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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회사만의 수트를 입어라
이득규 용산 맨체스타양복점 대표
기사입력: 2016/05/20 [10:53]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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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 뉴스
▲ 홍보대행사 프레인에서 제일모직과 손잡고 2011년에 남성 직원 60명에게 맞춤 수트를 선물했다.    © TIN 뉴스

 

 

생산 현장에서는 유니폼을 입는 경우가 많다. 영어로, 한글로, 혹은 한자로 회사 이름을 새겨넣은 점퍼가 대부분이다. 회사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직원간 화합과 안전을 도모하려고 유니폼을 지급하고 입는 것일 테다.


간혹 회사의 중요한 행사 때 티셔츠를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는 대개 집에서만 입는다고 한다. 회사의 로고가 박힌 옷을 입고 외부를 나가는 것은 아직은 어색한 일일 테다.


생산직이 아닌 경우는 대부분 수트를 입는다고 봐야 한다. 요즘은 IT기업을 중심으로 캐주얼을 입는 경우도 많다지만 여전히도 대다수의 기업에서는 수트를 입고 출근한다.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치마를 입어도 수트가 되고, 바지를 입어도 수트가 된다. 반면 남성들은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 드레스 셔츠에 자켓과 바지. 그리고 넥타이. 이게 곧 사무실에서의 유니폼이다.


내 관심은 왜 유니폼으로서의 수트에 대한 인식이 없는가 하는 것이다. 사무직으로서, 영업직으로서 회사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트가 있을 수는 없을까 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이미 그런 것을 경험한 바 있다. 바로 교복이다. 교복을 입으면 어느 학교를 다니는지 알 수 있었다. 사회생활에서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 수트 외피에 회사의 로고를 박고 다닌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어긋난다.


매장이 위치한 LS용산타워가 과거 한일빌딩으로 불렸을 당시 한일그룹에서 회사 승진자 50명을 대상으로 맞춤수트를 선물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사실 회사 정체성과 맞춤수트를 연결하려는 시도까지는 없었다. 그저 하나의 보상 차원에서 그 당시로는 흔치 않았던 새로운 체험을 제공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나는 홍보대행사 프레인에서 제일모직과 손잡고 2011년에 남성 직원 60명에게 맞춤 수트를 선물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프레인 여준영 대표이사의 생각은 간단명료했다. 여성 직원이 많은 회사에서 남성 직원들의 기를 북돋워주기 위해 맞춤수트를 제작한 것이다. 물론 그것만은 아니다. 그는 남성 직원들의 복식에 의문을 제기하며 맞춤제작을 통해 수트의 본령과 회사의 정체성을 동시에 구현하려 했다.


결과는 대성공. 서로 다른 체형을 가진 프레인 임직원들이 같은 정장을 입게 되었다. 프레인에 종사하지 않은 이들도 그 수트를 사겠다며 몰려들었고 그의 프로젝트는 많은 언론에 소개됐다.


최근에는 현대오일뱅크와 금호석유화학에서 신입사원에게 맞춤수트를 제공했다. 입사를 환영함과 동시에 소속감을 강화시키려는 조치다. 대졸 신입사원 1년내 퇴사율이 25%가 넘는 현실에서 위 기업들의 활동이 신입사원에게 큰 감명을 주었으리라 예상해 본다.


결국 내 이야기는 회사의 소속감이 여느 때보다 낮은 요즘 맞춤수트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하고, 새로운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것이다. 민족사관고 학생이 두루마리를 펄럭이며 지나갈 때 많은 이들이 알아보고 부러워하듯 고급스런 질감과 독특한 디자인이 가미된 특정 회사만의 맞춤정장으로 직원들의 자긍심을 높힐 수 있지 않을까.

 

각 회사 대표이사 분들과 인사 담당자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말씀드리고 싶다. 단체 해외여행보다 저렴하고, 최소한 몇 년간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타 회사와 차별화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바로 단체 맞춤정장이라고. 자켓의 앞단추를 풀때마다 직원들이 자긍심을 표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그것이라고 말이다.

 

 

▲ 이득규 용산 맨체스타양복점 대표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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