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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업계는 지금
의류봉제업계 “원청사와는 종속 관계”…상생 무색
원부자재․인건비 오르는데 10년 새 봉제 임가공단가 제자리
기사입력: 2019/02/02 [11:22]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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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해외생산, 2018년 기준 60~80% 느는데 국내엔 일감이 없어”

의류봉제업계, “대․중견기업 해외일감 유출 제동 걸 필요”

최저임금 반영한 일당 지급 시 향후 2~3년 내 국내 봉제 궤멸

서울시 “봉제임가공단가, 판매단가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

 


윤창섭 (사)서울의류협회장은 “원청사들과 의류봉제업체 관계는 말이 갑을(甲乙)이지 현실은 오랜 세월 종속관계로 묶여왔다”면서 “지난해부터 최저임금 인상으로 더 이상 지불능력이 없다. 하루 8만5천원도 최저임금에 맞추다보면 2~3년 안에 봉제공장들은 모두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 25일 (사)서울의류협회 산하 서울독산의류제조소공인특화지원센터 회의실에서 열린 ‘의류봉제업체 하도급 거래 공정화 및 납품단가 인상을 위한 현장 간담회’가 이 같이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하도급분과 위원장인 고용진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서는 의류제조(봉제) 불공정 하도급 거래 실태 파악 및 국회-정부-지자체 간 협업을 통한 합리적 납품단가 조정 등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현행 하도급 거래 실태와 근본적인 납품단가 인상 방안에 대한 쓴 소리를 쏟아냈다.

의류봉제업체 대표는 “원청사와 하청업체 간의 불공정거래를 논하기에 앞서 우선 일감이 없다. 국내 원청사들의 해외 생산이 매년 늘어나면서 국내 일감이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으로 60~80% 이상 해외 생산이 증가했다. 해외 생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사실 의류봉제업의 미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의류협회는 국내 일감 확대를 위해 국내 생산 의무할당제(쿼터제) 도입과 이에 따른 국내 생산업체들에 대한 세제 지원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적정 임가공비 혹은 최저임가공비 의무 반영을 위한 제도를 도입해 원청사가 매년 물가상승, 임금상승 등을 반영한 ‘적정 임가공비’를 의무적으로 고시하도록 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개인사업자의 경우 년 10억원 이상 매출 업체는 매년 세무사를 통해 ‘성실신고’를 의무적으로 하게 되어 있어 업체 당 년 200~500만원 부담을 안고 있다. 따라서 개인사업자 매출액 기준을 30억원으로 상향 조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물가 및 인건비 반영 없는 임가공 단가

손실분 하청업체가 고스란히 떠안아

 

현재 임가공 책정은 원청사에서 복종별로 정해 놓은 단가에서 난이도를 적용해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대부분 원청사와 하청업체 간에 상호 조율단계를 거치지 않고 원청사의 일방적인 책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설령 샘플과정에서 작업공정이 많거나 난이도가 너무 높아 임가공 조정을 요구하더라도 실제 반영되지 않고, 적용되더라도 일부만 반영돼 하청업체에서 요구하는 단계가 턱없이 못 미친다.

현재 국내 (봉제)임가공 공장들은 대부분 소규모 영세업체다. 자체 브랜드가 없어 대부분 원청사에서 수주해 가공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오더는 원청사에 의지한다.

 

그런데 원청사 오더에 임가공 단가가 너무 맞지 않아 단가 조정을 원청사 담당자에게 요구하면 원청사에서는 단가를 조정하기 보다는 동일한 단가에 하겠다고 하청업체를 찾아 오더를 돌린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하청업체는 오더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낮은 단가에도 어쩔 수 없이 일감을 받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또한 원청사에서는 하청업체와 상호 조율해 발주했다는 근거를 남기기 위해 작업지시서 업체 결제 란을 만들어 하청업체에게 사인을 반강제적으로 받아내고 있다. 이 또한 작업 투입이 끝나거나 작업이 모두 마친 후에 일괄적으로 사인을 강요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의류봉제업계는 임가공 단가는 수량, 디자인, 납기, 대금 지급방법, 품질, 노무비, 시가 등의 고려해 합리적인 산정방식에 따른 적정한 관리적 경비 및 이익을 붙여 갑과 을이 합의해 정함이 타당하다. 이미 단가를 정했다 하더라도 추후 경비가 발생하거나 잘못 산정되었음이 상호 인정되면 조정해 대금을 추가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를 위해서는 원청사와 하청업체가 작업 공정과 자재 특성, 납기, 수량 등을 고려해 서로 납득할 수 있는 단가 결정을 위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협의할 수 있는 단계를 구체적으로 마련해서 그에 따라 단가가 정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5년과 2019년 약 10년 새 인건비는 2만~5만원 정도 올랐지만 복종별 임가공 단가는 변화가 없다. 점퍼와 바바리는 단가가 맞지 않아 국내 작업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서울시 김혁 공정경제담당관(과장)도 “시 자체 조사결과, 현재 의류봉제업의 납품 단가는 판매단가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의류봉제업체들은 일감이 들어올 때 잠시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 소위 객공들을 고용해 일당을 지급하고 있다. 객공들이 귀해지자 이들 몸값이 뛰기 시작했다. 객공들이 소규모 단체를 만들어 의류봉제업체들과 일당 기준을 협상하기 시작한 것.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객공들이 요구하는 일당을 맞출 수밖에 없다.

 

하도급법 제16조의2(공급원가 변동에 따른 하도급대금의 조정)에 따른 하도급 대금 조정 신청제도가 시행되고 있으나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서울의류협회는 “하도급법 상 하청사에게 ‘공급원가 변동으로 인한 하도급대금의 조정’ 신청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수직적인 갑을관계가 고착화되어있는 현실에서 원청사가 조정신청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 부당한 샘플비용용 전가 

공장 한 달 평균 10개 이상 샘플 제작

1년 이면 1500만원 이상 샘플비용용 부담 떠안아

 

샘플에는 가봉 샘플, 품평 샘플, 메인 전 샘플 등 총 3가지가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재킷의 품평 샘플 단가는 기본 스타일 기준으로 14만원, 코드 18만원, 점퍼 15만원 선이다.

 

문제는 원청사의 샘플비용용 미지급 등 불공정 거래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품평 샘플 제작비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지급하더라도 일부 비용만 지급하고 있다. 특히 메인 전 샘플은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입고 전 컨펌용으로 원청사에 입고한 제품에 대해서도 하청업체에게 돌려주지 않고 사내 행사 등에서 판매하거나 또는 원청사에서 샘플로 사용하고도 제작비용을 일체 지급하지 않고 있다.

 

공장의 경우 한 달 평균 10개 이상의 샘플을 제작한다. 1년 이면 최소 1500만원 이상의 비용을 하청업체가 부담하는 셈이다. 하청업체 측에서 샘플 비를 원청사에 청구할 경우 원청사와의 거래가 끊어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만약 청구하더라도 업계에 소문이 돌면 타 원청사와의 거래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두려워 대부분 샘플비용용 청구를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 부당한 클레임 제기

납기 및 품질 클레임 대부분

원청사의 무리한 납기 압박 거세

 

원청사들의 클레임 형태는 납기와 풀질로 구분한다. 납기 클레임의 경우 일반적인 상황을 제외한 특수한 상황. 즉 작업이 투입되고도 원부자재가 투입이 안 되었거나 이미 작업이 진행된 상황에서 급한 작업을 먼저 투입한다거나 작업이 일시에 몰려 같은 날짜에 납기가 몰려 있는 등의 특수한 상황에서도 공장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납기 클레임에 대한 압박을 주어 무리하게 작업을 하게하고 있다.

 

품질 클레임은 의류는 원단 특성에 따른 패턴이나 작업지시서 사이즈 혹은 형태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을 무시하고 원청사의 무리한 수선 요구나 또는 수선 이후에도 디자인 변경의 이유를 들어 클레임을 적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원청사 검사가 하청업체 공장에서 검사 후 입고했음에도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품질에 문제가 있어 판매가 부진하다는 이유로 반품하거나 수선을 요구하는 것이 다반사다. 

이로 인한 물류비 부담도 하청업체들이 떠안고 있다.

 

비단 명절에 원청사 물건만 살 수 있는 티켓 강제 구매 요구는 여전히 빈번하다.

이 티켓으로는 할인 상품이나 행사 상품을 구매하지 못하고 판매가격으로만 구매해야 할뿐더러 티켓 구매비는 다음 달 결제금액에서 공제한다.

 

업체 관계자는 “작업 지시서대로 작업을 진행해 납품까지 마무리한 상황에서 원단이 거칠어서 소매 안쪽이 뜯긴다고 원단을 덧대어 수정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원청사 측에는 수선비 지급을 요구하니 비용지급이 어렵다며 부탁한다고 했다. 왕복 운반비라도 달라고 하면 그것조차 안 된다고 한다. 주거래처이고 다른 거래처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표준계약서상 원청사가 불합격 판정한 경우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서면으로 통지하고, 이에 대해 하청사가 이의신청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 있지만 실제 계약서에는 내용이 없다. 

 

섬유업종 표준하도급 기본계약서 제19조(검사 및 이의신청)에 따르면 원사업자(원청사)가 수급사업자(하청사)에게 목적물에 대해 불합격 판정하는 경우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해 서면으로 통지하고, 수급사업자는 불합격 통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서면으로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수급사업자의 이의신청을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그 결과를 서면으로 통지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 불공정 사례

 

# 행사용․상설판매용, 임가공비 대폭 낮춰

메인 작업에서 수량을 더 많이 하고 원부자재를 저렴하게 작업해 행사용이나 상설판매용으로 납품하게 된다. 이 때 행사용 또는 상설용의 경우 임가공비가 대폭 인하된다. 작업 과정이나 난이도의 차이가 없음에도 원청사 측은 임가공비를 낮춘다.

 

# 한 공장에서 작업했는데 한 컬러는 클레임 치고

작업 지시서에 2컬러를 투입해 작업 후 수납을 보는 과정에서 한 컬러는 입고 컨펌이 나고 나머지는 클레임을 친다. 같은 패턴으로 한 공장에서 만든 옷임에도 이 같은 상식 밖의 상황이 벌어진다. 더 황당한 건 클레임 걸린 옷을 처분하려 해도 원청사가 수거해 판매 분에 대해서만 지불하는 형태의 위탁판매를 하라고 요구한다.

이렇게 위탁판매를 진행했지만 한 장도 판매하지 않고 매장에 내보지도 않고 물류창고에 그대로 있는 것을 다시 가져가라고 한다. 

업체 관계자는 “현재 2년이 지났지만 계절이 지나고 유행이 지난 옷이 좁은 공장 구석에 100여장이 걸려 있다. 결재는 한 컬러에 대해서만 처리해주었다”고 토로했다.

 

#백화점 신규 매장 입점 또는 실적 부진 때 하청업체에 강매

백화점 신규 매장에 입점하거나 주요 백화점 매장에 매출이 좋지 않아 매출을 올려야 할 때도 하청업체가 동원된다. 공장 사장들에게 매장 물건을 강매한다. 카드를 원청사에서 직접 받아 대략 금액을 정해주고 물건 구매 후 물건과 함께 카드를 돌려주거나 직접 매장에 가서 구매한다.

 

# 중국이나 해외 생산하면서 바쁠 때만 하청공장 납기 독촉 반복

보통 원청사에서는 메인 공장과 스팟공장으로 구분해 공장을 등록한다. 메인 공장의 경우 어느 정도 일정한 계획을 갖고 작업할 수 있도록 오더를 지속적으로 투입해 준다. 또 원청사의 작업을 책임지고 납기에 맞추어 입고하기 위해 인원을 추가하고 야근까지 감수한다.

하지만 메인 공장을 등록하고도 한 달 이상 아무런 계획도 통보도 없이 작업을 투입하지 않고, 중국이나 해외에서 낮은 가격에 생산을 하면서 메인 공장에는 방관한다. 정작 본인들이 바쁠 때만 납기 독촉하면서 작업 투입하다가 다시 납기 여유가 생기면 중국이나 해외에서 생산해 오는 것을 반복한다. 

 

# 하청업체, 소송이나 재소 금액 적다는 점 원청사 악용

원청사에 납품해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 판매가 되지 않자 교묘하게 다른 핑계를 대면서 수선작업을 요구해 공장에서 수선 후 재 입고했으나, 원청사는 클레임(15%)을 쳤다. 

하청업체는 수선비도 받지 않고 수선해 입고했고, 클레임이 부당함을 제기했으나 묵살됐다.

그리고 다음 달 결재금액에서 클레임 분을 제외한 금액만 입금됐다. 

그렇다고 소송이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재소하기에는 금액(200~300만원)이 너무 작기 때문에 원청사를 이 점을 악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용진 의원은 “원자재가격과 임금은 매년 올라가는데 10, 20년이 지나도 납품단가는 그대로라는 점은 의류제조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다. 여기에 대금 지연, 샘플비용용 전가, 부당한 클레임 등 불공정 하도급 거래 사례들이 다양하게 거론됐다”면서 “현행 하도급법이나 상생협력법을 통해 납품단가 조정 신청할 수 있고, 보복행위에 대한 제재를 가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적용되기에는 갈 길이 험난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시원한 답을 바로 내어드리지는 못했지만, 오늘을 계기로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시 등과 협의하며 국회, 더불어민주당이 해결책 마련을 위해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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