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획특집
신 블루오션 국방섬유
화섬비율 줄이고 난연성 부여하는 것이 최선일까?
“화섬비율 높여 전투복 화재 키웠다?”는 어불성설
기사입력: 2019/06/17 [20:09]  최종편집: TIN 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TIN뉴스

면과 울 등 천연섬유, 화섬보다 가연성 높아

전투보병, 난연 보다는 신축성․경량성․스텔스․위장 최우선

軍, 장병 보직․근무환경 고려한 최적의 레이어링 검토해야

 

▲위장과 스텔스 기능을 요하는 수색대/비전투원인 관제병/방오성 및 세탁내구성이 요구되는 유류병/폭발 및 화재 위험 노출도가 높아 난연성이 요구되는 장갑차 승무원/화학병 등    © TIN뉴스

 

최근 육군 사병이 전투복 바지 속에 넣어 둔 전자담배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화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또 한 번 전투복이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YTN은 동 전투복 화제 사건에 대해 최근 보급된 디지털 무늬 전투복이 기능성만 강조한 나머지 화학섬유 비율이 너무 높아져 불이 쉽게 붙는다고 지적했다.

 

YTN은 과거 국방색 전투복은 천연섬유와 화학섬유 비율이 5:5였지만 현재 디지털 무늬 군복은 그 비율이 최대 2:8까지 높아져 불에 더 잘 탄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또한 2017년 7명의 사상자를 낸 K-9 자주포 폭발 사고 당시 전투복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을 보도했다. 이후 우리 군은 불에 쉽게 타지 않는 난연 전투복 도입을 추진했지만 실제 보급은 2년 가까이 지난 후인 올해 4월에서야 K-9 승무원 6200명에게 1차 지급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반 전투복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 차이 때문에 일반 전투병들에 대한 보급은 엄두도 못 내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YTN은 지금 전투복의 가연성 소재 비율을 조절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건국대학교 박창규 교수는 불에 약한 전투복에 대해 단순하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박 교수는 “여러 가지 정의, 용어 등도 정확하게 짚어야 하고, 또 전투복이 가져야할 여러 가지 복합적인 기능성에 대한 부분도 면밀하게 고찰되어야 한다”면서 “모든 성능을 전투복에 동시에 구현할 수 없는 이상 어느 성능에 주안점을 두어야할 지도 장병들의 상황, 즉 컨텍스트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불에 잘 타지 않는 전투복이 최선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전투복에는 위장성, 신축성, 활동성, 흡한속건성, 방한기능성, 경량성, 내구성, 방오성, 항균방취성 등 너무나 많은 성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화학섬유가 천연섬유에 비해서 잘 탄다는 것도 옳은 표현이 아니다. 대부분 난연, 불연 등의 성능 또한 아라미드섬유 같은 화학섬유나 화학물질에 의해 구현되기 때문이다.

 

실제 불에 잘 탄다는 것은 연소형태, 배출가스 등에 따라 정의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편적으로는 오히려 면섬유가 가장 불에 약한 소재로 알려져 있다.

 

물질이 연소하는 성질은 가연성, 이연성, 난연성, 불연성 등으로 구분한다. 난연성은 가연성과 불연성의 중간이며, 연소하기 어려운 재료의 성질을 말한다. 이것은 화재의 확대를 늦추거나 또는 멈추게 하는 처리를 한 물체의 표면 또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를 통해 고열의 환경에서 형체를 유지함과 동시에 열에너지의 침투에 의한 인체피해로부터 보호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난연성 소재는 1,000℃ 이상의 고온 환경에 대한 저항성을 갖기도 하며, LOI(한계산소지수·Limited Oxygen Index)이 30 이상인 것도 있다. 

 

한계산소지수는 방염처리를 한 고분자 재료와 그 소재의 연소성을 비교하기 위한 지표의 하나로, 산소와 질소를 혼합한 기류 중에서 점화된 시료가 계속적으로 연소하는 데 필요한 산소의 최저 농도(용량%)를 의미한다. 통상 한계산소지수 값이 21보다 커질수록 공기 중에서 연소하기 어렵다는 것을 나타낸다.

 

실제 동물성 섬유, 식물성 섬유, 열가소성 섬유를 대상으로 연소를 시킨 결과에 따르면 양모, 견 등의 동물성 섬유는 불꽃에 가까이 가져가자마자 오그라들기 시작하고 불꽃에서는 탄다기보다는 녹는다는 느낌이 들면서 타기 시작한다. 또한 남아있는 재는 까맣고 부서진다. 연소 중 머리카락 타는 냄새가 난다. 

 

면, 마 등의 식물성섬유는 가장 큰 특징으로는 연소 중 종이 타는 냄새가 나고, 쉽게 불이 붙고, 잘 탄다는 것이다. 재 또한 종이가 타고 남긴 재 와 모양이 비슷하다. 

 

나일론과 폴리에스터와 같은 열가소성섬유는 불꽃에 가져가면 오그라들면서 녹고 그을림과 재가 없으며 오그라든 수 딱딱하게 굳는다. 여기에 방염 처리한 섬유는 일반 섬유보다 연소가 잘 되지 않지만 수세한 섬유는 방염처리 한 섬유에 비해 빨리 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창규 교수는 “전투복이 불에 잘 타지 않게 할 것인지, 불에 타더라도 번지지 않게 할 것인지, 또는 소화가 잘 되게 할 것이냐를 우선적으로 정의를 내린 후 장병들의 근무 환경이나 보직 등의 특성에 맞추어 적용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불에 잘 타느냐 잘 타지 않느냐는 한계산소지수로 판단할 수 있다. 한계산소지수는 산소를 계속 공급하다가 불이 붙기 시작하는 순간까지 공급된 산소량이다. 즉 공급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잘 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면에서 한계산소지수는 면과 울 등의 천연섬유가 가장 낮고 폴리에스터도 면보다는 높다. 다만 잔존물이 남고 유독 가스가 발생한다는 것이 문제다. 그러나 이번 전투병의 화재사고는 유해가스보다는 화상이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불에 대한 거동도 화상을 줄일 것이냐, 유해가스를 줄일 것이냐, 아니면 불이 잘 꺼지게 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교수는 본지와의 취재에 앞서 화재 기사를 다루었던 YTN 기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기자는 박 교수에게 전투복이 불에 잘 타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화학섬유의 비율을 낮추면 되느냐고 질문했고, 박 교수는 “이는 단순히 화학섬유 비율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화학섬유의 소재가 무엇이고, 실을 어떻게 만들었고, 편직, 염색, 후가공 등의 프로세스를 면밀하게 분석해야 할 문제라는 것.

 

예를 들어 전투복에 난연성을 부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원사 단계에서 실의 강연을 주가나 코어에 난연성 소재를 심는다지는지, 또는 아라미드 섬유 등 불연성 소재를 넣어 원사에서 난연 기능을 부여할 수 있다.

다음으로 편직 과정이나 후가공으로 난연 처리를 할 수 도 있다. 이러한 결정은 종합적인 연구와 검토를 통해 가장 효율적이면서 최상의 난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을 최종 선택하면 된다.

 

박 교수는 “전투복이 불에 잘 타지 않게 하려고 불연성 소재인 아라미드섬유를 사용할 경우 위장, 스텔스 기능을 포기할 것인지 묻고 싶다. 일반적으로 아라미드섬유에 스텔스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 어려울뿐더러 염색도 잘 되지 않고, 전투복이 무거워 활동성 면에서 부적합하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때문에 비경제적이다. 이 같은 복합적인 문제점들을 간과한 체 무작정 난연성을 고집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전투복에 어떤 성능을 더했을 때 기존의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성능은 결국 화학물질 등이 첨가되면서 기존의 성능 물질과 새롭게 더해지는 물질 간의 이차 반응 등의 화학적 요인 등으로 인해 오히려 기존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결국 복합 기능성의 고질적인 문제다.

 

따라서 난연성은 불이나 화재 노출 위험성이 크거나 화기를 다루는 등의 직접 관련된 보직이나 환경에서 근무하는 유류병이나 포병 탄약수, 장갑차 승무원들에게 부여할 기능이다. 이를 일반 전투병이나 또는 오피스 근무병들에게까지 동일하게 난연성을 부여하는 것이 과연 맞는 이야기일까?

 

보병 등 전투병은 적으로부터 은폐엄폐 목적으로 스텔스나 위장 기능을 최우선적으로 전투복에 부여한다. 이는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인데 이를 무시하고 신축성, 경량성, 위장, 스텔스 기능을 포기하면서 단순히 난연성만 고집할 것인가?

 

박 교수는 미군 전투복과의 단순 비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 교수는 “예를 들어 난연성 문제를 지적한다면 미군 난연 전투복과 우리나라의 난연 전투복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해야 할 문제인데 단순히 우리나라 일반 전투복과 미군 난연 전투복을 비교해 우리나라 전투복이 형편없다는 식의 문제 제기는 억지이자 비논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전투복 등의 전력체계 운영에 대해 ‘전투복을 획일화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특히 박 교수는 “미군의 전투복 운영체제인 레이어링을 워리어플랫폼에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군이 적은 예산으로 미군보다 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이차원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즉 X축을 ‘레이어링’, Y축을 ‘장병의 보직, 근무환경 등’으로 이차원으로 설계할 경우 X축과 Y축의 교차점이 최적화된 레이어링이다. 

 

예를 들어 신병이 배치되면 그 신병의 병과, 보직, 근무 특성 등을 입력하면 가장 최적화된 레이어링이 산출되는 원리다. 만약 신병이 운송부대의 유류병(수송병)이나 수리병으로 배치됐다면 이 사병의 전투복에 최우선시 되어야 할 성능은 방오성과 잦은 세탁에 따른 성능 손실을 막을 수 있는 세탁내구성이다. 또 전투 보병이라면 위장과 스텔스 기능, 경량성 등의 성능이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

 

전투복은 단순히 입는 옷이 아니라 전투원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방어막이자 최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근간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군도 무기 체제 개선 뿐 아니라 전투복에 대한 인식 제고와 효율성 측면에서 여러 민간 전문가들의 조언과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광고
포토뉴스
파렌하이트 X 장기용 2019 F/W 화보 공개
1/5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