 “이런 제조업의 비회귀 현상은 미국 기업의 생산 네트워크를 다시 미국으로 이전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목표와 상충하는 대목이다”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지수를 이용해 2003년 4월~2018년 12월까지 공개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진 미국 기업을 모두 조사했다. 그 결과, 이 지수는 대선(대통령 선거), 9/11 테러, 2011년 채무 한계 논란 그리고 재정 정책에 대한 기타 중요 논란이 있을 때 높이 치솟았다.

 

우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가장 중요한 결과는 미국 기업들은 경제성장과 정책의 불확실성에 직면했을 때 불확실성이 실제 상황으로 이어지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나서 국제 공급체인을 조정한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하며 “최근 미중 무역전쟁 사례에서는 무역전쟁 개시 문서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2018년 3월 22일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유세가 시작된 2015년 6월부터 미국 기업들의 공급 체인 조정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서 3가지 유형 중 해외 특정 국가(중국)를 타깃으로 한 조치 때문에 발생한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의 경우 미국 기업들은 중국에 집중된 경제적 위험을 피해 다각화를 모색하며 공급체인을 불확실성이 적은 지역으로 이전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다국적 에너지 기업 ‘셰브론(Chevron Corporation)’은 2018년 사이 중국의 몇 안 되는 석유산업 관련 기업과 영업 관계를 중단했다. 동시에 셰브론은 연료 에너지 기업인 SPX와 DXP를 포함해 미국 내 약 185개 공급자와도 영업을 중단했다.

대신 베트남, 콜롬비아, 스페인, 스리랑카를 포함한 다른 국가의 공급자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패션 리테일러 L Brands, Marriott International, Dana Holding과 같은 미국의 다른 주요 기업들도 중국이 아닌 해외의 공급자 비중을 2014년~2015년 사이에 166% 증가시켰다. 대부분 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기업이었다.

 

우 교수는 “미국 기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높은 비율로 자국 내 공급자 베이스를 줄이고 해외 공급자를 더 늘리는데 노력하고 있다. 그 사이 트럼프 정책으로 영향을 받은 중국은 미국 기업의 주문 수주 성장률이 낮아졌으며, 반대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시아와 브라질, 칠레 같은 남아메리카의 불확실성이 낮은 국가들에서 생산이 증가되는 혜택을 누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美 기업, 사업 환경 불확실성에 더욱 민감

애플, 2014~2018년 자국 공급자 비중 27%까지 축소

 

이번 연구에서는 생산 체인이 더 복잡한 기업과 미국 내 사업 환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업일수록 예방 조치를 취하고, 실제 무역 분쟁이 발생하기에 훨씬 앞서서 생산 네트워크를 다른 곳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 또한 밝혀졌다. 

 

실례로 미국의 다국적 테크기업 ‘애플’(Apple)은 2014년 국내 공급자 비중을 33%로 낮추었고, 2016년에는 30%, 2018년에는 27%까지 낮추었다.

 

우 교수는 “이런 기업들은 각기 다른 생산 체인이 대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디든 연결고리에 불확실성이 생기면 정상적인 생산에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무역과 관련되지 않은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증가의 경우 미국 기업들이 해외 공급체인의 규모를 축소하며 반대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무역과 관련되지 않은 경제정책의 경우 성장이 어려운 시기에 발표되는 경향이 있고, 이런 시기에는 기업들이 생산 자체를 축소하려 하기 때문에 해외 공급자 관계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중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도 같은 결론은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례로 시노펙(SINOPEC), 페트로 차이나(PetroChina Company Limited), 중국남방항공(China Southern Airlines)과 같은 중국의 대표 기업들 역시 2015년 이후 미국 공급자를 크게 줄였고, 동시에 말레이시아와 브라질 등 해외국가에서 새로운 공급체인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 교수는 “이번 연구로 경제와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 가치가 파괴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와 같은 부정적인 영향은 공급체인을 통해 해당 국가의 불확실성과 직접적인 연결이 없는 다른 기업으로도 전파된다”면서 “대신 불확실성이 낮은 다른 국가 또는 지역으로의 공급체인을 이전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주문이 급증하거나 인건비가 높아지는 경우 공장의 생산능력이 부족해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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