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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관법 규제 완화했다지만 국산화 길 멀다
연간 1톤 미만 시험자료면제…현실성 떨어져
기사입력: 2019/08/19 [09:14]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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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환경부·산업부·고용부 화학물질 관리·운영 중복

美 USTR, “기업 비밀 노출…과학적 근거 마련” 권고

 


정부가 일본 수출 규제 이후 부품소재 국산화를 위해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과 화학물질 등록평가법(화평법) 규제 완화책을 내놓았지만 업계 반응은 싸늘하다.

R&D 부분 한시적 완화, 연간 1톤 미만의 신규 제조 또는 수입되는 물질에 대해서는 2년 동안 시험자료 제출을 생략해 주기로 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시험자료 제출 면제 범위를 연간 1톤 미만으로 규정해 놓고 완화했다는 식의 생색은 현실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염료 제조 메이커인 A사의 경우 화관법 시행 이후 자사 제품 중 생산성과 실적이 떨어지는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A사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1톤 미만 제품을 판매해 고작 수억원대 매출을 벌려고 수십억원대의 시험비용을 지출할 수 없기에 해당 제품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토로했다. 이는 A사의 독자 기술력이 결국 사장되는 셈인데 정부의 국산화 지원 정책과는 대치되는 대목이다.

 

수요 기업 입장에서도 충분한 공급이 어렵고 단가가 높은 국내산을 찾을 이유는 없다.

생산 코스트 절감 차원에서 가격이 저렴하고 공급량이 원활한 수입산을 들여올 수밖에 없다.

현재 신규 물질과 기존 물질 모두를 신고하는 국가는 EU와 한국이다. 일본과 미국은 신규 물질만 신고한다. 

 

다만 EU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기존 물질을 신고하는 대신 평가 과정을 전면 공개하고 민간 의견을 수렴한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우리나라보다는 평가가 유연하다.

 

화관법의 관리 대상에서도 국가별로 차이가 크다.

우리나라는 총 1,940종 이상으로 일본(총 562종)의 약 3.45배 이상 많다.

또한 유해성(독성)만 평가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은 노출량을 평가해 위해성 높은 물질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한자 의미로는 위해(危害)는 ‘해가 될 가능성이 있음’을, 유해(有害)는 ‘해가 된다고 판정한다’라는 각각 의미로 풀이된다. 즉 위해성은 유해성에 노출되는 정도 즉 노출량을 측정해 그 물질이 실생활에서 위험한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최근 이슈가 된 ‘California proposition 65’ 법령의 경우 각종 위험물질에 대한 노출량을 평가해 위험 여부를 판단한다. ‘Proposition 65’은 근로자나 소비자가 발암(NSRL), 생식독성성분(MADL)을 포함한 980여 가지의 화학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있으면 관련 경고문구 부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특히 생산 및 취급제품이 인체에 암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 이를 경고문을 부착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이외에도 정부 부처별로 산재된 화학물질 운영 및 규제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화학물질 관리 및 등록은 환경부의 화관법화평법 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안전보호법이 있다. 산업안전보호법은 고용노동부와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3개 부처가 화학물질을 관리·운영하다보니 법률도 제각각이고 중복되는 규제가 많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소재부품 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 방안 세미나’에서 패널로 참석한 곽노성 한양대 과학정책학과 특임교수는 관련 법률의 전면 재정비와 화학물질 규제를 일본 수준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관법은 우리나라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다.

지난 3월말 미국 무역대표부는 우리나라의 화관법 개정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화관법 개정안에 따라 미국 기업들에게 화학 혼합물의 성분을 완전히 공개하도록 한 우리 정부의 화관법 개정안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며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발표한 ‘국가별 무역 평가보서’와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는 화관법 개정안이 미국 기업들의 영업 비밀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우려와 함께 “종합 화학물질 추적시스템에 따라 수입업자와 제조업자의 화학 혼합물의 구성성분이 완전히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하며 “미국 기업들은 이 법이 기업들의 영업 비밀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따라 미국은 한국 정부에 과학적 근거에 기반 한 규제를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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