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오피니언
기자수첩
高임대료에 섬유단체․기업들도 등 돌렸다
섬수협, 임대료 부담에 내달 자가 사무실 이전
기사입력: 2019/03/15 [21:44]  최종편집: TIN 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TIN뉴스

바잉 오피스․국내외 섬유기업 유치 명분 ‘무색’

 

▲ (좌)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 (우)대구시 중구 국채보상로 섬유회관     © TIN뉴스

 

“(선)동렬이도 가고, (이)종범이도 가고.” 해태타이거즈 김응룡 감독이 두 선수를 일본으로 떠나 보내며 자신의 감정을 담아냈던 당시 회자됐던 말이다.

 

최근 섬유센터의 모습을 보며 이 말이 불연 듯 떠올랐다. 섬유센터 내 섬유 유관단체가 모두 떠났다. 섬유센터 16층에 섬산련과 이웃하던 한국의류산업협회는 한국패션산업협회로 통합 흡수되고, 한국섬유수출입협회는 사무실 이전을 선택했다. 1999년 무역회관에서 섬유센터로 이전한 이후 20년만이다.

 

1억여원에 달하는 연 임대료(관리비 등 포함) 부담을 감당하기 벅차서다. 차라리 은행 대출을 받아 사무실을 매입해 운영하는 편이 비용 면에서나 자산 가치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패션산업협회다.

패션산업협회는 2012년 11월 섬유센터에서 나와 성수역 근처 지식산업센터(성수에이펙센터) 내 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교육실과 중대형 회의실 공간을 갖춘 사무실을 매입해 자산으로 편입시켰다. 섬유센터를 떠난 이유도 결국 임대료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오히려 은행 이자와 원금을 내도 섬유센터에 지불하던 임대료보다 훨씬 부담이 줄었다.

 

섬유수출입협회도 문정역 인근 지식산업센터(송파테라타워2) 내 사무실을 매입했다. 내달 초 즈음 이전을 앞두고 있다. 인근에는 지난해 섬유센터를 나와 확장 이전한 삼일방㈜ 서울사무소(문정 SK V1 GL메트로시티)가 위치해 있다. 

 

높은 임대료는 섬유기업들에겐 큰 부담이다.

올 초 섬유센터 입주를 희망했다는 모 업체 대표도 비싼 임대료에 입주를 포기했다. “섬유센터라서 섬유기업에게 좀 혜택이 있나 싶었는데. 이 돈이면 이곳이 아니라도 평수 큰 곳으로 가지. 굳이 여기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참고로 2월 19일 기준, 섬유센터 ▲보증금 평당 94만원 ▲월임대료 평당 9만4천원 ▲월관리비 평당 3만9천원이다.  인근 신축 건물인 루첸타워는 섬유센터 리모델링 완공을 마친 지난해 5월 즈음 준공됐다. 지하 6층, 지상 20층 규모로 ▲보증금 평당 120만원 ▲월 관리비 평당 3만8천원 ▲월 임대료 평당 12만원이다.

 

한편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조합이 위치한 대구시 중구 국채보상로(중산동) 섬유회관은 이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는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 개관 이후 이전했다.

 

지하 2층, 지상 17층 건물에는 지난해 3월말 기준으로 55여개 입주 업체(단체 포함)가 입주해 있다. 이 중 40곳 이상이 섬유단체와 기업들이다. 성안합섬㈜, ㈜효성, 코오롱패션머티리얼㈜, ㈜휴비스, 도레이첨단소재(도레이케미칼)㈜ 등 국내 굴지의 섬유기업들의 대구 사무소가 입주해 있다.

 

▲ 1층 로비에 위치한 스타벅스 섬유센터점 전경     © TIN뉴스

 

성기학 회장은 “섬산련 섬유패션 강국 위상에 맞는 섬유센터 신축을 추진해 섬유패션산업의 랜드마크 역할과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섬유센터 신축 명분을 내걸었다.

향후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의 임차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준공 후 입주사 유치에는 문제가 없다고 단언했다.

 

또 “섬유패션기업, 바잉오피스, 유관단체가 입주해 국내외 섬유패션 비즈니스 허브 기능의 집적 효과와 전시회, 패션쇼, 국제회의 등 컨벤션 기능이 강화되어 시너지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이런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현재 섬유센터 내 입주기업 중 섬유 관련 기업이나 단체는 없다. 유일하게 FITI시험연구원 사무소와 패션그룹형지의 매장 한 곳이 덩그러니 입주해 있다.

 

로비가 협소하다며 확장 공사를 한 자리에는 스타벅스가 정문과 로비 동선을 가로막고 있다. 반쪽자리 로비로 전락했다. 더구나 스타벅스는 섬유센터 간판 위에 자사의 로고를 걸어놓아 섬유센터인지 스타벅스 건물인지 볼 상 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그리고 6개 층은 공유오피스 ‘Wework’가 입주해 있다. 

 

업계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섬산련이 임대수익을 더 벌겠다며 내쫓는 꼴이다.

다른 입주기업과의 형평성 때문에 섬유기업이나 단체에 대해 특혜는 이유가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면서 부대 수입원으로 지하 1층에 들어선 갤러리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어려운 섬유 단체에 지원하겠다는 건 뭔지? 병 주고 약 주는 꼴이다.

 

당초 성 회장의 호언장담을 믿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강남 일대 사무실 임대료가 떨어지는 추세에 공실률이 높아지는데 리모델링해서 임대료를 더욱 높여 경쟁력을 갖추겠다?

 

섬유경기 불황으로 사옥을 매각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자회사를 통폐합하는 분위기에 비싼 임대료를 지불할 기업이 있을까 싶다. 허울 좋은 섬유센터, 섬유기업들에겐 메리트가 없다. 

더구나 지키지도 못할 명분을 내걸어 100여억원의 임대 수익을 날리며 손실만 키웠지만 누구하나 책임지거나 사과의 말도 없다. 

 

섬유센터는 섬유기업인들과 단체들이 섬산련이 섬유산업의 대표단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재정기반을 마련해주기 위해 건립됐다. 섬유센터는 섬산련의 소유물도 아니기 때문에 온전히 보존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다만 요즘은 과해 보인다. 마치 임대사업이 목적사업으로 비추어지고, 외에 고유 사업은 멀리하고 수익성 사업에만 치중하는 모습이 불편해 보인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광고
포토뉴스
슈콤마보니, 송혜교와 F/W 캠페인
1/5
광고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