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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의류산업 위기 ‘상상 그 이상’
쇼핑몰조차 메워지지 않는 현상이 과연 활로인가?
기사입력: 2020/02/24 [10:16]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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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오는 7월 24일 열리는 제32회 도쿄하계올림픽을 앞두고 도쿄에서는 빌딩 개발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Google의 일본 본사가 들어가는 시부야 스트림(토큐 부동산) ▲지난해 11월 개점한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도큐 등) ▲시부야 파르코(J. 프론트) 리뉴얼 오픈 ▲12월 도큐 프라자 시부야(토큐 부동산) ▲2020년 1월 미야시타공원 부지에 미쓰이 부동산이 개발하는 상업 시설 오픈까지. 

 

호황의 상징과 같은 건축 러쉬 속에서는 의류 업계는 지난해 몇 가지 충격적인 일들을 목격해야 했다. Forever 21, Barneys New York의 파산 그리고 Onward Holdings가 발표한 2020년 2분기 실적 전망은 대폭 하향 조정이었다.

 

수정 후 영업 이익 12억엔(약 129억720만원), 순이익 240억엔(약 2,580억5,520만원) 적자, 사업 정리 손실 등 약 250억엔(약 2,689억원)의 특별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이 저조한 브랜드의 국내 매장 600곳을 폐쇄한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자본금을 중소기업 수준의 1억엔(약 10억7,650만원)을 낮춘다는 뉴스까지 튀어나와 업계 관계자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터.

 

어려운 것은 Onward Holdings만이 아니다. 동종업계인 SANYO SHOKAI LTD.(三陽商会)도 올해 상반기 흑자를 예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8억6,000만엔(약 92억4,698만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의류기업이 사업 모델의 전환기에 있는 것은 확실하다. 유니클로가 과거 최고 이익을 냈던 반면 백화점에 의존했던 의류기업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어렵다. 백화점도 실적이 저조한 점포의 폐쇄를 속속 결정하고 있다. 특히 지방도시의 경우 도쿠시마 소고, 이세탄 사가 미하라 점은 한 때 지역의 최고급 백화점이자 외상도 가능했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주차장을 완비한 교외형 대형 매장에 밀려 무너져 가고 있다.

 

지방 아웃렛이나 대형 쇼핑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수백 개 상점들이 즐비했던 매장이 메워지지 않고 있다.

반면 호조인 화장품 브랜드나 식품 분야를 확대하는 등 점포 구성을 바꾸고 있지만 여전히 매장을 채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매장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포에버 21, 아메리칸 이글 등 대형 SPA 브랜드들이 철수하면서 패션 세입자 감소로 고전하고 있다.

 

소비자의 다양한 구매 채널 요구에 묵묵부답

 

지난 10년 간 소비자들의 다양한 구매 채널 요구에 업계는 화답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전자상거래(E-Commerce)는 일부러 백화점을 찾아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제품을 비교해 구입할 수 있는 간편함과 편리함으로 더욱 진화화고 있다.

 

대형 쇼핑센터의 번거로움, 주차하고 넓은 매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찾을 수 없는 스트레스보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원하는 것을 쉽게 찾고 집까지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쇼핑센터 출점이 둔화하고 있다. 동시에 문을 닫는 세입자도 늘고 있다.

 

패션계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스포츠, 취미, 음식 등도 고전이 계속되고 있다.

기존 쇼핑몰 등은 여전히 높은 출점 비용이 든다. 패션 매장이라면 인테리어 비용도 점당 평당 120만원 정도. 10평 규모도 1,000만엔(약 1억751만원)이 훌쩍 넘는다.

대기업이 아니면 출점 장애물은 높다. 젊은 브랜드가 들어가기 어려운 배경이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

인기 스타일리스트인 후지와라 히로시가 큐레이터한 ‘더편의점’(THE CONVENI) 야시장은 밀레니얼 세대의 젊은이들로 대성황이고, 여전히 하라주쿠 고로즈에는 줄이 서있다. 

“팔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필요 없는 물건을 사지 않는다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20대 소비자들은 오히려 쓸모없는 물건을 사는 것에 죄책감이 크다.

여대생은 “패스트 패션은 바로 쓰레기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가능한 한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시즌에 용돈을 털어 몇 벌만 구입하고 소중히 입는다고 덧붙였다.

 

“52주간 새 옷을 사지 말자”

밀레니얼 세대의 패션 보이콧 선언

 

“유니클로는 질이 좋고, 코스파(cost-performance·가격 대비 성능)가 좋으니까 산다”라고 한다. 이른바 일본에서 2000년대 초반 등장한 코스파족. 주로 20·30세대가 다수로, 가성비보다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를 추구한다. 

 

이들은 좋아하는 브랜드나 아이템이 있으면 공식 사이트와 셀렉트 숍의 전자상거래를 보거나 메루카리(メルカリ∙일본 전자상거래 기업)를 체크하며 찾아내 구매한다.

코스파세대는 실속을 챙기고, 현명한 소비자를 표방한다. 절약이 몸에 배어 포인트나 쿠폰 등을 꼼꼼히 활용하고, 중고품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또한 렌탈 등의 서비스 이용이 많으며 사회공헌 의식도 높고 실리를 중요시한다.

 

이러한 사회 공헌 의식은 환경에 대한 인식 제고로 이어지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 주도로 2018년 출범한 영국의 기후변화 환경보호운동 조직인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의 요청으로 52주간(1년) 동안 새 옷을 사지 않는 패션 보이콧 캠페인 ‘#boycottfashion’이 시작됐다.

 

멸종저항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네팔계 미국 디자이너 프로발 그룽은 지난해 10주년을 기념한 런던패션위크 기간 예정됐던 ‘2020 S/S 패션쇼’를 갑자기 취소했다. 멸종저항이 런던패션위크 취소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행사 주최인 영국패션협회에 보냈고, 프로발 그룽은 이를 받아들였던 것.

멸종저항은 공개서한에서 “런던패션위크는 글로벌 선례를 만들고 있다. 이것은 패스트 패션과 그 이상의 소비를 초래하는 욕망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재활용 및 업사이클된 의류만을 입자고 호소하는 이 운동은 Z세대를 중심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일본의 젊은 패션디자이너인 카에데 오쿠보(KAEDE OKUBO)는 지난해 9월 자신의 트위터  계정(@purukousagi)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생산하고 있었지만 잉여의 옷이 폐기되는 것을 알고 일단 새로운 디자인의 옷을 만드는 것을 그만 둔다”고 선언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UN의 기후변화경정상회의에서 당시 스웨덴 출신의 16세 그레타 툰 베리의 메시지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정면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자신들의 미래의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밀레니얼과 Z세대가 강한 의지로 지속가능성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앞으로 도태되어가는 것은 ‘과잉’이다. 오버 스토어, 공급과잉, 공급 생산, 이들이 만들어내는 ‘낭비’는 환경 파괴로 이어진다. 그것을 민감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 청소년 세대들이다.

 

새로운 소매의 움직임

고객과 소통하고 체험 기회까지

 

 

지난해 11월 리뉴얼 후 재오픈한 시부야의 ‘파르코(PARCO)’ 매장 당일 호황을 이루었다.

이곳은 과거 음악의 전당인 ‘WAVE’가 새롭게 패션매장으로 탈바꿈한 것에 대해 화제성도 한몫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오모테산도의 월드 본사 건물 1층에서 열린 ‘246st MARKET’은 기본 매장 대신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고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 브랜드 15개가 모여 10일간 팝업형 백화점을 운영했다.

 

여기에 평소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유치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이 기간 한정 매장을 열어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기존 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등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체험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 

 

동경경제신문(도쿄게이자이)은 이들 브랜드와의 취재 과정에서 “오모테산도만의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실제 상품을 손에 넣는 것으로 고객과 더 깊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었다.”, “고객들이 이런 것을 만들어 달라는 등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등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고 보도했다.

 

실제 매장의 역할은 단순한 매장에서 진화하고 있다.

246st MARKET의 팝업 백화점 운영 기간에는 ‘Beyond the reef’라는 가방브랜드의 경우 매장을 찾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뜨개질 강좌를 진행했다. 인터넷을 통해 초등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8명 정도의 그룹을 모집해 현장에서 직접 가방을 만들어보는 재미도 선했다.

 

반면 아웃렛의 빈 매장은 심각한 문제다. 도시와 같은 편리성을 제공하기 위해 지방에 유치된 쇼핑몰들은 곧 속속 폐업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역의 수제 서클이 작은 가게를 내기 시작했다. 지역의 유지로 파격적인 가격으로 장소를 빌려 거기에 스로로 만든 아이템을 놓고, 워크숍을 열고 지역 여성들이 모이면서 지역 활성화의 거점이 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체험형 상점도 소매 원점 회귀 현상의 하나다. “아무 곳에서나 살 수 있는 뭔가가 아닌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무언가”를 소비자들은 원하고 있다.

 

장웅순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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