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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된 봉제산업 ‘공정 자동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의류봉제 스마트자동화 구축 ‘현주소’ 어디까지 왔나?
기사입력: 2020/01/03 [10:26]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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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봉제기계에 작업량과 작업자, 어떤 공정을 하고 있는지를 체크할 수 있는 카운팅 단말기를 부착해 생산효율성과 불량률 감소 효가가 가능하다.  © TIN뉴스


“여러분들은 스마트자동화(스마트공정)하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다시 바꾸어 질문해보자면 “여러분들은 왜 스마트공장을 도입하시려고 합니까?”

 

흥미로운 건 그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대답은 달라진다.

사업주에게 스마트자동화란 “인건비를 절감하면서 생산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반면 생산현장의 노동자(봉제공)에겐 “내 일자리를 빼앗는 존재 또는 한창 바쁜데 이거 배워라. 저거 배워라. 나를 귀찮게 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 스마트자동화 구축이 더디고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의 스마트공정 구축 R&D과제를 수행했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스마트섬유그룹 윤혜준 연구원은 시범공장 내 스마트공정 구축을 위한 기기와 공정별 데이터 확보를 위해 각종 음식과 물량 공세로 봉제 숙련공들의 마음을 여느라 애를 먹었다. 

 

윤 연구원은 “매번 작업자들을 찾아다니며 제발 출근 후 단말기에 카드를 찍고 카운팅 좀 부탁드린다며 애걸복걸해야했다. 그들의 선입견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시간과 비용이다.

의류봉제 스마트공정 구축 시범공장을 운영 중인 ㈜삼환티에프 탁병환 대표는 “가장 중요한 건 근로자들의 인식의 변화와 CEO의 강한 의지다. 그중에서도 CEO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지난 3년간 시범공장을 운영하면서 손해도 컸다. 국내 자동화 구축은 이제 막 걸음을 뗐기 때문에 그만큼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인내와 과감한 투자도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때문에 스마트 자동화 사업 및 과제를 수행하는 이들은 “의류봉제 스마트 자동화는 쉽지 않은 고되고 어려운 도전”이라고 입을 모은다.

 

▲ 와펜 어태치먼트로 기존 기기에 수작업으로 기준선을 맞추던 것을 레이저로 정확도를 높였다.  © TIN뉴스

 

‘디지털 재봉기 및 생산관리시스템 개발

’단계적인 공정별 기기 자동화 및 전산화 중점  

기존 봉제기기에 컨트롤러 부착…설치비용 부담 덜어

고령화된 숙련공 자동화 대체 및 비숙련자 작업 용이

 

현재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의류봉제 스마트 팩토리 관련 과제는 ‘국내 의류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한 디지털 재봉기 및 생산관리시스템 개발’(2017.04.01.~2019.12.31)과 ‘국내 기획생산을 위한 지능형 유연 봉제시스템 개발’(2019.04.01~2021.12.31) 두 가지다.

 

전자는 ‘의류생산관리시스템과 공정 자동화’에 중점을, 후자는 의류생산관리시스템, 공정자동화를 포함한 ‘로봇봉제’에 중점을 두었다. 전자인 ‘국내 의류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디지털 재봉기 및 생산관리시스템 개발’과제는 ‘산업기술혁신사업 글로벌 전문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2017년 4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28억8,0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동 사업의 총괄을 맡은 ㈜삼환티에프(시범공장)를 비롯해 유아이티테크(MES), 썬스타㈜(자동봉제기계), 한국섬유기계융합연구원 그리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참여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을 과제를 수행했다.

 

총 3차년도에 걸친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1차년도) ICT 융합 스마트공장 기술기반 구축 ▲(2차년도) 봉제공장 자동화 및 스마트팩토리 구축 ▲(3차년도) 기업 간 협업시스템 구축 순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산업용 재봉기에 장착이 가능하고 무선통신을 통해 재봉기 생산 데이터를 송신할 수 있는 ‘스마트 O/P시스템’(봉제기 실시간 생산현황 파악) ▲기존 수동식 장치를 자동으로 대체하고 비숙련자도 쉽게 작업이 가능한 ‘스마트 재봉기’ ▲10초 이내(소매 프라켓 기준)로 작업시간을 단축시킨 ‘공정 전용기(검보루)’ ▲기존 라인에 배치된 기계에 어태치먼트를 부착해 비숙련자도 쉽게 작업이 가능한 ‘와펜(바스기) 어태치먼트’ ▲‘물류 및 작업공정에 따른 인원 배치 및 이동시스템(작업대 간 컨베이어 연결)’을 차례로 개발했다.

 

우선 ‘스마트 재봉기’의 경우 회전식 땀폭 다이얼, 노루발 압력 조정, 자동 실 장력, 끝단 감지 공정 부분을 모두 ‘OP(Operation Box) Touch 방식’으로 교체해 정확도를 높였고, 비숙련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이외에도 자동 실 장력의 경우 작업물에 대한 물리적 진동 및 기타 사항 등에 의한 실장력값을 정확히 유지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고안됐으며, 끝단 감지의 경우 작업물의 끝단을 감지해 보조자도 쉽게 작업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그리고 ‘봉제생산관리시스템’(MES Systerm)을 통해 모든 자동화 공정을 제어하고 데이터화한다. 회사·공장·사용자정보·품명·거래처·작업자 등의 기준 정보를 비롯해 생산관리, 자재관리, 공정관리, 품질관리, 물류관리, 설비관리, 영업 관리를 효율적으로 체크하고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봉제생산관리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작업자가 카운팅 단말기에 자신의 아이디카드를 체크하면 작업자의 성명과 작업기기에 대한 정보가 입력되고, 작업 현황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된다. 봉제공장 내 하루 동안의 작업 목표와 작업자들의 총 작업량을 비교하고 동시에 작업자별 불량률과 지연율을 확인할 수 있어 생산효율성 증대와 불량률 감소가 가능하다. 이는 작업장 내 대시보드와 관리자의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윤혜준 연구원은 “기본적인 구조는 기존 봉제기계에 단말기를 설치 후 그 단말기를 통해 ‘누가’, ‘어떤 봉제기기에서’, ‘무슨 일(작업)을 했는지’ 그리고 ‘하루 얼마만큼의 일을 했는지’를 관리자가 카운팅하고 체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불량률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기존 설비를 최대한 활용해 컨트롤러, 카운팅 단말기 등을 연동시켜 사용할 수 있도록 사업주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데 중점을 두었다. 수출 봉제물량이 줄고 다품종 소량의 내수 기반에서 영세한 봉제공장들이 스마트 자동화 구축을 위한 설비투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는 판단에서다. 

 

▲ 작업자와 관리자는 동시에 작업 현황을 대시보드나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실기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삼환티에프의 자회사 6곳과 봉제공장 5곳에 클라우드 서비스 테스트 라인을 구축했다. 사회복무요원셔츠 봉제공정에 도입한 결과, ▲기존 55공정이 46공정으로 9공정 감소 ▲불량률은 목표 50%를 상회한 50.8% 달성 ▲생산성은 15% 목표치를 상회한 18% 각각 달성했다.

 

그리고 지난달 12월 27일 과제총괄 및 시범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환티에프 포천공장에서 열린 ‘스마트팩토리 3차년도 자체평가위원회’에서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의류봉제스마트팩토리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조언이 쏟아졌다.

 

평가위원으로 참석한 태평양물산㈜ 권남정 부장은 “(의류봉제스마트자동화에서) 관리시스템에만 매몰 되선 안 된다. 복잡한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관리자를 채용하면 그 만큼의 인건비도 추가로 발생하는 건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복잡한 매뉴얼과 작업 때마다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시간적 소비와 이 같은 전산관리시스템을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봉제공장들로선 시간적·비용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봉제 제조 솔루션 등의 전산관리시스템 파트를 맡았던 ㈜유아이티테크 한상용 대표이사는 “현재 작업자들이 좀 더 쉽게 사용하고 학습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좀 더 심플한 인터페이스와 간소화된 메뉴얼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 대표이사는 국내 봉제기계 개발 수준이 전산화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자동화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산 봉제기계들의 자동화 발전 속도가 너무 더디다. 이번 사업은 봉제공장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기존 장비에 개발한 단말기 등을 부착하는 쪽으로 중점을 두었지만, 워낙 노후한 장비들이 대부분이어서 연동이나 호환이 잘 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가장 이상적인 건 봉제기계 등의 장비가 전산시스템보다 한 발 더 진일보해준다면 공정 자동화 속도도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아이테크는 봉제 공정 과정별로 새롭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때마다 이를 반영해 장비를 만들고 다시 보완하는 작업을 수차례 반복해야만 했다. 공정별로 축적된 데이터만 확보하고 있다면 앞으로의 공정 자동화 및 전산관리시스템의 발전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윤혜준 연구원은 “봉제공장에서의 스마트 팩토리는 간략히 말해 봉제공장 사업주에게 돈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불량률이 없거나 고령화된 봉제인력을 자동화로 대체할 수 있는 작업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봉제현장 숙련공들이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일을 할수 없게 됐을 때 비숙련자나 젊은 인력들의 적응 속도를 단축시킬 수 있다”면서 “비록 초기 투자비용이 들어가더라도 앞으로 주 52시간 단축 시행 이후 이 같은 작업 여건을 봉제업체들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국내 의류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한 디지털 재봉기 및 생산관리시스템 개발 과제를 수행 중인 동 사업의 총괄을 맡은 ㈜삼환티에프(시범공장)를 비롯해 유아이티테크(MES), 썬스타㈜(자동봉제기계), 한국섬유기계융합연구원 그리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참여기관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관계자들과 자체평가위원들이 함께 포천 시범공장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TIN뉴스

 

현재 정부가 진행 중인 스마트팩토리 구축 사업(과제)는 최종적으로는 ‘한국형 의류봉제 스마트팩토리’ 모델을 제안하고 해외로 나간 봉제공장들의 국내 리턴을 유도, 국내 봉제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목표를 향한 고되지만 반드시 이루어야 할 사명임은 분명해 보인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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