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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줄었다는데 ICT 매장이 대안”
정부, ‘스마트 의류매장’ 구축 통해 부산봉제 부활(?)
기사입력: 2020/02/24 [10:23]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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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정부가 지난해 동대문 롯데피트인에 구축한 ‘위드인 24’에 이어 올 상반기 중 부산에 ICT를 접목한 ‘스마트 의류매장’을 구축한다. 조선, 철강, 섬유 등 부산∙울산∙경남지역의 주력 산업 고도화를 통해 제조업의 재도약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7일 청와대에 열린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는 ‘2020년 업무추진 계획’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같이 보고했다. 

 

정부는 신기술 적용과 소비자 취향 저격을 통해 스마트 섬유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우선 봉제∙염색 등 소규모 맞춤 생산(스피드 팩토어)이 가능하도록 핵심기술 개발 및 실증라인을 구축하고, 동대문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특히 올해 23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디자이너, 원단, 염색, 봉제업체들과 판매업체 간 온라인 발주생산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ICT 융합 개인맞춤 시범매장으로 지난해 4월 오픈한 동대문 롯데피트인에 문을 연 위드인 24(Within 24)에 이어 ‘ICT 융합 남성정장 상설매장’을 상반기 중 부산에 구축해 新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ICT와 남성복을 결합한 ‘ICT 융합 개인맞춤형 의류매장’은 고객이 키오스크(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를 이용해 디자인 패턴이나 컬러, 길이 등을 선택하면 3D 의상 제작 소프트웨어로 24시간 안에 옷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기존 위드인 24와 동일한 방식으로 동대문에 이어 부산에도 도입되는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부산 섬유업계가 노동집약적 형태에서 벗어나 스마트 산업으로 탈바꿈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정부의 희망일 뿐이다. 

 

우선 동대문패션상가의 몰락은 자초한 일이다. 범람하는 라벨갈이와 품질 대비 높은 가격이 고객들의 발길을 돌렸다. 특히 중국산 제품을 라벨만 바꾸어 파는 라벨갈이는 동대문 정체성마저 흔들고 있다.

 

과거 서울디자인재단의 용역보고서에서도 동대문 상인들은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동대문 상인은 “동대문 제품 80% 이상이 중국에서 만들어 가져온다. 중국 쇼핑객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고, 이제는 동대문만의 차별화가 사라진 상황에서 굳이 중국 쇼핑객들도 동대문을 찾아올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높은 가격이다. 동대문 지역은 과거 현찰거래로만 판매하면서 거래 내역이 입증할 수 없어 탈세가 빈번했다. 이에 정부가 탈세를 바로잡고 철저히 세금을 징수하겠다며 신용카드 결제 시행 이후 상인들은 기존 제품 가격에 수수료를 과도하게 붙이기 시작했다.

 

동대문을 찾는 소비자들은 품질을 기대하지 않는다. 저렴한 가격에 한철 입고 버리자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도 “과거와 달리 지금은 카드로도 제품 구매가 가능해지지자 상인들은 기존 제품 가격에 수수료를 얹어 팔면서 가격이 껑충 뛰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동대문보다 더욱 저렴한 임가공료로 기획, 패턴, 디자인, 봉제까지 가능한 중국 광저우 등 대형 도매시장 등장으로 수주마저 줄었다. 

 

이 때문에 동대문 패션타운의 32개 상가의 공식 공실만 5,000곳을 훌쩍 넘어섰다.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도매상가(총 26곳) 상점 1만1,215개 중 공실은 2,069개로 공실률이 18.4%에 달했다.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경매 매물로 나온 동대문 쇼핑상가 건물을 보면, 동대문의 대표 쇼핑몰이자 을지로6가의 랜드 마크인 굿모닝시티쇼핑몰, 밀리오레, 헬로우apM 등의 상가매장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2018년 경매에 나왔지만 2년째 팔리지 않고 있다. 이 지역 매물의 평균 유찰 횟수만 8.3회다. 최저가율도 감정가의 20% 안팎. 특히 밀리오레의 경우 8%에 불과하다.

 

서울시 중구 장충단로 247(을지로6가), 굿모닝시티쇼핑몰 0층 0000호(건물 1.07평/토지 0.31평)의 경우 2018년 5월 개시 당시 4,300만원 감정가는 2019년 3월 26일 첫 입찰을 시작으로 총 9차례 유찰되면서 최저가는 721만4,000원(최저가율 17%)까지 떨어졌다.

지난 18일 10번째 경매도 유찰되면서 현재 최저가는 감정가의 13%인 577만1,000원이다.

 

부산 봉제산업의 침체는 동대문과 조금 다르다.

우선 수도권에 비해 국내 브랜드들과의 거리적 격차가 분명히 존재한다.

부산 봉제업체 관계자는 “솔직히 서울 지역의 주요 봉제집적지의 경우 주요 거래처들이 서울 등에 집중되어 있어서 접촉하기 쉽지만 상대적으로 부산은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해외 봉제수출은 활기를 잃었다. 주요 브랜드와 벤더들의 해외로의 생산기지 이전에 따른 국내 수주 물량 감소로 직격탄을 맞았다. 한 달에 작업일수가 15일 정도, 한 달에 절반은 휴업상태다.

 

근래에는 국내 교복 생산의 70% 이상을 책임졌던 부산 봉제공장들도 경기도 등 지자체들의 무상 교복 시행 이후 위축됐다. 여기에 군 피복, 단체복 등 공공기관 조달물자로 재미를 봤던 대형 봉제공장들도 문을 닫거나 휴업 상태다.

 

일부 수출 봉제업체는 수출 물량이 줄면서 내수로 돌아섰지만 내수경기 침체로 힘겨워 하고 있다.

부산경남봉제산업협동조합(이사장 김철수)에 따르면 부산 권역의 봉제업체 수는 1,982개사이며 종업원은 12,250명이다. 서울(59%), 경기(10.2%)에 이어 전국 세 번째로 완제품 생산 산업 비중이 크다.

 

맞춤형 시장, 제조기반은 필수

“가장 중요한 것은 납기다. 자가 공장이 없다면 어렵다.”

 

국내 맞춤형 시장도 아직 시작 단계다. 

국내 맞춤형 장갑 전문 제조업체 관계자는 맞춤형 제조와 소비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조기반 구축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제품 출시 후 5년 만에 사업화를 했다.

 

맞춤형 제조의 한계 때문이다. 각기 다른 사이즈의 형태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제조인력이 필요한데 현재 인건비나 영세 봉제업체들의 규모 면에서 인력 수급이 어렵다. 

 

때문에 자가 공장이 아닌 외주로는 어렵다고 했다.

이 업체 역시 초기에는 자가 공장이 없어 봉제공장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제작을 의뢰했지만 번번이 퇴자만 맞았다. 소량 주문인데다 주문도 일정하지 않고 생산 대비 마진도 적어 협력공장들은 맞춤형 주문제작을 꺼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섬유패션산업 활성화 정책도 이 같은 현실들을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다.

ICT, AR 기반의 스마트화도 충분한 활용가치가 있다. 다만 이를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이 무너져 있는 상태에서 단순히 스마트화만을 고집하는 건 현실과는 동떨어져 보인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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