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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제조 산업 공동화’ 이제는 우려가 현실로
‘동력 상실한 제조업 붕괴’ vs ‘공급과잉 구조조정’
기사입력: 2019/10/08 [10:25]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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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해외이전, 사업 확장에서 기업 생존위한 몸부림

 

▲ 법원 경매 1년 만에 새 주인을 맞은 안산시 반월염색단지 내 D섬유 외경.  © TIN뉴스

 

국내 제조 산업은 ‘산업 공동화’(Deindustrialization)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산업 공동화’는 생산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국내의 생산 여건이 저하되어 산업이 쇠퇴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과거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 위주의 해외 이전이 이제는 중소제조업들도 빈번하게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래의 해외 이전은 단순히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목적을 넘어 기업의 생존을 위한 궁여지책으로 변모하고 있다.

 

소위 한국은 ‘기업하기 힘든 나라’라는 말을 한다. 높은 인건비, 反기업 정서, 각종 규제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점차 한국은 기업을 꾸려나가기 힘든 곳이 되고 있다. 

 

해외로의 진출이 증가하는 이유는 국내보다 저렴한 노동력, 각종 혜택, 시장 개척 등 해외 투자의 다양한 이점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에 직접 공장을 세워 생산하는 등 산업의 해외 직접 투자가 진전되면, 국내에서의 생산이 줄어들게 되고 고용도 함께 감소할 수 있다. 더불어 기술 경쟁력이 저하되고 국제 수지가 악화되는 등 국내 생산 여건이 저하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노동력이 저렴하고 투자 여건이 좋은 동남아시아 등으로 생산 시설 이전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생산 시설뿐만 아니라 연구 개발 등의 핵심 부문의 이전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한편 2019년 상반기 기준, 전국의 섬유 유관 제조업체 수는 총 1만2904개사로 전년동기대비 60개사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제조업체(19만4545개사)의 약 6.6%를 차지하는 규모다.

의복을 제외한 섬유제품 제조업체가 8,193개사, 63.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의복·의복액세서리 및 모피제품 제조업체가 3,580개사(27.7%), 가죽·가방 및 신발제조업체가 1,131개사(8.8%)로 뒤를 이었다.

 

이 중 휴업한 업체 수는 77개사로 휴업률은 0.94%를 기록했으며, 전년동기대비 0.31%포인트 상승했다. 의복을 제외한 섬유제품 제조업체의 휴업률은 7.4%로 전년동기대비 0.5%포인트, 의복·의복액세서리 및 모피제품 제조업체는 1.6%로 0.2%포인트 각각 상승한 반면 가죽·가방 및 신발제조업체는 0.4%로 전년동기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올 상반기 섬유 유관업종 공장 신규 승인 건수 총 242건

 

국가 산단 내 섬유·의복업종 평균 가동률은 2016년 78.6% → 2017년 6월 67.2% → 2018년 6월 74.8% → 2019년 6월 70.9%로 매년 떨어지고 있다.

섬유 제조업 생산추이에서도 2000~2012년 연평균 성장률은 1.7% 증가하다 2012~2016년에는 -1.6%를 기록하며 역신장했다. 설비투자 역시 2010~2014년 연평균 9.2% 성장률을 보이다 2014~2017년에는 -19.6%로 역신장했다.

 

반면 해외직접 투자는 늘었다. 

섬유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 평균 성장률은 2010~2104년 -1.1%에서 2014~2017년 15.1%로 급증했다. 특히 2014~2017년 섬유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 평균성장률(15.1%)은 음식료(26.2%), 자동차(20.0%), 반도체(16.8%)에 이어 4번째다. 이는 제조업 해외직접투자 평균 성장률(6%)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산업연구원은 ‘한국주력산업의 미래비전과 발전전략’ 보고서에서 2016년 기준, 섬유업종의 해외 생산 비중은 30%이며, 저가 생산 목적의 해외 생산의 지속적인 확대와 글로벌 대형 리테일러 및 내수용 오더에 대응한 중저가 OEM 생산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 상반기 공업시설 낙찰률 5년 만에 최저치

법원 경매 공장 3개 중 1개 정도 새 주인 찾는다

섬유업체, 입찰 유찰로 감정가 밑도는 최저가에 매각

 

 

국내외 섬유경기 침체와 제조환경 악화를 견디지 못한 업체들은 하나둘씩 공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쉽게 팔리지도 않는다. 법원 경매에서는 번번이 유찰되는 탓에 기존 감정가보다 밑도는 최저가격에 넘기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나마 팔리면 다행이다.

 

특히 염색산업단지의 경우 섬유염색가공 등의 특수 업종으로 입주가 제한되어 타 업종의 입주가 불가하다. 동종업체 간의 매매만 허용되기 때문에 당장 공장을 내놓아도 동종업체가 나서지 않으면 팔수도 없다.

법원경매 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장 부지나 생산시설 등의 ‘공업시설’의 낙찰률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반기 전국 공업시설에 대한 (전국 59개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2,296건, 이 중 낙찰 건수는 751건으로 집계됐다. 진행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52건이 늘었지만 낙찰률은 32.7%로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경매시장에 나온 공업시설 3곳 중 1곳만이 겨우 팔리는 셈이다. 정확히 말하면 싼 가격의 공장 매물이 나와도 찾는 사람이 없다는 의미다.

 

최근 경기도의 한 섬유업체는 4수 끝에 공장을 팔았다. 

포천시 영중면 양문리의 나염 전문 업체 ‘0’사 공장(토지 2,136.7㎡/건물 4,245.36㎡/제시 외 건물 2,576.86㎡)은 지난 7월 18일 14억7600만원에 매각됐다.

지난해 9월 12일 의정부지방법원(경매 6계) 부동산강제경매 개시 이후 연이어 3차례 유찰되고 마지막 4번째 입찰에서 매각이 결정된 것. 더구나 당초 감정가(30억9775만원)의 34% 수준인 최저가(10억6253만원)보다 약 4억원을 더 챙겼다. 그나마 최저가보다는 조금 더 얹어 팔았다는 게 위안이다.

 

국내 유턴기업 韓 10.4개 VS 美 482개

2017년 美 제조업 신규고용의 55% ‘유턴기업이 창출’

韓 유턴기업, 2014~2018년 11월가지 신규 고용 975명

 

 

해외에서 국내로 유턴한 기업이 미국은 연간 482개에 달하지만 한국은 10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격적인 법인세 인하와 각종 감세 정책, 규제 철폐 등 미국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이 주효했다. 반면 국내는 유턴법 개정안 통과 및 ‘유턴기업 종합관리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미국 유턴기업 현항와 한국에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유턴 촉진 기관인 ‘리쇼어링 이니셔티브’(Reshoring Initiative) 조사 결과, 2014~2018년까지 미국의 유턴기업 수는 평균 482개로 집계됐다. 2010년 95개였던 유턴 기업 수는 지난해 886개로 9배 이상 증가했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미국의 리쇼어링 기업 수는 급증했다. 기업 친화 정책과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워 자국 기업 보호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은 2017년 신규규제 1건당 기존규제 2건을 폐지하는 ‘원 인 투 아웃’(One in Two Out) 규제 개혁을 시행하며 R&D 세액공제, 해외 수익금 송금세 인하(35%→10%)를 단행했다. 

 

또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의 강력한 제조업 부흥 정책과 함께 기업 경영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빚어낸 결과다.

실제 2013년 리쇼어링 기업에서의 고용창출 효과는 외국인 직접투자로 인한 고용창출의 2배에 달했다. 2017년 미국 제조업 신규 고용(14만9269명) 중 55%가 리쇼어링 기업(유턴 기업)에서 창출됐다. 

 

반면 한국의 유턴 기업 유치 성과는 초라하다.

2013년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유턴법) 시행 후 2014~2018년까지 국내 유턴 기업 수는 연평균 10.4개에 그쳤다. 또한 유턴기업으로 인한 고용창출에서도 2014~2018년 11월까지 신규 고용은 누적 975명에 불과했다. 연평균 195명 꼴이다.

 

결국 유턴 기업당 일자리 창출 수는 한국 19개, 미국은 109개로 유턴기업당 고용효과에서도 6배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이처럼 미국 리쇼어링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이유는 대부분 유턴기업이 중소기업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은 대기업의 유턴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미국 리쇼어링 기업이 창출한 신규 일자리 수는 2010~2018년 기준 애플 2만2200여개, GM 1만3000여개, 보잉 7700여개다. 

 

보고서는 “유턴기업 성과 저조, 해외투자금액 급증, 외국인직접투자 감소를 모두 관통하는 하나의 이유는 국내 기업 경영환경이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근본적으로 노동시장 유연화와 규제 완화 등의 체질 변화를 이뤄야 유턴 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국내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산업단지 공장컨설팅업체 장앤장 김성협 대표

 

현재 A염색단지의 경우 매물은 15~20개 정도. 잠재적 매물은 25곳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매물은 공장과 토지 등 폐업 목적의 매각과 가동률 감소 등의 이유로 공장 여러 개중 일부를 처분하는 매각 형태로 구분된다. 

또한 잠재적 매물 역시 향후 팔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거나 의사를 내비친 업체들을 포함한 잠정치다.

 

비록 공장 매매나 알선 등의 일을 하고 있지만 수년간 섬유염색업체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때론 컨설팅도 진행해오며 때론 문을 닫거나 때론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를 보았다. 그런 면에서 지금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다.

 

기존 사업을 그대로 하는 건 의미가 없다. 바꾸어야 하는데 바꾸기를 원하지 않는다.

섬유는 특수 아이템을 보유한 업체를 제외하곤 언제 접을지를 생각하고 있다.

대안이라면 염색 특화단지를 조성해 연구개발 및 마케팅 등의 자구적인 노력이 필요한 뿐 더러  기존의 의류용 섬유가 아닌 산업용 섬유로 전환, 새로운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기존 의류용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산업용 섬유 등 고부가가치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업들을 적극 유치하려는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염색단지는 현재의 상태로 유지하는 건 길어야 5년. 5년 뒤에는 절반은 없어질 것이고, 초토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조합 자체를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워질 것이다.

 

향후 정부가 폐업한 공장 부지를 매입해 새로운 섬유사업 부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관련 업체들의 유치를 적극 장려하는 등의 노력이 전제되어야만 염색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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