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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원대 (겨울)패딩을 5만원에 만들라니”
軍 패딩, 실비 못 미치는 단가 VS 군납업체는 ‘울상’
기사입력: 2019/12/08 [14:11]  최종편집: TIN 뉴스 이 기사 후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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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 이관 후 최저입찰제 도입 ‘무조건 깎고 보자식’

 

▲ 국방부가 제작한 군패딩형 동계점퍼 언박싱 영상 중 한 장면  © TIN뉴스


중소영세업체들의 숨통을 트여주겠다며 정부는 조달청을 통해 물품을 대량 구매해왔다. 그러나 조달청의 무리한 최적 입찰가 제시로 중소영세업체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최근 국방부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군 패딩형 동계점퍼’ 이야기다. 

지난 11월 국방부가 병영생활에서 착용 가능한 ‘패딩형 동계점퍼’를 공개했다.

패딩형 동계점퍼는 12월말까지 전방부대에 12만4,250벌이 우선 보급된다.

 

국방부는 동계용 패딩 공개 이후 언박싱(제품을 개봉해서 설명하는) 영상을 직접 제작해 유투브에 올리며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영상에서는 국방부 관계자가 나와 오리털 대신 합성섬유(볼(Ball) 형태의 인공 충전재)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 “부대 특성상 세탁을 자주 할 수 없고 관리가 어려워 오리털 대신 합성섬유(인공 충전재)를 사용했고, 세탁기에 돌려 빨아도 무관하다”고 강조한다.

 

또 이동 시에는 둘둘 말아서 휴대용 주머니에 넣으면 무게도 줄일 수 있고, 알루미늄 코팅(방열) 원단을 안감으로 넣어 체온 손실을 막아준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2020년부터 입대하는 모든 병사 21만9,555명에게 동계 패딩을 지급할 계획이다.

총 예산은 123억3,900만원으로 동계 패딩 1개당 단가는 5만6,100원. 다만 국회에서 예산이 확보될 경우라는 단서를 달고 있다.

 

문제는 군이 자랑하고 있는 동계 패딩의 단가다.

처음 동계 패딩 보급 예산을 산정할 당시에는 패딩 1개당 단가가 13만원대였다.

이번 군 패딩 구매입찰을 준비하던 군납업체들도 12만원대의 제안서를 제출했으나, 이후 국방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8만원대로, 다시 조달청으로 넘어가면서 5만원대로 떨어졌다.

당초 단가의 60%를 삭감한 셈이다.

올해 동계 패딩 지급에 책정된 예산도 69억7,000만원 정도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9월 2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통해 공개해 알려졌다.

당초 육군은 올해 초 2020년에 입대하는 모든 사병에게 현재 보급된 것보다 품질이 높은 13만원대 패딩을 지급하는 안을 국방부에 건의했다. 국방부는 이를 수용해 자체 예산안에 13만원대 패딩을 포함시켜 추진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가 심의 단계에서 별도의 방한 내피가 보급되어 있는 점을 이유로 패딩 단가를 감액했고, 국방부도 기존 제품을 보급하기로 조정했기 때문이다.결국 5만6,100원대 동계 패딩의 가격은 이렇게 결정됐다. 그러나 실제 군납업체가 가져가는 돈은 개당 4만원대다.

 

낙찰하한선 정해놓고 가장 낮은 단가 제시한

1,2위 업체 모두 두 차례 패딩 구매입찰서 낙찰

 

 

국방부의 ‘패딩형 동계점퍼 집행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69억6,900만원 중 43억6200만원(62.6%)이 실집행됐다. 계획대로라면 패딩형 동계점퍼는 올해 전방부대에 보급되는 총 12만4,250벌 중 8만9,958벌만이 납품된다. 그러나 단가는 5만6,100원에서 4만8,489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조달청 경쟁 입찰로 인해 당초 편성단가 대비 계약단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29일 조달청 나라장터(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에 공고한 ‘국방부 패딩형 동계점퍼 구매입찰’ 당시 입찰서에 제시된 구매가격은 개당 5만6,100원이었다. 사업금액은 69억7,042만5,000원(부가세 포함), 배정예산은 70억337만7,27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육·해·공군 및 해병대 사병에게 보급되는 총 12만4,250벌(육군 99,000벌/공군 10,000벌/해군 4,700벌/해병대 10,550벌)의 총 금액이다.  

 

특히 육군 제1266부대에 보급되는 동계 패딩 구매 입찰(총 7만9,508벌)에 총 13개사가 참가했다. 최종 낙찰업체는 개당 4만84,489원(낙찰률 88.032%)을 써낸 DJ사가 낙찰됐다. 이 업체는 총 13개사 중 두 번째로 낮은 낙찰가를 제시했다.

 

이어 진행된 공군군수사령부에 보급되는 동계 패딩 낙찰 예정자 또는 최저입찰자로 JD사가 선정됐다. 투찰금액은 개당 4만8,470원, 투찰율 87.997%이었다. 두 업체 모두 5만원에도 못 미치는 낙찰가를 받았다. 낙찰가 역시 낙찰하한율(87.995%)을 갓 넘겼다.

 

조달청은 무분별한 최저 가격 제안을 막겠다며 낙찰하한율(87.995%)을 정해놓았다. ‘낙찰하한율’(낙찰하한선)은 입찰가격과 다른 심사 분야의 배점한도(만점)를 합산한 경우 종합평점이 계약이행능력심사 통과점수에 해당하는 최저 투찰율이다.[표 참고] 

 

무분별한 최저 가격을 막겠다며 도입한 조달청의 낙찰하한율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건 가장 낮은 낙찰가를 제시했던 1,2위 군납업체가 나란히 두 차례의 동계 점퍼 구매입찰에서 낙찰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혹자들은 당초 책정됐던 예산을 아끼고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했는데 무엇이 문제냐고도 할 수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단순히 예산 절감에 웃을 수만은 없다.

 

이미 군납업체들도 전략물자가 기존 방위사업청에서 조달청으로 이관될 경우 최저입찰제로 인한 단가 하락을 우려했다. 단가를 맞추기 위해 저품질의 수입산 원부자재를 사용해야 하고 결국 사병들의 생명과 전투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국방부는 방위사업청의 국방상용물자 구매 및 조달업무 일부가 조달청으로 이관됐다. 조달청은 방위사업청이 구매하고 있는 국방상용물자 중 1조5천억원 규모를 조달청 구매로 전환했고, 그 대상은 2016년 기준으로 피복, 급식, 유류 등 3,100여개 품목이다.

 

조달청은 계약전문성을 발휘해 국방상용물자 구매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제품의 다양화를 통해 군 장병의 만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 특히 수의계약 비중이 높은 품목에 대해 단계적으로 일반경쟁을 확대하고, 다수공급자계약 제도를 활용해 물품별 다수업체 선정을 통해 물품을 다양화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렇다면 이 같은 조달청의 계획이 잘 진행되고 있을까? 

이번 동계 패딩 구매입찰에 참가했던 군납업체 대표는 “군이 제시한 5만원대 가격은 8만원대 실비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가격으로는 수입산 저가 원부자재를 들고 인건비가 싼 동남아 지역 공장에서 만들어 와야 맞는 가격이다. 이번에 제작된 동계 패딩에는 합성 충전재와 원단 및 각종 원부자재가 모두 수입해 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군이 요구하는 스펙과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최소 실비인 8만원 이상은 되어야 좋은 품질의 패딩을 납품할 수 있고, 동시에 군납업체도 최소한의 마진은 남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에 낙찰된 업체도 실비에 못 미치는 단가 때문에 오히려 손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가격이 맞지 않아 협력사 찾기도 어렵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낙찰 업체는 이 회사 대표를 찾아와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군납업체 대표는 “정부가 중소영세제조업체들의 시장 활성화를 위해 조달청을 통한 공공구매를 진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해당 기관인 조달청이 최저입찰제를 앞세워 중소영세제조업체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중소영세제조업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위협적인 행위”라고 토로했다.

 

대부분의 군납업체들은 피복류의 원단이나 부자재 등을 중국, 인도네시아 등 국산대비 가격이 낮은 수입산을 사용하고 있다. 낙찰을 받기 위해 조달청이 제시하는 최저 입찰가에 맞추다보니 낙찰되더라도 마진은 쥐꼬리만큼. 

그나마 마진을 남기기 위해서는 수입산 원자재를 사용해 동남아 등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에서 생산해 납품하는 방법 외에는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

 

동계점퍼, 올해 피복류 예산 

5,000억원 중 70억원, ‘국민예산’으로 집행

 

 

국방부는 올해 장병 피복류 예산을 전년대비 238억원이 증액된 5,044억원을 책정했다. 장병 피복류의 품질 및 보급 기준 개선과 노후한 침구류 교체 소요비용을 반영했다.

 

‘2019년도 국방부 소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에 따르면 국방부 예산 중 전투복 및 방상 내·외피 품질개선 예산은 42억원이 증액된 650억원이다. 특히 병사 선호도가 높은 내의류(기능성 런닝, 드로즈형 팬티) 보급 기준을 기존 2매에서 4매로 확대하고 65억원이 증액된 199억원, 춘추운동복은 기존 1벌에서 2벌, 61억원이 증액된 131억원, 패딩형 동계점퍼 신규 지급예산으로 70억원이 신규 편성됐다. 노후 침낭 등 침구류 교체비용으로 35억원이 증액된 178억원이 편성됐다.

 

그러나 이 중 동계패딩은 ‘국민참여예산’이다. 

올해 국민참여예산은 38개 사업에 총 928억원이 책정됐다. 이 중 ‘패딩형 동계점퍼 보급사업’ 예산으로 총 69억6,900만원이 책정됐다.

 

국민참여예산제도는 국가재정법 제16조 및 동법 시행령 제7조의2에 근거해 국민이 예산사업의 제안, 심사, 우선순위 결정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재정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국민의 예산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다.

현재 전국 지자체에서 운영되고 있는 주민참여예산제와 마찬가지로 국가예산 편성에도 국민의 의사와 목소리가 직접 반영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기존에는 국민들이 제안한 사항에 대해 관계 부처가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비해 국민참여예산제도는 국민의 제안 이후 사업심사, 기획재정부 예산실의 예산 심의를 거쳐 국무회의 예산안이 확정되면 국회에서 정부예산안 심의 후 확정된다.

 

군 피복류는 단순히 더위를 피하거나 추위를 견디는 옷이 아니다. 생명과 직결되는 동시에 전투력을 높이는 무기다. 조달청의 무조건 깎고 보자는 식의 탁상행정은 사병들의 생명과 전투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중소영세업체들의 존폐를 위협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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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20/01/13 [09:28]
회사점퍼를 보통 25000원에 매입하고 있는데.... 이 겨울 점퍼도 따뜻하고 좋다. 단, 인공 충전재가 아닌 솜을 사용했을 뿐. 굳이 인공 충전재 사용할 필요가 있나 싶다. 군 복무기간이 1년 반정도 인거 같던데, 겨울을 1.5회 겪고 버려지는 건데...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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